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4월23일자 KBS교항악단 관련 기사(김성현 기자) 리드는 “KBS 교향악단 법인화? 해산? '악단 정상화안' 본지 입수”다.

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인 KBS 이사들은 자기들이 토의할 내용을 미리 조선일보에서 읽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조선일보의 KBS교향악단 기사는 이처럼 ‘입수’된 자료들에 많이 작성된다. 2012년 3월 16일 김성현 기자가 쓴 기사인 KBS교향악단을 '폭언 악단'이란 타이틀을 단 기사도 조선일보는 “본지가 입수한 KBS 교향악단 단원들의 대화 음성 파일에 따르면”이라고 기사가 되어있다. 여전히 의문이다. 조선일보가 ‘입수’한 것인지 아니면 시청자사업부가 건넨 자료를 건네 받은 것인지?

KBS 시청자사업부가 KBS 홍보실에 건넨 ‘보도자료’를 베끼는 언론들

지휘자 함신익으로 인한 KBS교향악단 파행사태를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들은 한결같은 보도를 내보내고 있을까? 의문이었지만 이내 밝혀졌다.

666회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취소라는 국립교향악단 역사포함 KBS교향악단 57년 역사 이래로 초유의 대형사고가 터졌지만 ‘KBS의 입장’은 “단원들의 폭력적인 행위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취소한다고 밝히고 환불과 보상절차에 들어갔다”는 내용으로 시작, “고의적인 연습 방해로 정기연주회 취소 시청자 사과”라는 기사리드(Lead) 제목도 친절하게 뽑고, 받아쓰기도 간편하게 'KBS'라는 주어(主語)도 반복 표기하면서 ‘온라인 오피스 KBS 홍보실’에 내걸고 http://office.kbs.co.kr/cyberpr/793005 해당기자들에게는 ‘보도자료’라고 내보냈다.      


KBS교향악단 연주회 취소에 대한 KBS 입장 | 보도자료  2012/03/08 11:11 
“고의적인 연습 방해로 정기연주회 취소 시청자 사과”
KBS교향악단 연주회 취소에 대한 KBS 입장

KBS는 오늘(8일)과 내일(9일) 열릴 예정이던 제 666회 교향악단 연주회를 단원들의 폭력적인 행위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취소한다고 밝히고 환불과 보상절차에 들어갔다. KBS는 연주회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일부 단원들이 오디션에 참여했던 동료 단원들에게 물을 뿌리거나 고압적인 언어폭력을 가하여 정상적인 연주회 연습이 불가능하게 돼 상임 지휘자인 함신익 음악감독이 제666회 정기 연주회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KBS는 일부 단원들의 폭력적인 행위와 고의적인 연습 방해로 외부에서 온 객원 연주자들이 연습을 포기하거나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태가 반복돼 결국 연주회 포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며 연주회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2월 정기연주회 연습 과정에서도 단원들의 폭언과 고압적인 연습 방해로 객원 플루트 수석이 연주회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피해단원의 부모가 KBS교향악단 단원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등 정기 연주회 준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KBS는 노사가 합의한 단원 오디션 집단 거부와 정기연주회 당일 연주회 연습 거부 소동 등 교향악단 파행이 지속되면서 결국 정기연주회 취소사태까지 빚어지게 됐다며 품격있는 시청자 서비스 목적의 공영방송 공적 책무가 차질이 빚어진 것에 대해 시청자와 관객에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2012년 3월 8일 KBS 홍보실

그러나, 단원들은 피를 말리는 고투(苦鬪)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바로 질러 말한다. KBS교향악단 파행사태를 한 달 이상 살펴본 결과, KBS 시청자사업부에서 KBS 홍보실로 건넨 ‘보도자료’는 사실부터 왜곡했다. KBS교향악단 단원들로 인하여 666회 정기공연을 취소한다는 지휘자 함신익과 시청자사업부의 발표는 거의 계략(計略)에 가깝다.

사실은, 어떡하든 정기연주회 파행은 막아내야 한다는 음악인으로의 자존(自存)과 KBS교향악단 일원으로의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정기연주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함신익과 KBS 시청자사업부에 맞선 교향악단 단원들의 노력은 3월 7일 오후 8시 50분경 ‘정기연주회 취소’라는 지휘자 함신익의 선언이 있기까지 단원들은 피 말리는 고투(苦鬪)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는 정기연주회 취소 빌미가 된 ‘폭언 사건’으로까지 말려들면서 이어졌고, 지휘자 함신익을 따르는 단원과 반대하는 단원 2인간의 종이 겁 물 뿌림 마찰이 구실이 되어 함신익을 따르는 단원들 4명이 연습장을 무단이탈하고 이를 방조하고 기획한 함신익은 ‘정기연주회 취소’를 선언하고 연습장을 떠나 잠적한 이후, 익일(翌日) 0시 35분까지 장장 16시간을 연습장을 떠나지 않고 정기연주회를 지키고자 했던 단원들의 눈물겨운 사투였다.    

