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중앙일보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면서 중앙일보는 격노했다. 11일 중앙일보는 1면 <언론이 공격당했다> 제하 기사와 3면 <디도스와 차원 다른 악의적 수법…신문제작 서버 집중공격>제하 기사를 통해 이번 해킹이 단순 해킹이 아닌 ‘크래킹’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일보는 3면 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은 ‘중앙일보 서버에 대한 공격은 일반적인 해킹 차원을 넘어선 강력하고 악의적인 수법’이라고 입을 모았다”며 “중앙일보에 대한 공격은 크래킹 중에서도 개인정보를 빼내 돈을 벌려는 의도보다는 메인서버를 파괴해 신문 발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이 일반적인 디도스 형태로 홈페이지를 다운시키는 방식이 아닌 서버를 직접 공격하고 아예 메인페이지를 바꾼 만큼, 중앙일보 측은 강력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언론사 홈페이지가 자주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메인페이지에)고양이를 깔아버려 독자들에게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컴퓨터에 대한 공격도 아니고 우리로서는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수많은 기자들이 독자들이 우리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기회를 통해 만반의 점검을 하고, (공격자에 대한)더 철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미 10일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 상태다.

이번 해킹으로 받은 중앙일보 측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부 기사 집배신 시스템에 장애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당장 토요일 제작에 나름의 장애를 입었다”며 “피해를 디테일하게 말할 수는 없고 급한 것은 복구했지만 보통 때처럼 자연스러운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문제는 ‘누가 무슨 의도로 해킹한 것인가’다. 해킹당했을 때 화면에 ‘Hacked by IsOne’이라고 나와 있어 IsOne이란 곳이 해킹했다는 점을 알 수는 있지만 IsOne이 개인인지, 단체인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문제는 이 공격을 감행한 해커가 두 차례 더 해킹을 경고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와 KBS·CBS·MBC·SBS 등 방송국에 대한 경고를 한 만큼 북한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각 언론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북한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양이가 웃는 사진을 올려놓는 등 장난끼가 있는데다 해킹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북한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보도되고 있다.

중앙일보 측은 11일 3면에 중앙일보 해킹 기사와 함께 <검찰, 작년 농협 전산망 마비 땐 북한소행으로 규정>기사를 배치함으로서 북한 소행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중앙일보는 온라인판에도 <북 “남 보수언론 비명 터질 날 멀지 않아”>기사를 배치했다.

다만 중앙일보 측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선 배제할 수 없는 정도”라며 “수사가 진행되어 봐야 알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런 해킹방식이 오직 북한만이 쓰는 방법도 아니고 그런 증거도 없기 때문에 예단할 문제는 아니”라며 “다만 북한을 배제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측은 “우리는 추후 공격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며 “2차 공격이 우리에 대한 재공격이라는 뉘앙스는 없지만 다시 올 수도 있는 만큼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측은 일각에서 독자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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