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년이 채 되지않은 초년 기자가 최근 일부 언론의 경제관련 보도를 비판하며 자성을 촉구하는 칼럼을 게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칼럼은 대한매일 김상연 기자(경제과학팀)가 지난 9일자 서울신문에 쓴 칼럼 ‘누구를 위한 빅딜무용론인가’.

지난해 12월 4일자 중앙일보 손병수 기자의 칼럼 ‘5가지 대죄 재경원 기자의 고해’의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 이 칼럼은 최근 일부언론이 재벌들의 빅딜에 관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업계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 IMF구제금융 전에 언론이 저질렀던 죄를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기자는 이 칼럼에서 “ 그(손 기자의 칼럼)로부터 1년이 지난 요즘, 이 글을 떠올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며 이는 “반도체사업 빅딜과 관련해 쏟아져 나오는 기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언론들이 현대와 LG가 빅딜을 통한 구조조정에 합의를 해놓고도 반도체 협상을 질질끄는 행태를 질타해왔지만 몇몇 언론들이 반도체시장의 회복 조짐을 구실로 태도를 바꿔 ‘빅딜 무용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자는 이 기사들은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의 견해는 물론 최근의 반도체 가격상승이 ‘반짝 특수’일 뿐 내년에 가서는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시각도 외면한 채 업계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라의 명운이 걸린 빅딜같은 문제에 대해 ‘균형감각’을 잃어버린” 이같은 기사는 결과적으로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국민의 판단력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칼럼의 말미에 언론계의 자성을 재차 호소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1년뒤 또는 2, 3년뒤 우리는 다시 몇가지 죄목을 열거해야할까.”

“3년 차밖에 되지 않는 기자가 타 언론을 비판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지금껏 내가 썼던 기자칼럼 가운데 가장 솔직하고 생각을 많이했던 칼럼이었다”는 김 기자는 “일부 중앙일간지와 경제신문등의 보도태도가 너무나 심각하다고 생각했으며 어떤 의도마저 엿보이는 이같은 보도들이 또다시 일반화되면 언론은 제2, 제3의 경제위기를 자초하는 실수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쓰게됐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그러나 “이들 기사를 쓴 기자들이 일에 쫓기다 자신도 모르게 썼을 수도 있고, 데스크의 지시에 의해 작성했을 수도 있다”며 “ 어느 특정 기자들을 탓하기 이전에 나를 포함해서 기자들이 모두 반성하자는 뜻으로 평가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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