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이 재미교포 무용가 정아무개씨에게 십 수억 원의 특혜를 제공해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데 이어 정씨의 친오빠에게도 '중국 동북삼성지역 MBC 대표'라는 직함을 주고 월급을 지급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3일 "MBC에는 직원들조차 존재를 잘 모르는 중국 지사장이 있다"며 정씨의 친오빠로 알려진 인물과 MBC가 맺은 계약서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계약된 내용에 따르면 "동북삼성(지린성[吉林省], 랴오닝성[遼寧省]·헤이룽장성[黑龍江省])에서 ① 한중 문화 사업 기획, 실행 ② 한중 협력 사업 ③ MBC 북경지사 통신원 ④ 기타 요청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고 이를 위해 '중국 동북삼성지역 MBC 대표'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정씨는 이를 근거로 현지 교민들에게 자신이 MBC 특파원이라고 주장하고 다녔고, MBC는 정씨에게 매월 200만원의 고정급여를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수십 차례 MBC 관련 행사에 출연을 지시해 출연료를 챙겨주고 뮤지컬 이육사의 기획을 맡겨 10억 원 이상의 돈을 몰아줬던 의문의 여인 무용가 정씨의 친오빠를 MBC 해외 지사장으로 기용하는 창사 이후 초유의 어처구니없는 특혜에까지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또 "정씨가 고정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간혹 소규모 문화행사 준비와 통신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백번 고려하더라고 거액의 상시 급여 지급 자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MBC 통신원들은 대부분 무보수 명예직"이라며 "중국 현지 취재 결과 교민들은 무용가 정씨의 오빠가 김 사장을 자신의 사촌형이라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2000년께 중국에 들어온 정씨는 하얼빈과 장춘 등지에서 소규모 연예기획사와 무가지 등을 만들어 생활해 왔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사회에서는 그런 정씨가 MBC 사장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고 다니고 실제로 'MBC 동북3성 대표'라는 자리를 얻게 되자 크게 술렁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대표로 임명된 정씨는 방송 유관업무에 종사한 적도 없을 뿐 아니라 횡령 등의 전과로 실형을 산 적도 있는 부적격자로 확인됐다"며 "김 사장이 십억 원 대 몰아주기 특혜를 안긴 무용가 정씨의 오빠가 아니라면 도저히 MBC의 해외지사 대표로 기용될 이유를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정씨가 "자신이 다른 배경이 있어서 MBC에 일자리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월급 받은 이상의 역할을 했다. MBC의 요청에 따라 일을 맡게 됐을 뿐 먼저 MBC에 일을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는 통화내용을 공개하고 "현지에서 직접 접촉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정씨는 장춘시에 있으면서도 큰 도시에 있다고 거짓말하며 피해다녔고 여동생인 무용가 정씨에 대해 묻자 바로 전화를 끄고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는 이에 대해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동북3성 지역에 대한 MBC의 네트워크와 취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며 노조의 특혜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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