“제가 책을 한권 봤다. 이 책은 조갑제 씨가 쓴 책인데, 42페이지 보니 민주통합당 당선자 35%, 통합진보당 62%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자라는 내용이 있다. 국회 전체로 봐서는 당선자의 20%가 전과자라고 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의 <종북 백과사전>이라는 책을 들고 나와 홍보에 나섰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여기에 보면 종북주의자나 간첩출신 정치인 분석도 되어있다. 또 종북 퇴치법도 있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공동정책합의문 분석도 잘 되어있다.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앞으로 참 국회 운영하기가 예삿일이 아니겠구나 걱정이 된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동료 국회의원들을 ‘종북주의자’ ‘간첩출신’ 등으로 언급하고 나선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홍일표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12일 “(야당은 새누리당을) 매카시즘이라고 공격하는데 종북 논란을 확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지 일주일만에 말을 바꿔서 다시 ‘종북 논란’의 불을 지핀 셈이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직접 들고 나온 ‘종북 백과사전’에는 조갑제 전 대표가 종북으로 분류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이름이 나온다. 거기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이름도 담겨 있다. 결국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야권의 대선후보 중 하나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종북으로 몰아간 셈인데 두 사람의 병역관계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상대 정당 의원들을 종북으로 몰아간 이한구 원내대표는 ‘병역면제자’ 출신이다. 군대 연기 등이 이어지면서 ‘장기 대기’로 군 면제를 받았다. 반면 문재인 상임고문은 특전사를 제대한 인물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특전사 시절에 경험한 수중침투훈련, 잠수폭파훈련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한구 원내대표의 ‘종북발언’에 대해 “(조갑제씨의) ‘종북 백과사전’을 여당 원내대표가 마치 경전이라도 되는 양 여과 없이 받아들여 제1야당을 무례하게 매도하고, 나아가 국회 내에서, 그것도 언론인들 앞에서 자신의 편협한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는지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현실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병역면제자’ 출신 이한구 원내대표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보면 이제는 달을 정해서 호국보훈을 하는 게 아니라 매달, 매년 호국보훈의 정신을 자꾸 되살리지 않으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하는 그런 걱정이 든다. 이 호국보훈의 정신 가다듬는 것이 우리 정치인이 우선 챙겨야 될 중요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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