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문화부에 기자 김성현이라고 있다. 요즘 자주 KBS교향악단에 대한 기사나 글을 쓰고 있는 김 기자의 태도를 보자면, ‘사실확인 취재’는 고사하고 사실에 접근하는 주의나 경각(警覺)을 과연 지니고 있는가도 의심하게 된다.

앞글에서도 지적했지만 김성현 기자가 쓴 “KBS 교향악단, 31년 만에 정기공연 취소 사태”라는 기사에서 “연주회 취소는 상임지휘자 함신익(55)씨가 결정했다. 7일 오후 리허설에서 단원들 사이에 폭언이 오가는 가운데 연습이 파행으로 치닫자 함씨는 "이 상태로는 정상적 연주가 힘들다"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이 기사를 보면 김성현 기자는 보도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안하고 기사를 쓰고 있다. 기사를 보면, “리허설에서 단원들 사이에 폭언이 오가는 가운데 연습이 파행으로 치닫자 함씨는 “이 상태로는 정상적으로 연주가 힘들다”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이 문장만 보면 리허설 중간에 단원들이 연습실에서 집단적으로 폭언을 해서 리허설 진행이 불가능했고, 때문에 함신익은 취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실은 “리허설에서”가 아니라, 휴식 시간에 연습장 밖에서 함신익을 지휘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원과 함신익 편에 선 단원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 발생한 마찰이었고, 다수의 “단원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두 명의 단원 사이에 있었던 다툼이었다. 단원 2인간의 다툼을 이유로 교향악단의 근거인 정기연주회를 취소시킨 사례란 57년 전 국립교향악단 현  KBS교향악단 역사에 없었다. 여기 <미디어오늘>에 나는 김성현 기자의 ‘기사쓰기’의 문제를 이미 지적했다. (“조선일보가 ‘입수했다’는 KBS 교향악단 문건, 누가 줬을까”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948)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사실확인 없이 작문하는 자사기자를 용납할 수 있는가?   

기자가 ‘사실확인’도 안하고 기사쓰기를 한다면 그건 기자의 직분으로 성립 자체가 안 된다. 일방으로 들은 얘기, 특히 KBS교향악단 운영부서임에도 불구하고 KBS교향악단을 파괴하고자 책동하는 KBS 시청자사업부의 간부 직원 얘기만 듣고, 지휘자 함신익과 단원들 간의 문제를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음악적 이력의 차이가 숨어 있다는 것이 음악계의 시각이다”라고 하면서 예의 익명성인 “음악계의 시각”을 빌어오는 식으로, 조선일보 방 사장이 그렇게 반대하는 “헛소문과 익명 비방, 음모론”으로 KBS교향악단을 왜곡했다.

김성현 기자의 기사를 보면, “지휘자 함씨는 건국대 음대를 나와 미국 유학을 떠났고 1995년부터 예일대 교수로 재직, 학교 오케스트라인 '예일 필하모니아'를 이끌어온 자수성가(自手成家)형 음악인이다. 반면 KBS 교향악단 단원들은 서울대 출신이 40%, 연세대 21%, 한양대 12%로 국내 명문 음대 출신 비중이 높다. 국내 음악계에서도 엘리트주의나 자긍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단원들이 함씨의 학력이나 경력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는 배경에는 이러한 '문화 코드의 충돌'이 있다는 것이다.”라는 대목에서 보듯이, 단원들이 함신익을 ‘건국대출신박대’ 한다는 출처 불분명한 “헛소문”을 깔고, 함신익 이력과 경력의 거짓을 지적하는 단원들의 문제제기를 “음악계의 시각”이란 “익명 비방”을 동원, “음악적 이력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 코드의 충돌”이라고 짐짓 ‘문화적’으로 단정 짓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음모론”이다.  