따라서 정기공연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전말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KBS 홍보실에서 뿌린 ‘보도자료’ 내용은 다음과 같이 고쳐져야 맞다.

‘제 666회 교향악단 연주회는 시청자사업부와 지휘자 함신익이 카메라를 동원 연습중인 단원들을 무단으로 사찰 테러하는 등, 폭력적인 행위 등으로 인해 연습파행이 빚어졌고, KBS교향악단 단원들은 연주회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시청자사업부와 상임지휘자 함신익의 고압적인 카메라폭력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연주회 연습이 불가능하게 됐다. 심지어 상임지휘자인 함신익은 무슨 영문인지 정기연주회를 갑자기 취소시키는 무책임한 결정까지 내려 정기연주회 파행이라는 KBS교향악단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고 써야했다.

또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KBS는 일부 단원들의 폭력적인 행위와 고의적인 연습 방해로 외부에서 온 객원 연주자들이 연습을 포기하거나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태가 반복돼 결국 연주회 포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는 이렇게 똑바로 고쳐야 한다.

‘KBS교향악단은 시청자사업부와 상임지휘자 함신익의 고의적인 연습방해로 연주에 집중하고자 하는 단원들을 계속 자극시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단원 3명이 이틀에 걸쳐서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태가 반복되는 등, 연주연습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끝까지 정기연주회 약속을 지키기 위한 단원들의 노력은, 휴식시간에 연습실 밖에서 있었던 함신익을 반대하는 단원과 함신익을 따르는 단원들 간에 있었던 사소한 마찰을 핑계로 4명의 함신익 추종단원이 연습장을 무단이탈, 이를 방조한 시청자사업부와 함신익 상임지휘자로 인해 정기연주회 취소라는 KBS교향악단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로 바로 잡혀야 한다.  

KBS 홍보실 명의의‘보도자료’만 읽어보면 이것이 ‘보도’를 위한 ‘자료’가 아닌, 기자들이 받아쓰기 간편한 KBS 시청자사업부가 제공하는 사실관계를 무시한 ‘무료 기사’에 해당함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8일 오후부터 일제히 제목부터 그대로 받아썼고, 수도 셀 수 없는 매체들이 거의 그대로 베끼거나 또는 조금씩 윤색하여 ‘보도’가 됐고 ‘기사’가 됐다.

조선일보의 순발력이 가능한 이유

어떤 기자들은 전화기를 붙잡고 시청자사업부가 제공하는 ‘이야기’를 듣고 살을 더 붙였고  KBS 시청자사업부와 ‘관계가 원활한’ 기자는 ‘보도자료’가 공식적으로 나가기도 훨씬 이전 시간에 KBS 시청자사업부의 의도대로 기사를 내보기도 했다.

바로 조선일보 기사가 그런 경우다. “KBS 교향악단, 31년 만에 정기공연 취소 사태”라는 기사에서 “연주회 취소는 상임지휘자 함신익(55)씨가 결정했다. 7일 오후 리허설에서 단원들 사이에 폭언이 오가는 가운데 연습이 파행으로 치닫자 함씨는 "이 상태로는 정상적 연주가 힘들다"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함신익이 정기연주회 취소를 선언하고 떠난 후 단원들은 다음 날 3월 8일 0시 30분까지 연습실에 있는 동안, 불과 3시간 후 새벽에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는 정보를 입수하고 장문의 기사를 작성, 3월 8일 03시 03분에 인터넷에 기사를 띄웠다. 시청자사업부가 사전에 상황을 일러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시간이다. 

조선일보 보도, 사실 확인도 안한 기사쓰기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리허설에서 단원들 사이에 폭언이 오가는 가운데 연습이 파행으로 치닫자 함씨는 “이 상태로는 정상적으로 연주가 힘들다”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이 문장만 보면 리허설 중간에 단원들이 집단적으로 폭언을 해서 리허설 진행이 불가능했고, 때문에 함신익은 취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실은 “리허설에서”가 아니라, 휴식 시간에 연습장 밖에서 함신익을 지휘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원과 함신익 편에 선 단원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 발생한 마찰이었고, 다수의 “단원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두 명의 단원 사이에 있었던 다툼이었다. 
 
기사 입력시간을 보면 KBS 홍보실에서 공식 ‘보도자료’가 나가기 8시간도 더 이전인 8일 새벽이고, 지휘자 함신익이 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음악감독으로 “연주회 취소”를 결정한다고 단원들 앞에서 말한 7일 밤 8시50분경에서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바로 기사작성을 한 것이 된다. “음악계의 시각”과 나름의 해설까지 곁들인 이 기사는 한밤중 시간에 KBS 시청자사업부의 ‘안내’나 ‘설명’없이는 기사쓰기가 쉽지 않은 내용이다.
     
