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7년간 무용가 J씨에 20억원 몰아줘”
“MBC 사장, 7년간 무용가 J씨에 20억원 몰아줘”
노조 “특가법 처벌 대상, 추가 고발”…사측 “사정당국 판단 지켜보겠다”

MBC 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이 자사의 김재철 사장이 특정 여 무용가 J씨에게 과다한 출연료와 행사를 몰아주는 방법으로 무려 21억 원 이상의 특혜를 제공, 회사에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며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년 동안 MBC가 주최하거나 후원한 공연 가운데 무용가 J씨 관련 공연은 확인된 것만 27건”이라며 “MBC는 J씨에게 공연을 몰아주면서 적어도 20억3천만 원이 넘는 돈을 J씨 측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울산MBC 사장에 취임한 지난 2005년 이후부터 서울 본사 사장으로 재직 중인 2012년 3월까지 7년 동안 MBC가 주최하거나 후원한 공연 가운데 무용가 J씨가 출연 또는 직접 기획한 공연이 무려 27건이나 되며, 그 금액이 20억 원을 넘는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노조가 확인한 16건의 금액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실제로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J씨 측으로 넘어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울산MBC 사장이던 시절 J씨를 MBC 주최 공연에 출연시켜 수백만 원대의 출연료를 지급하다 J씨가 공연 기획사를 만든 후에는 MBC 주최 공연을 이 기획사에 통째로 맡기는 방식으로 돈의 액수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이 직접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 협찬금을 받아 J씨 기획사 쪽에 자금을 댔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가짜 서류를 만들어 출연료를 부풀리는 등 제작비를 부풀린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J씨가 MBC에 제출한 공연 제안서에는 분명히 ‘출연자’로 나와 있는데, ‘섭외 전화 한 통도 못 받았다’는 음악인들이 허다하고, 특히 공연계에서 이른바 ‘특A급’으로 통하는 출연자보다 J씨 공연의 출연자의 출연료가 서너 배 이상 높게 책정됐던 경우도 많다”고 고발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J씨는 직접 만든 기획사인 <○○가무악예술단> <○○아트> <○&○> <○○○무용단> 등 다양한 이름을 통해 MBC 주최 공연을 거액에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공연 예산의 상세 내역은 J씨의 기획사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MBC는 ‘묻지도 따지지도 마’로 지급한 방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MBC는 방송도 안 되는 리허설 무대에 출연한 J씨에게 3천만 원을 지급하거나 제작비 70%가 J씨에게 지급된 사례도 드러났다.

노조는 “올 초에는 12억 원짜리 대형 프로젝트 <뮤지컬 이육사>까지 뮤지컬 제작 경험이 전무한 J씨 기획사에 몰아주기에 이르렀다”면서 “심지어 12억 짜리 대형 공연인 <뮤지컬 이육사> 계약을 맺을 당시 J씨 기획사는 미등기 상태였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이 J씨의 친오빠에게 MBC 중국 동북3성 대표라는 직함을 만들어 특채한 뒤 매달 업무추진비를 포함 300만 원의 고정 급여를 지급한 것도 배임 혐의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J씨의 친오빠에게 지급된 돈은 4천만 원 정도다. 노조는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J씨의 행사 동선과 겹치거나 J씨의 집 주변에서 사용된 것에 대한 해명도 촉구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J씨와 그녀의 오빠를 위해 이런 식으로 퍼 나른 MBC 돈을 모두 합치면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21억 원이 넘는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며 김 사장을 추가로 경찰에 고발할 뜻을 밝혔다.

특가법 제355조와 356조에는 횡령과 배임 등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김 사장은 3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대상 업무상 배임죄로 이미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어야 한다”며 사법당국에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만큼 구속 수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관련 사안들은 이미 노조가 경찰에 고발한 내용들”이라며 “사법당국에서 문제가 있는지 가리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본부장은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사안을 갖고 회사의 입장을 밝힌다는 건 적절치 않다”며 “사법당국에서 혐의가 입증되면 책임을 지겠지만 만약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명난다면 노조가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MBC는 의혹과 관련해 J씨의 출연은 모두 담당 부서에서 적합한 절차에 걸쳐 이뤄진 것이며 김 사장이 개입한 일은 없다고 해명해 왔다. 또, 노조가 제기한 고액 출연료에 대해서는 J씨 혼자가 아니라 30여명의 무용단이 단체로 출연하기 때문에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MBC는 또, J씨의 친오빠를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중국 지사장에 앉힌 의혹에 대해서는 중국과 대북 취재력을 보강하고 현지 행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만약 프로그램 가장 잘 만드는 PD가 이런 비리 저질렀다면 한달 안에 진상조사 끝나고 자른다. 이렇게 잘려나간 사례 그동안 꽤 있다"며 "사장이란 이유 하나로 두달 넘게 감사실에서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특가법은 벌금에 그치지 않는 중범죄"라며 "이번 주 안까지 회사가 내놓는 반응 보고 이번 주 안에 고소·고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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