실제로 교향악단에는 경희대, 이화여대, 경원대, 전남대, 계명대, 목원대, 추계예대출신도 있고 연주력이 뛰어나 단원들의 인정을 받는 타악기 여성주자는 입단 시에 고교출신으로 한세대를 중퇴한 단원이며 외국에서 학교를 나온 단원 등, 단원을 선발할 때나 같이 연주를 함에 있어서 출신 학교나 학력이 문제가 된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단원들의 말은 아예 취재 자체에서부터 제외됐다. 기사는 교향악단 단원들과 함신익 간의 갈등 원인이 함신익이 국내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원들이 함신익의 상임지휘자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함신익이 음악적 역량이 현저하게 부족하고, 본인과 친분이 있거나 특정대학인 미국 예일대학과 관련된 지휘자와 협연자들을 집중적으로 무대에 올림으로써 KBS교향악단을 사유화하고 연주의 질을 저하시켜 왔으며, 경력과 이력이 불분명하며 지휘 실력을 신뢰할 수 없는데도 단원들에게 부당 징계를 남발하고, 자신의 뜻대로 교향악단을 재편하려는 의도로 비상식적인 오디션을 시행했었기 때문이란 사실은 김성현 기자의 시각에선 아예 가려져 있었다.

또한 김성현 기자는 기사에서 “리허설에서 단원들 사이에 폭언이 오가는 가운데 연습이 파행으로 치닫자 함씨는 “이 상태로는 정상적으로 연주가 힘들다”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단정적으로 썼음은 이미 지적했다.

이런 식의 취재부족에 단정적인 기사쓰기란 곧 ‘작문’에 해당한다. 특히 필자인 내가 바로 앞글로 쓴 <미디어오늘>에 666회 정기공연이 파행 취소된 과정과 원인을 밝히는 “객원 연주자들이 말하는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파행 상황”을 보면 파행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음에도 사실취재는커녕 KBS시청자사업부의 이야기로만 ‘기사쓰기’가 계속됐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125

조선일보 방 사장은 ‘문제의 근원을 보지 않는 기자’를 조선일보 기자로 인정하는가?

KBS가 운영한 교향악단 운영은 정원편성도 계속 미달인 채로 항시적인 KBS 사측의 직무유기로 이어졌다. KBS교향악단은 2006년부터 오케스트라 편성정원 중 30여명이 부족한 가운데 계속 연주를 감행해야했음은 여러 번 얘기했다. 예산 투입을 통한 편성정원을 정상체제로 만들어야 했지만 KBS 사측의 교향악단 가치인식이 절대적으로 미흡, 예산은 동결되다시피 했고 정원 편성은 늘 부족했다. 연주 때마다 단원들은 객원연주를 직접 섭외, KBS교향악단의 일정한 연주 능력을 담보한다는 건, 오케스트라 입장에서는 피 말리는 전쟁이었다. 2010년 7월 단원들의 반대의사는 무시되고 함신익이 ‘낙하산 상임지휘자’로 들어왔고 작년에야 겨우 단원 7명만 새로 보충됐다. 이런 점만 보아도 오케스트라 운영에 있어서 KBS가 계속 직무를 저버린 것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따라서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오케스트라 체제임을 뜻하고 이런 체제의 오케스트라를 운영해 온 KBS 사측에 분명한 귀책이 있다.

매번 연주 때마다 좋은 연주를 보여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며 외부에서 객원연주자를 섭외해온 단원들은 함신익 부임이후에는 외부연주자 섭외를 지휘자 측에서 하겠다고 했다가, 여의치 않자 666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는 갑자기 단원들 책임으로 돌렸다. 이런 기초적인 사실조차 외면하고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는 KBS교향악단에 대해 무슨 기사쓰기가 가능하단 말인가?  

김성현 기자는 또 KBS교향악단과 비교하여 서울시향 ‘법인화’를 “서울시향은 지휘자 정명훈 영입과 법인화를 통해 약진했지만 '정상'을 자부했던 KBS교향악단은 정체와 답보에 머물렀다.”고 썼다. 그러나 김성현 기자는 크게 간과한 사실이 있다. 이는 기자로써 자질문제 만큼이나 ‘사실취재’에서 전혀 성실하지 못함을 말한다.

