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로 안 가시고 왜 SKT 앞으로 오셨죠?”
“통신비 낮춰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용자 입장에서는 버스비도 낮춰 달라고 하지 않겠나.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서 1위 시위하러 온 건 아닌가”
“통신비가 비싼 게 젊은 애들의 책임도 있지 않나”

13일 오전 SK텔레콤 본사 앞.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청년 비례대표)을 상대로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기자들이 장 의원을 둘러싸고 공세적인 질문을 이어나가, 장 의원이 자리를 뜨기 힘들 정도였다.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SK텔레콤 직원들과 기자들 간의 대화 분위기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들 기자들은 방송통신위원회나 통신사를 출입하는 기자들이 상당수였다.

이 광경을 지켜본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이용자들이 사이다 값을 내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공공재인 통신비를 인하하라는 거잖아요”라고 기자들에게 반문했다. 시민단체 다른 활동가는 “이용자들을 위해 시위와 기자회견에 나선 건데 기자들이 우리에게 너무 공격적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광고주인 통신사 ‘앞마당’에서 벌어진 이 같은 공방은 인터넷 무료 전화가 그만큼 민감하고 뜨거운 이슈임을 방증했다. 

 

장하나 의원과 청년유니온, 청년을위한경제민주화운동본부(준), 망중립성이용자포럼은 13일 오전 SK텔레콤 앞에서 ‘통신재벌의 이용자의 선택권 침해, 망중립성 위반 규탄’ 주제로 1인 시위를 비롯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4일 보이스톡이 출시된 이후 야당과 시민단체가 통신사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카카오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인 보이스톡과 애플의 영상 전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에 대한 통신사들의 제한 움직임에 반대하고 나섰다. 장하나 의원은 기자와 만나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통신사쪽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을 미루고 따로 만나자’고 했다”며 “그런 요청에 ‘그럴 수는 없다’고 말하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벌써 2천만 명을 돌파했고 이들 중 70%가 20~30대 청년들”인데 “이들 청년들은 가계 지출 대비 높은 통신비로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당장 통신비 때문에 생활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며 “청년 비례대표로서 당연히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사용해도 0.74% 매출이 감소할 뿐이고 통화 품질이 최상으로 발전해도 전체 2.36% 정도만 감소한다”며 “그런데도 통신사는 회사가 주저앉을 것처럼 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망은 공공재 영역이고 나랏돈으로 통신사들이 깔은 것”이라며 “사기업들이 지금 내세우는 자본논리는 자가당착인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방통위가 ‘보이스톡 허용 여부를 시장 자율에 맡기기로 한 방침’을 두고 “지금 통신시장이 사업자가 자유롭게 진입해 공정한 경쟁을 하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맡기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들은 향후에 법 개정과 규제 기관에 대한 감시 활동 등으로 후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 의원은 “보이스톡을 비롯한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차단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 문제”라며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망 중립성을 보장하는 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통신사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 싸움은 정당성이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운동본부 활동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T가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요금제에 대한 심사를 방통위에 의뢰했을 때 방통위가 통신 공공성을 고려해 제대로 심사를 했어야 했다”며 “방통위가 중대하게 공익을 위반했다. 방통위를 상대로 내주에 공익감사청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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