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포털 서비스, 스마트TV 등 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에 이용 대가 부과를 현재 확정하지 않았지만, 향후 시장 변화에 따라 과금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범준 KT 가치경영실장(CFO)은 7일 오후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국투자증권측이 ‘카카오톡이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준비한다는 추진설에 대한 입장’을 묻자 “현재 KT는 mVoIP를 5만 4천원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서비스 중이고 KT의 음성 사용자의 사용량은 큰 변화가 없다”면서도 “앞으로 추이는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줄곧 영어 답변을 해오다 카카오톡이나 망 중립성 관련 질문에는 직접 한국말로 신중하게 입장을 밝혔다.

통신사들은 mVoIP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사실상 차단하면서 현재 수익을 보전하고 있지만, 하루 평균 가입자가 2000만 명이 넘는 카카오톡의 mVoIP 시장 진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톡의 인기로 문자 서비스 이용료가 급감한 통신사들은 카카오톡의 mVoIP로 전화 서비스 이용료까지 뺏길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현재 KT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 정책자문단에서 망 이용 대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주길 기대하는 상황이다. KT IR팀장 김영호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월 (삼성전자 스마트TV의)프리라이딩 웹서비스를 차단한 이후 삼성, LG 제조사와 지속적인 회의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있다”며 “통신망 가치를 반영하는 비즈니스 모델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털 관련 과금은 현재 정해진 사항이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상무는 또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네트워크에서 사전적인 트래픽 관리가 가능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관련 서비스를 하고 품질 보장형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제조사, 포털사측에 망 이용 대금을 부과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방통위가 올해 초에 조건부로 ‘합리적 트래픽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해 줬기 때문에, 향후 KT 등 통신사가 과다 트래픽에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과금을 할 가능성은 있는 셈이다.

이날 KT가 망 이용 대가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지만, 향후 실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망 사업자로서 KT가 요금 부과 압박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KT는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이 작년 동기 대비 9.1%가 증가해 5조757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3%가 감소한 5747억 원, 순이익도 26.6%가 감소한 4076억 원에 그쳤다. 사업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유선전화 부문이 8.8%가 감소해 가장 많이 감소했고, 무선 분야 매출도 1.4% 감소했다. KT는 전년보다는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 SK텔레콤보다는 실적이 좋았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에 매출 3조9856억 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이익 4523억 원, 연결순이익은 3233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비 대비 2.0%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4%가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8%가 감소했다

KT는 미디어 사업 등 비통신 분야쪽에서는 가시적인 성장을 보였다. IPTV와 스카이라이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6%, 14.9% 성장(연결 기준)했고, 올해 1분기에 IPTV와 OTS 가입자는 24만 명이 증가했다. 작년 4분기부터 연결 편입된 BC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 이익에서 각각 2.5%, 18.7% 증가한 것도 비통신 분야쪽 성과다. 김범준 실장은 “비씨 카드는 영업이익에서 연결기준 444억 원, 스카이라이프는 302억 원, KT렌탈은 연결대상 자회사는 아니지만 지분법 이익을 감안하면 45억 원 정도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범준 실장은 “2분기는 LTE와 관련한 대응에 관심이 많이 있다”며 “연말 목표인 LTE 가입자가 400만 명에 달하면 가입자당매출(ARPU)에 긍정적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LTE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날지 여부, LTE 가입자를 두고 통신사들의 ‘경쟁전’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여부에 따라 통신사의 망 중립성 대응 수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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