김성현 기자가 말한 “서울시향...법인화를 통해 약진”이란? 그 실체는? 정명훈이 서울시와 2005년 1월 12일에 작성된 서울시와의 2008년까지 1차 '위임계약서'를 보면, 그리고 지금까지도 정명훈은, “단원 선정, 단원의 위·해촉, 단원평가를 포함한 고과, 상벌에 관한 사항의 인사위원회 심의 요구,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임명, 객원지휘자 및 협연자 초청계획 수립, 연주곡목 선정, 서울시와 합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한 거부” 등, 어떤 나라 어디 예술단체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나 지휘자도 누릴 수 없는 절대 권력을 지니고 노조도 인정하지 않는 식의 민주적 운영과는 거리가 먼 시향 전체를 사유화한 잘못된 ‘법인화’다. 시장이 임명하는 자리인 시향대표를 정명훈 측에서 임명했단 사실이 사유화를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다.

서울시향 연주의 질이 좋아졌다지만 정명훈이 지휘할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날라 온 외국인 연주자를 요소요소에 배치해 정명훈이 서울시향을 그만둔 이후엔 바로 절름발이식 오케스트라가 되는 ‘법인화’란 크게 잘못된 ‘법인화’다. 이렇듯 조선일보의 기사는 서울시향에 대한 실체파악도 부족할뿐더러 KBS교향악단 제 666회 정기연주회 파행을 보도함에 있어서도 균형 있는 시각을 빠트리고 있고, 사실왜곡에 있어서 가장 결정타는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KBS 시청자사업부 일방의 입장에서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에 있다.

함신익은 상임지휘자로 오자마자 “KBS내 교향악단 운영부서인 시청자사업부’를 통해 연습실 내 CCTV를 설치할 것을 요구, 단원들의 동태를 감시하고자 시도했고, 사무실 직원들로 하여금 캠코더를 들고 연습실에 들어오게 해 연습중인 단원들을 촬영하게 하는 기상천외한 일을 저질렀다. 단원들을 ‘채증’하는 식으로 반인권적인 행위까지 저지른 것이다. 이는 반드시 의도가 규명되어야 하고, 반인권차원에서 이런 처사는 KBS교향악단 파행사태에 따르는 국회 해당 상임위 조사에 김인규 사장 이하 관련자들을 출석시켜 그 동기를 밝히고 사법적 판단도 검토해야만 한다.”고 나는 앞에 글에서 이미 썼으며, “아무리 무지(無知)하기로서니 어떻게 혼(魂)을 쏟아내는 음악예술가들을 ‘감시구조의 체체’로 속박하고자 시도했단 말인가. 일당 받는 노무자 취급도 이제 이런 식은 안 된다.”고 썼다. 그렇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비디오카메라를 동원한 ‘사찰테러’로 단원들의 인권까지 다반사로 유린한” 자가 함신익과 KBS 시청자사업부라고 썼다. 곧 “사법적 판단에 의해 중대한 법죄혐의로 소추당해야만 하는 자가 오히려 단원들 징계결정을 정하는 위치에 있을 순 없다. 적반하장이다.”고 나는 말했다. 

666회 정기연주회 취소는 곧 시청자사업부 이재숙 부장과 함신익이 주동해서 저질렀다. 원인이 여기에 있는데도 왜곡된 ‘기사쓰기’ 기자를 어떻게 방 사장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겠는가? ‘카메라 사찰테러’라는 ‘불의’를 취재를 통해서 밝혔어야 했는데도, 이를 취재하지 못했고, 문제의 원인을 따져보지 못한 것은, 곧 방사장이 얘기한 “끈질긴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정확한 보도”와는 거리가 너무 멀고, 무엇보다도 조선일보사의 기업이념인 “정의옹호”를 배반하고 ‘불의’를 방조한 태도가 아닌가?  

2010년 3월 18에 그가 쓴 기사도 보자.

