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리랑 3호를 일본 미쓰비씨 중공업이 개발한 로켓에 실어 발사한 것을 세계는 주시하고 있다. 중국 신화뉴스는 19일 한국이 일본 우주산업 사상 최초로 외국의 주문을 받아 상업용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썼다. 일본 우주 산업이 국제적으로 도약할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우주 산업은 인류에게 남겨진 최후의 미개척 분야의 하나다. 한국은 전쟁 범죄를 인정치 않는 일본과 독도, 정신대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면서 엄청난 선물을 준 셈이다.

한국이 아리랑 3호를 일본 미쓰비씨 중공업을 통해 발사함으로써 일본의 최첨단산업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하기로 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막 출범한 직후인 2009년 1월 서울에서 개최된 한일정상회담(2009.1.11~12일) 기간이었다. 이 대통령이 당시 어떤 철학과 현실적 계산을 하고 일본 우주 산업 발전사의 한 장을 장식할만한 선물을 주었는지 알 수는 없다.

이 대통령의 그런 태도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북한은 미사일이 아닌 위성 발사를 한다면서 외국 언론과 전문가들에게 현장을 공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았다.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청와대가 큰 관심을 보이고 힘을 쏟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의 우주 개발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영원히 우주 산업에 등을 돌리고 낙후된 국가로 남아있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로켓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이 동북아 평화와 안전을 증진시킬 믿음직한 국가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자심하다. 일본은 2차 대전 전쟁 범죄를 인정 하지 않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위대 무력 강화를 다방면으로 실시하고 있다. 일본이 보유중인 플루토늄은 엄청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일본은 한반도 강탈 시기에 점거한 독도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를 재침략할 근거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나라의 우주 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행위가 과연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는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주산업의 경우 위성 등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기술과 우주 탐색 개발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려 하는 것이 대부분 국가의 공통적인 추진 방향이다. 유엔도 이런 점을 깊이 살펴 1960년 우주 조약을 만들어 모든 국가의 우주 탐험과 이용권을 인정하면서 핵무기 등을 우주에 올리지 말 것을 규정했다. 우주 조약은 유엔 안보리 결의보다 상위법일터인데 이를 국제사회에서 거론치 않은 채 일부 국가의 우주 독과점권을 영구화하는 쪽으로 유엔 등이 움직이는 것은 유감스럽다.

일본 정부의 과거 청산 의지가 없는 것는 것처럼 미쓰비씨 중공업 또한 마찬가지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제1의 전범기업이라고 하는 것은 이 기업이 일제강점기 동안 한반도에서 10만여 명을 강제 징용 해, 임금 한 푼 없이 노동력을 착취한 악덕기업 중의 악덕기업이라는 역사적 사실 때문이다. 특히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있는 미쓰비시조선소에 동원된 조선인 들은 억울하게도 대부분 원폭에 의해 고귀한 생명까지 잃었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피해자 역시 본인은 물론 2세, 3세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미쓰비씨 중공업은 오늘날 강제연행과 강제노역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정신대 할머니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열을 올리는 것과, 일본제국주의의 범죄를 외면하는 일본 내 핵심세력의 하나인 미쓰비씨 중공업에 세기적인 엄청난 특혜를 준 것은 영 걸맞지 않는다. 금전적 이익과 국가적 이기주의를 위해 인륜을 거스르는 파렴치한 짓을 서슴치 않는 기업이 우주 산업에 박차를 가하도록 국제 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큰 선물을 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짓이다.

일본이 아리랑 3호 수주 등으로 발전할 우주 기술이 혹시 동북아 등에 전쟁 무기에 악용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아무도 할 수 없는 이 기업이 과거를 외면하는 생떼를 부리는 무서운 측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우주 기술만 응징의 대상이지 일본의 침략적 근성과 야만적인 과거 범죄 부정 속에서 발전할 우주 기술을 경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듯하다. 이런 결론은 과연 어떤 근거로 나온 것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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