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무한도전 폐지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사장이 11일 오전 임원진 회의에서 무한도전 외주화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이 퍼져나간 이후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일으키면서 입장 변화를 기대했지만 13일 경영진은 오히려 무한도전 폐지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BC 관계자는 "김 사장의 무한도전 외주화 검토 발언은 두 가지 가능성이 담겨 있다"며 "한 가지는 무한도전을 폐지하고 전혀 다른 외주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방안이고, 두 번째는 김태호 PD를 빼고 기존 출연진으로 외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계자는 "김 사장의 발언은 오히려 무한도전을 폐지하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교체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면서 "김태호 PD가 복귀를 안 하면 다른 피디를 끼워넣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들어간다고 해서 제작이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임원진 회의에서는 김 사장의 발언을 경영진 최고 책임자의 '결단'으로 받아들이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임원진 회의에서는 '무한도전은 MBC 브랜드 자산의 소산인데, 무한도전이 노조 활동의 볼모 형태로 잡혀 있다'며 김태호PD를 향해서도 '김 PD는 왜 공개적으로 노조 활동을 지지하는지, 김재철 사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 회의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김 사장의 결단에 반대 입장은 없었고 현재까지 MBC의 무한도전 외주화 검토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폐지에 무게를 싣는 방안이 더욱 확고해졌다는 것이 MBC 경영진들의 의견이다.

MBC 노조가 13일 특보를 통해 "사측이 지난 1일 1차 대기발령 명단에 김태호 PD를 넣었다가 예능 본부의 반대로 막판에 이름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힌 것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사위 심의 사항이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하다"고 밝혔지만 현재 사측의 분위기대로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정영하 MBC 노조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재철 사장의 무한도전 외주화 검토 발언에 대해 김태호 PD를 복귀시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용도"라며 "MBC에 애정이 없는 상태에서 게임에서 이겨야 된다는 생각뿐이어서 얼마든지 (외주화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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