“대전시향 이끌었던 예일대 교수 7년째 공석 상임지휘자 후보에-”
“함신익씨는 건국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 대학과 이스트먼 음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으며...” (중략)

나는 이 기사에 대하여 <미디어오늘>에 이렇게 쓴 바 있다.
“함신익은 미국 이스트만 박사를 취득한 일도 없으면서 1992년부터 2007년(2007년 7월 26일, 27일)까지 15년 동안 있었던 19번의 KBS 연주회 지휘 때 프로그램에 ‘이스트만 박사취득’이라고 기재했고, 1992년 6월7일 방영된 KBS '일요객석'에서는 자신의 입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라고 말했다. 그는 신정아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15년간 줄곧 자신의 프로필에 '이스트만 박사'라고 기재했다. 2003년 출판사 김영사에서 ‘다락방의 베토벤’(함신익 지음)이란 책의 저자소개란엔 이스트만 박사라고 표기했다가 신정아 사건이후 말을 바꿔 전면 개정판으로 2008년 7월에 재 출판된 ‘예일대 명물교수함토벤’ 이라는 책에서는 “나는 박사학위도 없다”고 개정판 책에 새로 페이지로 장(章)을 넣어 고쳐 썼음은 지난 글에서 이미 나는 지적했다.”고 썼다. 

이 또한 나는 앞글에서 “이런 식인데,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는 “함신익씨는 건국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 대학과 이스트먼 음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으며...”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석·박사 과정을 밟았으며”라는 기사는 조선일보 독자들에겐 오독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한바 있다.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자리는 ‘공인(公人)’의 자리다. 공인에겐 엄격한 사실이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함신익은 학이력 허위표기로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김성현 기자는 이런 사실을 귀담아 듣고 추적하기는커녕 ‘그랬다더라’로 일관했다. 이건 기자로 근본적인 결격사항이다.

조선일보 기업이념인 “불편부당”을 배반한 기자를 방 사장은 계속 방치할 것인가?

김성현 기자가 KBS교향악단에 대해서 최근에 쓴 조선일보에 관한 글도 조선일보 기업이념인 “불편부당”을 배반했다. 

김 기자가 쓴 “[기자수첩] KBS 교향악단 '아주 오래된 숙제'(2012.04.26) 7년 전 법인화 갈등 또…정치 음모론·법인 만능론 버려야 파행 사태 해결될 것”이란 글을 보자.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가 횡행한 요즘, 세상만사를 정치 논리로 몰아가는 것만큼 사실 손쉬운 해결책도 없다. 지난 3월 8일부터 정기연주회와 교향악 축제 연주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KBS 교향악단 사태만 해도 그렇다. 악단 파행 운영이 지속되자 일부 작가와 방송인은 트위터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연일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과 픽션이 뒤섞인 이들의 주장을 따르자면, 대통령과 KBS 경영진, 지휘자는 '악의 화신'이고 단원들은 이들에게 핍박받는 '선의의 희생양'이 된다.”

‘불편부당’이라함은 아주 공평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함을 뜻한다. 따라서 공정함, 편들지 않음이라는 입장이고 이것이 조선일보사 ‘기업이념’이라고 조선일보 인터넷 창에 분명 떠있다.
그러나 김 기자의 윗글을 보면 “일부 작가”와 “인터넷 매체”는 필자인 나를 비롯한 몇 글쓴이와 <미디어오늘> 등을 지칭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지칭은 KBS교향악단 파행사태 원인을 보고 있는 글을 2개월여 거의 혼자서 계속 쓰고 있는 필자인 나와, 그 글을 연재하고 있는 <미디어오늘>을 비켜가는 표현이다. 그의 말대로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는 이미 그것을 비판하고자 하는 김 기자가 글의 시작부터 “일부 작가”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연일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 “음모론”을 “횡행”시키고 있는 것이 정작 김 기자 자신이다.
 
김 기자는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를 비판하면서도 그것에 기대고, 또 조선일보 방 사장이 그렇게 반대하는 “익명 비방, 음모론”을 같은 글에 그대로 펼치고 있다.

필자인 나는 KBS교향악단 파행사태 원인을 보는 글을 쓰면서 김 기자가 얘기하는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로 “연일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고”, “사실과 픽션이 뒤섞인”, “주장”을 한 사실이 없다. 내 글 어디에 “정치적 음모”가 있고 내 글 어느 부분이 “사실과 픽션이 뒤섞인”, “주장”을 하고 있는가? 이 잘못된 김 기자 주장을 김 기자가 명확하게 정정하지 않는다면 필자는 그냥 두고 보고 있지만 않는다. 김 기자야말로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를 부추기면서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로 자사인 조선일보 이념인 “불편부당”까지 저버린 것이다. 

