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EBS가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인 N스크린 연합플랫폼 ‘POOQ’(푹)의 책임자인 김혁 SBS 정책팀 차장은 “신문처럼 (고사)되지 않으려고 미국의 훌루처럼 지금 몸부림치는 것”이라며 “돈벌이가 아니라 실험”이라고 밝혔다. ‘푹’이라는 이름은 무언가를 푹 담는다는 부사어에서 차용했다.    

- ‘푹’을 왜 만들었나.
“지상파가 플랫폼 기능을 잃었다. 지상파의 직접 수신률이 떨어진다. 서비스가 플랫폼을 갖지 않으면 서비스 성장이 제한되기 때문에 플랫폼이 중요하지만, 지상파가 이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지상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넷이 해답이다. 인터넷을 TV 서비스와 접목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료방송 시장은 포화 상태다. 새로운 영역은 PC, 모바일에서의 N 스크린 영역이다. 스마트TV쪽은 검토하지 않고 있고 PC와 모바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 영역은 지상파가 같이 해야 한다. 콘텐츠 생산자인 방송사가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시행해야 품질을 보장한다.”

-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과거와 달리 채널 수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기존의 ‘푹’은 6개 채널이었는데 이번에는 약40개 채널로 늘어난다. 또 유료방송을 통해 보던 지상파 계열 PP 등 전문 편성 PP도 포함시켰다. CJ와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고, 티브로드와 씨앤앰 채널은 일부 포함될 것이다. 를 제공한다. 6월 말에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7월 올림픽 전에는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 지상파의 ‘콘팅’ 서비스는 이용이 불편했다.
“콘팅은 지상파 연합 플랫폼 회사를 만든 게 아니었다.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서비스는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법인도 함께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청자들이 접속해 지불 수단을 결정하면, 하나의 서비스를 이용하듯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 콘텐츠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지금은 시장이 작아 N스크린 서비스 하나 살아남기 어렵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몸집이 부딪힐 정도가 돼야 제휴가 될 수 있다. 결국에는 이합집산하게 될 것이다. 콘텐츠 서비스 측면에서 ‘티빙’과 ‘푹’이 중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푹’이 150~200개 채널로 가는 것에 반대한다. 콤팩트하게 프리미엄 콘텐츠로 구성해 값을 낮게 책정할 것이다.”

- 가입자 목표는?
“수년간 ‘푹’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이 430만 명이다. ‘고릴라’까지 포함하면 600~700만 명이다. 현실적 목표는 430만 명의 10% 수준인 40만 명대의 유료 가입자를 1년 안에 확보하는 것이다. 10%만 확보해도 대성공이다.”

-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지상파는 공짜라고 생각하고 있고, 유료 방송에 매월 만 원 내는 걸 어려워하는 실정이다. 광고주들은 광고 예산을 줄이려고 하고 있고 매체별로 몫이 있어, 광고 시장은 제로섬 게임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수신료를 받는 것도 아니다. 결국 콘텐츠의 값을 제대로 받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도매로 해오던 것을 소매로 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려고 한다.”

- 수익 모델은?
“사실 불투명하다. 50억 원씩 망 비용을 내야 하고, 운영 인력비까지 고려하면 결코 돈 버는 사업은 안 될 것이다. 다만, 실험이다. 이렇게 서비스 다양성을 확보하고 ‘개인별 서비스’를 하면 구매 의향을 가진 분들이 서서히 늘어날 것이다. 일례로, 여름 휴가 계획을 짤 때 <1박2일>, <6시 내고향> 등의 ‘푹’ VOD 검색을 하면서 재미나게 일정을 만들 수 있다. ‘라이크’(like) 기능이 있어 추천을 받는 등 기존의 판을 허물면서 매체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 하지만 시청 행태가 금세 바뀔까?
“옛날에 시청률이 40% 넘으면 대박인데, 지금은 20% 넘어도 대박이다. 시청률이 돈이라는 정의는 지금 깨졌다. 그렇다면 감소된 20%는 어디로 갔나. 시청률 감소분만큼 TV를 안 보는 게 아니라 본방이 아닌 다른 통로로 시청을 한 것이다. 시청 형태가 다양화 돼 광고, VOD, PPL로 수익 모델이 다변화될 것이다. 그래서 지상파가 현재의 수익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으면 신문의 길을 걷게 된다. 콘텐츠 생산자인 신문은 플랫폼 포털에 얽매이게 됐다. 우리는 신문처럼 되지 않으려고 미국의 훌루처럼 지금 몸부림치는 것이다.”

- ‘푹’이 한국판 훌루처럼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어렵다. 그쪽은 훌루 서비스 요금이 7불 정도이지만, 우리는 70센트 정도 받으면 잘 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남미쪽으로 글로벌 진출 계획은 있다. 다만 서비스 완결성을 위해 지금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 망 중립성 정책의 향배도 관건이다.
“지금 망 비용을 내고 있고 소비자들도 월정액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공짜로 쓰는 것도 아닌데, 통신사들이 망 비용을 올리겠다고 한다. 얼마든지 비즈니스 모델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통신사가 콘텐츠 업체들과 공존하려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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