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이 28일 9시 뉴스데스크에 복귀한다. 지난 17일 뉴스데스크에서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 과정에서 허리 등의 부상으로 인해 뉴스 진행 잠정 중단을 선언한 지 12일 만이다.

MBC와 권 본부장은 MBC 노동조합이 관련 영상을 공개하며 일체의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고 반박하자 허벅지에서 허리로 부상 부위 등을 바뀌고, 노조원으로부터 청원경찰이 밀려 허리, 다리 등을 차문에 끼었다고 말을 바꾼다가 결국 신체적 접촉이 아닌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두통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실토한 바 있다.

특히 권 본부장은 말바꾸기 논란이 커지자 사측의 통보를 통해 “정신적 충격을 가한 것도 폭력이며, 그 정도로 충격을 입을 만큼 심신이 약한 게 문제라면 나는 아무 할 말도 없는 것이냐”고 항변하면서 자신이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권 본부장의 개인 입장 발표는 오히려 자신의 신체적 접촉에 의한 부상 소식을 다룬 뉴스데스크가 오보임을 스스로 시인한 꼴이 됐다. 권 본부장은 뒤늦게 지난 17일 뉴스 보도를 직접 지시한 당사자로 알려지면서 거짓말 논란과 함께 뉴스 사유화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MBC 홍보국은 권 본부장의 복귀와 관련해 "지난주에도 복귀 논의가 있다가 오늘 복귀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지난 25일 퇴원해 스트레트성 두통이라는 진단에 따라 약물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MBC 홍보국 송윤석 부장은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 "우리가 처음 권 본부장이 허리를 삐긋한 것으로 가지고 타박성이라고 밝혔는데, 병원에서 신체적 접촉에 의한 타박상 부분은 근육이완제를 처방받고 큰 부상이 아니라고 한 것이고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두통과 탈진 등이 메인 증상으로 진단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가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를 낸 것에 대해서도 "방송된 뉴스를 보면 노조원으로부터 직접적인 물리적 접촉이라고 하지 않았다. 정정할만한 성질이 아니다"면서 "노조원 40~50명으로부터 둘러싸인 것을 폭력적인 상황이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권 본부장의 복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뉴스에서도 권 본부장은 앵커직 복귀에 대한 경위 설명을 별도로 하지 않을 예정이다. MBC 관계자는 "이전에 충분히 기사에서 논란이 됐고, 특보를 통해 입장을 밝힌 마당에 복귀의 변을 준비한다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 신상발언을 따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는 하지만 "대체 시청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기에 거짓말의 당사자가 사실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를 전하겠다고 복귀하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권 본부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MBC 노조는 "명백한 ‘허위-왜곡’ 보도를 하도록 직접 지시했던 당사자가 또 다시 <뉴스데스크>에 얼굴을 내미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제 애국가 시청률 밖에 안될 정도로 아무도 안보는 뉴스가 됐으니 누가 무슨 말을 지껄여대도 상관없다는 것인가?"이라고 비난했다.

MBC 노조는 권 본부장이 심신이 약했던 자신이 기자들로부터 저지를 당해 큰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후배 기자들에게 오히려 성을 내는 등 궁색한 변명과 궤변만 늘어놓았다"며 "그렇게 따지면 해고도 모자라 재산 가압류에다 구속 위협까지 당하고 있는 당신의 후배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이미 몇 달 동안 입원해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는 30일 박성호 MBC 기자회장과 최형문 대변인, 왕종명 기자 등 3명을 시용기자 채용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을 두고도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청구한 데 대한 보복성 징계로 보고 있다.

MBC 노조는 "기자회의 면담 요구를 무시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5층 보도국을 폐쇄하고 공중파 뉴스마저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사유화하는 권재홍이야말로 가장 먼저 인사위원회에 회부돼야 마땅한데도, 또 다시 후배들에게 칼날을 휘두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공중파 뉴스까지 김재철과 한줌 부역자들의 자리보전을 위한 ‘홍보전’의 도구로 삼은 권재홍은 더 이상 MBC의 얼굴인 <뉴스데스크>를 더럽히지 말라"며 허위 보도에 대한 사과와 앵커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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