그는 또 정연주 전 KBS사장을 조선일보 자신의 글에서 끌고 와, KBS교향악단을 “'반(反)개혁 세력'이었던 교향악단은 4년 만에 완벽하게 개혁 세력으로 탈바꿈”했다고 비아냥됐다. 그의 글을 이어서 보자.

“하지만 노무현 정부 당시 KBS 사장이었던 정연주씨의 인터넷매체 연재물은 교향악단 사태를 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정 전 사장은 2008년 재임 당시 KBS 노조가 벌였던 사장 퇴진 운동을 언급하면서 KBS 교향악단 단원의 90% 이상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재임 중에 KBS 교향악단의 독립 재단을 추진했다. 교향악단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드세게 저항했다"고 썼다. 정 전 사장의 구분을 따르면, 당시 '반(反)개혁 세력'이었던 교향악단은 4년 만에 완벽하게 개혁 세력으로 탈바꿈한 셈이 된다. 이런 희극적 상황은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가 가져온 일종의 착시 현상에서 기인한다. KBS 교향악단 파행 사태를 올바르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만능론'부터 버려야 한다.”

나는 묻는다. 조선일보 김 기자는 단원 90% 이상이 정연주 사장 퇴출에 ‘서명’했다고 정연주 전 사장이 쓴 글을 거론했다. 단원 90% 이상이 정연주 사장 퇴출에 서명한 것은 사실일까? 당시 투표는 비밀투표였는데 어떻게 그걸 알 수 있을까? KBS 직원이 수천 명인데 교향악단 단원 90여명의 비밀투표 결과가 도대체 어떻게 정 전 사장 퇴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런 불확실한 글을 인용해, 정연주 전 사장의 추측에 기대어 악단을 “반개혁세력에서 개혁세력으로 탈바꿈 했다”는 식으로 “반개혁”과 “개혁”으로 몰고 갈 수 있을까? 김 기자의 글이야말로 이분법적인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원 93%가 투표로 함신익 취임을 반대했는데도 강제로 상임지휘자로 앉은 KBS교향악단 파행사태 근원인 ‘함신익문제’는 김 기자는 왜? 애써서 외면할까? 바로 철저하게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에 기대어 글을 쓰고 있는 게 김 기자 자신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조선일보 방 사장은 2012년 신년사에서 “끈질긴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정확한 보도”로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헛소문과 익명 비방, 음모론들”이 “설 자리를 잃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현 기자는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로 “세상만사를 정치 논리로 몰아”, 새삼 “음모론”을 끌어다 “정치적 음모론까지 갖다 댔다. “끈질긴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정확한 보도”도 못하고 있지만, 이젠 심지어 KBS교향악단의 파행실체를 들여다보는 객관적인 노력에 대해서 “세상만사를 정치 논리로 몰아가는 것만큼 사실 손쉬운 해결책도 없다.”고 단정 지으면서, “KBS 교향악단 파행 사태를 올바르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만능론'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김 기자는 ‘정치’에 대한 이해를 너무나 얕고 가볍게 알고 있는 것 같다. 정치는 세상의 갈래를 잡아나가는 인류 인간의 제도이자 형식이다. 정치의 요체는, 정치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삶의 공동체를 정의롭게 하는 것에 역할이 있다. 나날이 살고 있는 삶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사람으로 납득할 만한 환경과 삶의 조건을 기본으로 문제 삼으면서 개개인과 사회전체의 평등한 기회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원리를 사회통합의 이치(理致)로서 해결하고자 하는 이성적(理性的)인 통로와 방법이 곧 정치다.

