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매체 <레디앙>이 1일 재오픈했다. 지난 2006년 오픈 이래 진보진영 담론을 이끌고 다뤄왔던 레디앙은 지난 2월 6일 경영난과 위상재정립 문제 등을 이유로 잠정제작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3개월여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새로운 레디앙은 국내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익숙치 않은 워드프레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워드프레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오프소스 기반의 콘텐츠관리시스템으로 SNS 연계성도 높아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서울시도 워드프레스 기반의 홈페이지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언론에서도 IT전문 매체 매셔블, 테크크런치 등이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국내에서도 블로터닷넷과 딴지일보 등이 워드프레스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고세진 레디앙 편집팀장는 “오픈소스로 모두 공개되어 있어 시장 점유율도 높고 서비스도 안정적”이라며 “내부 인터페이스도 잘 되어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로그로 시작은 했지만 왠만한 홈페이지는 모두 구축할 수 있다”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 유지, 관리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레디앙의 두 번째 특징은 뉴스 큐레이션이다. 현재 국내 뉴스공급이 포털 위주로 되어 있어 포털의 뉴스 선택이 일반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반면, 최근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개개인이 뉴스를 선택해 유통시키는 구조가 확산되는 등 뉴스공급시장은 일종의 전환기에 놓여있다.

레디앙의 뉴스 큐레이션은 비교적 관심사나 사고영역이 비슷한 레디앙의 독자들이 상호간에 뉴스를 추천, 유통시키는 구조로, 레디앙 기사 뿐 아니라 다른 매체의 기사도 레디앙 독자들에 의해 소개되고 유통될 수 있다.

고 팀장은 “이제는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정보를 골라주는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며 “미국에서는 핀터레스트라는 이미지를 통한 큐레이션 웹서비스가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뉴스를 골라주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트위터에선 뉴스 큐레이션이 많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redian’만 달면 레디앙 독자가 레디앙 독자들에게 골라주는 뉴스가 되는 등 방식도 간편하다”며 “현재는 시범기간이라 해쉬태그를 일부에게만 개방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의 변화는 댓글이다. 레디앙은 그동안 익명 댓글을 허용해 왔고 일부 독자들로부터 댓글의 수준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레디앙은 비로그인 댓글을 제한했다. 또한 소셜 댓글 등 일부 새로운 아이템도 차차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디앙은 또한 홈페이지 전면 개편과 맞춰 편집방향과 관련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이광호 편집국장은 “진보정당이 여러 개로 나누어지고, 그 안의 사람들이 민주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녹색당, 무당적으로 찢겨진 상황에서 이제는 진보의 해체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닌가”라며 “이에 따라 레디앙도 진보매체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 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분당 당시의 문제의식과 2012년 통합의 문제의식이 모두 일리도 있지만 한계도 많다는 입장으로 분산 동거하고 있는 진보진영의 소식과 담론들이 모이는 저수지 같은 역할을 하고, 진보진영 내부의 와치독(watch dog)역할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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