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황금어장 작가 등 “시청자앞에 우리도 죄인”
무한도전·황금어장 작가 등 “시청자앞에 우리도 죄인”
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 “정부·여당, 파업사태 해결해야…우리도 외압 시달렸다”

MBC <무한도전> KBS <개그스타> 등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작가를 포함해 2400명의 방송작가들이 관제방송으로 전락한 공영방송에 대해 “우리도 죄인이 될 수 밖에 없었으며 오더성 아이템과 원고수정등 정권의 입맛에 따른 각종 외압에 시달렸다”고 고백하고 나섰다.

특히 방송사내 비정규직이었던 이들은 더 이상의 파업장기화가 지속돼서는 안된다는데 뜻을 모으고 방송사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정부와 여당의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작가들이 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생계에 대한 위협을 감수하고서까지 방송사 경영진과 정권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구성다큐, 라디오, 번역작가 등 2400여명의 방송작가 소속된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 작가)는 30일자(29일 배포)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장기 파업 사태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가 심각히 제한받고 있는 것은 물론, 방송작가와 독립PD, 제작사 등 수많은 방송 종사자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현 정부 들어 지난 4년간, 그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침해당하는 현장을 직접 목도한 목격자였다고 스스로 털어놨다. 방송작가들은 “공영방송사의 경영진과 간부가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프로그램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유형무형의 통제를 받았다”며 “오더성 아이템이 수없이 떨어지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양심적으로 원고를 써야 할 방송작가들도 구성과 원고의 방향성을 수정해 달라는 외압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이 때문에 많은 프로그램이 관제방송으로 전락했고, ‘그런 방송을 왜 하느냐’는 시청의 항의와 분노에 대해 “방송작가도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반성했다.

방송사내 정규직이 아닌 이들이지만,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은 “방송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으로부터 우리 또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라며 “이것이 KBS와 MBC, YTN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인 ‘공정방송 확립‘의 요구를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에 대해 “국정운영의 주체로서 방송 파행을 막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방송작가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성명 작성과정과 관련해 “작가협회 이사장인 이금림 작가는 ‘빛과 그림자’'옛날의 금잔디’'은실이’ '당신 때문에’ 등 한국 드라마의 대표작가”라며 “이외에도 ‘서울의 달’로 유명한 김운경 작가, ‘엄마의 바다’의 김정수 작가,  ‘무한도전’의 메인작가였던 문은애, ‘개그스타’와 ‘황금어장’ 최대웅 작가 등이 성명작업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입장을 이번에 발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방송작가협회는 “5개부문에 2400명에 달하는 회원이 있다 보니 의견을 수렴하고 문구 조정하는 시간이 걸렸다”며 “최종적으로 지난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성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방송사 내에 종사하는 기자 PD 뿐 아니라 제작에서 필수적인 인력인 방송작가들마저 파업을 지지함에 따라 방송사 경영진 등은 더욱 큰 압박을 받게 됐다.

다음은 방송작가협회가 KBS MBC YTN 파업사태에 대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나서라!”

최장기 파업사태, 이제 끝나야 한다.
KBS와 MBC, YTN 노동조합이 한국 방송역사상 최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무한도전 등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예능프로그램도 파행을 겪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알권리가 심각히 제한받고 있는 것은 물론, 방송작가와 독립PD, 제작사 등 수많은 방송 종사자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2400명의 방송작가들은 이 파업사태가 현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하며, 사상초유의 파업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책임을 지고, 파업사태 해결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방송작가들은 ‘공정방송 요구’를 지지한다.
우리 방송작가들은 현 정부 들어 지난 4년간, 그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침해당하는 현장을 직접 목도한 목격자들이다. 공영방송사의 경영진과 간부가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프로그램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유형무형의 통제를 받았다. 오더성 아이템이 수없이 떨어지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양심적으로 원고를 써야 할 방송작가들도 구성과 원고의 방향성을 수정해 달라는 외압에 시달렸다. 때문에 언론 본연의 비판정신은 위축되고 많은 프로그램이 관제방송으로 전락했다. 그런 방송을 왜 하느냐고 항의하는 시청자들의 분노 앞에서 방송작가도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방송작가는 방송사의 정규직이 아니다. 그러나 방송작가는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한 축이다. 때문에 방송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으로부터 우리 또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방송작가들이 KBS와 MBC, YTN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인 ‘공정방송 확립‘의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은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제공자이며 KBS, MBC, YTN의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여당은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운영의 주체로서 방송 파행을 막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임을 방기할 뿐 아니라, 오히려 방송 파행을 조장하고 있다면 이는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사상 초유의 방송 파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인식하고, 파업사태가 더 장기화되고 후유증이 더 깊어지기 전에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총력을 다 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지금 새롭게 출범하는 19대 국회에 요구한다. 권력에 의해 방송이 휘둘리지 않고 이러한 파업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방송 독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2012년 4월 30일 한국방송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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