그러나 김성현 기자의 글은 정치의 본령과 특정 정파나 특정 이해관계나 입장에만 머무는 얕은 정치적인 행위,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소양이 부족하다고 내겐 보였다. 그렇기에 ‘정치적 낙하산 지휘자’에 대해서 의문도 없고, 그것을 당연시 여기고, 그것에 반대하는 단원들을 비아냥거리면서 일방의 KBS 시청자사업부로부터 자료나 ‘입수’해 기사를 써대고, 지휘자 함신익 편에 서서 줄곧 왜곡된, ‘불편부당’하지 못한 기사작성을 하고 있다.

‘조중동’ 기자 중에서 ‘함신익 띄우기 기사’를 가장 많이 쓴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김 기자 개인의 취향과 신문에 쓰는 객관적인 기사는 구분되어야 한다. 김 기자가 함신익을 지휘자로 인정하고 좋아하는 개인취향과 함신익이 지휘자로 자격미달 시비가 미국 예일대에서부터 대전시향, 오늘 KBS교향악단까지 줄곧 이어져오고,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거쳐 간 오케스트라마다 단원들이 병이 나고, 입이 삐뚤어져 악기연주가 불가능하고, 공인으로 학이력 등 경력시비가 잇따르는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기자의 직분이라면 당연히 개인취향을 넘어서서 취재를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김 기자는 함신익에 대한 입장이나 변호에만 열중했지, 기자로써 직분에는 조선일보사 이념인 ‘불편부당’을 지키지 않았고 도리어 특정 입장인 함신익과 KBS 시청자사업부 입장위주로만 계속 기사를 썼다. 함신익이 KBS교향악단 단원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임지휘자로 오기 2년 전인 2008년 7월 17에 쓴 기사, "내 지휘봉은 아직도 뉴욕 필하모닉을 꿈꿔요"와 “단원 평가와 전문가 의견 등을 참조해서” 함신익을 상임지휘자로 재위촉하지 않기로 한 대전시의 결정에 따라 함신익이 대전시향 상임지휘자를 떠날 때도 “떠나는 대전시향 상임지휘자 함신익씨” 제목의 인터뷰를 해, 함신익이 “한국 교향악단은 ‘사회주의’라는 불치병 걸려”, “실력이나 노력이 아니라 ‘짜웅’으로 버티려고 해서는 한국 오케스트라의 미래는 어둡다.”고 하면서 한국 오케스트라는 “짜웅”이나 하면서 “버티려고”한다고 뒤끝을 마감한 함신익 인터뷰를 실었다.   

"내 지휘봉은 아직도 뉴욕 필하모닉을 꿈꿔요"

“예일대 음대 교수인 지휘자 함신익(50·사진)씨는 대학 졸업 후인 1984년 단돈 200달러를 들고 미국 유학에 나섰다. 지휘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개척 교회 목사의 아들인 그는 부모님께 "보내주시기만 해주십시오. 미국 땅에 떨어지고 난 다음부터는 모든 걸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설득했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도 식당 웨이터와 냉동 트럭 운전기사, 지압사 등을 하면서 라이스 대학과 이스트만 음악 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계속했다.” http://m.chosun.com/article.html?contid=2008071601610

“올 세밑, 대전시향의 상임 지휘자 함신익(49)은 한국 음악계의 논쟁 한 복판에 서있다. 벤저민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을 초연하고 ‘말러 시리즈’ 같은 굵직한 기획 연주회를 통해 지역 교향악단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임기 6년을 마치는 올해 말로 대전시향을 떠난다.”
http://m.chosun.com/article.html?contid=2006122800017

위의 기사들이 바로 ‘함신익 띄우기 기사’의 전형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김성현 기자의 ‘함신익 뛰우기 기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7년간이나 계속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자사의 이념인 ‘불편부당’을 너무나 우습게 여기는 태도 중에 하나다. 이러니 조선일보 방 사장이 주문하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란 사실상 불가능하게 보인다.

자, 방 사장은 조선일보사 ‘불편부당’ 이념과 방 사장이 신문사 사장으로 주문한 기자로의 양식인 “끈질긴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정확한 보도와 객관적인 논평”도 외면하고, 방 사장이 거부하는 “헛소문과 익명 비방, 음모론”에 기대어 사실취재를 외면하는 김성현 기자를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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