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무료전화의 충격이 만만찮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톡 이용자가 국내에만 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무료전화라니,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밥줄이 끊길 상황이다. 카카오톡 무료전화를 차단한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반발이 거셀 게 뻔한 데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망중립성 논의에도 위배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다.

SK텔레콤과 KT는 3G 스마트폰의 경우 5만4천원 정액요금제부터 무료 무선 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하고 있다. 5만4천원부터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통화량이 많아 6만4천원 이상 요금제를 썼던 사람이라면 카카오톡 무료전화를 쓸 경우 요금제를 갈아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LTE에서는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없어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음성통화 수입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무선 인터넷전화가 U/D(상하향) 60kbps 트래픽을 유발할 경우, 1MB로 2.28분의 통화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4만4000원(200분 무료통화에 데이터 500MB) 요금제 이용자가 추가 음성통화가 200분이면 2만1600원(1.8원/초)을 더내야 하지만 mVoIP를 쓸 경우 88MB의 데이터 요금만 물면 된다. 전체 데이터 용량에 비교하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런 데이터는 두 가지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mVoIP가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이 때문에 상당수 이용자들이 음질만 보장된다면 무료 통화로 옮겨가게 될 거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음성통화 매출 기반이 붕괴하면서 데이터통화 매출은 크게 성장하지 않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그렇다고 데이터 요금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카카오톡 무료통화가 처음은 아니다. NHN의 라인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도 무료통화가 가능했지만 음질이 그리 좋지 않았던 데다 이용자가 많지 않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방관해왔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상황이 다르다. 음질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고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이미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이 깔려있는 상태라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mVoIP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신한증권은 5일 보고서에서 “통신사들은 mVoIP가 이동통신 트래픽을 급증시키기 때문에 사업자에 대한 추가 과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포털 및 인터넷 사업자는 이미 IDC 사업자에 서버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경진 연구원은 “사용자의 경우도 월정 이용료를 지불하고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mVoIP 콘텐츠라고 해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통신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자는 콘텐츠의 유해성이 없는 한 이를 선별적으로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망중립성의 원칙”이라면서 “현재의 무료 mVoIP는 통신역무가 아니라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번호제도가 없으며, 음성재판매 및 재과금의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최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이와 별도로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비용 이슈는 고려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