지휘자 함신익과 단원들 간의 문제를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음악적 이력의 차이가 숨어 있다는 것이 음악계의 시각이다”라고 하면서 예의 익명성인 “음악계의 시각”을 빌어 왔다.

“지휘자 함씨는 건국대 음대를 나와 미국 유학을 떠났고 1995년부터 예일대 교수로 재직, 학교 오케스트라인 '예일 필하모니아'를 이끌어온 자수성가(自手成家)형 음악인이다. 반면 KBS 교향악단 단원들은 서울대 출신이 40%, 연세대 21%, 한양대 12%로 국내 명문 음대 출신 비중이 높다. 국내 음악계에서도 엘리트주의나 자긍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단원들이 함씨의 학력이나 경력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는 배경에는 이러한 '문화 코드의 충돌'이 있다는 것이다.”라는 대목에서 보듯이, 단원들이 함신익을 ‘건국대출신박대’ 한다는 출처 불분명한 ‘설’을 깔고, 함신익 이력과 경력의 거짓을 지적하는 단원들의 문제제기를 “음악적 이력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 코드의 충돌”이라고 짐짓 ‘문화적’으로 단정 짓고 있다.

실제로 교향악단에는 경희대, 이화여대, 경원대, 전남대, 계명대, 목원대, 추계예대출신도 있고 연주력이 뛰어나 단원들의 인정을 받는 타악기 여성주자는 입단 시에 고교출신으로 한세대를 중퇴한 단원이며 외국에서 학교를 나온 단원 등, 단원을 선발할 때나 같이 연주를 함에 있어서 출신 학교나 학력이 문제가 된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단원들의 말은 아예 취재 자체에서부터 제외됐다. 기사는 교향악단 단원들과 함신익 간의 갈등 원인이 함신익이 국내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원들이 함신익의 상임지휘자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함신익이 음악적 역량이 현저하게 부족하고, 본인과 친분이 있거나 특정대학인 미국 예일대학과 관련된 지휘자와 협연자들을 집중적으로 무대에 올림으로써 KBS교향악단을 사유화하고 연주의 질을 저하시켜 왔으며, 경력과 이력이 불분명하며 지휘 실력을 신뢰할 수 없는데도 단원들에게 부당 징계를 남발하고, 자신의 뜻대로 교향악단을 재편하려는 의도로 오디션을 시행했었기 때문이란 사실은 기자의 시각에선 가려져 있었다.

“6~7일 리허설도 객원연주자 섭외문제 등을 놓고 지휘자와 단원들이 팽팽히 맞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마치 중립적인 입장인양하면서도 작년 8월 객원연주자의 섭외를 지휘자가 하겠다고 시청자 사업부는 공문까지 보냈고, 이후부터는 객원연주자의 섭외를 지휘가가 맡아왔음에도 불구하고, 666회 정기연주 연습 때는 객원연주자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지휘자가 연습실에 나타나지도 않은 일은 언급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연습파행의 책임이 지휘자에게 있음을 결과적으로는 감추었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교향악단 안팎에서는 ’누가 정치권과 연을 대고 있다‘는 식의 얘기도 흘러나온다.”고 했는데 정작 정치권에 연을 대고 있는 사람은 최고 권력의 낙하산인 함신익이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지휘실력과 무관하게 임명된 일은 국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57년 역사상 함신익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고 앞으로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상대 비교의 조선일보 오류, 서울시향은 KBS교향악단의 ‘모델’일 수 없다.    

또 기사에서 “서울시향은 지휘자 정명훈 영입과 법인화를 통해 약진했지만 '정상'을 자부했던 KBS교향악단은 정체와 답보에 머물렀다.”고 썼다. 그러나 사실 언론에 비치는 정명훈의 서울시향과 실재 내용은 다르다. 이는 ‘서울시향과 정명훈 문제’를 제기한 필자의 6차례에 걸친 글과 <미디어오늘>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졌기 때문에 굳이 재론하지 않겠다.

(http://www.kimsangsoo.com/g4/bbs/board.php?bo_table=news01&wr_id=790&page=1)

다만 서울시향식의 ‘법인화’ 실체란, 정명훈이 서울시와 2005년 1월 12일에 작성된 서울시와의 2008년까지 1차 '위임계약서'를 보면, 정명훈은 “단원 선정, 단원의 위·해촉, 단원평가를 포함한 고과, 상벌에 관한 사항의 인사위원회 심의 요구,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임명, 객원지휘자 및 협연자 초청계획 수립, 연주곡목 선정, 서울시와 합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한 거부” 등, 어떤 나라 어디 예술단체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나 지휘자도 누릴 수 없는 절대 권력을 지니고 노조도 인정하지 않는 식의 민주적 운영과는 거리가 먼 시향 전체를 사유화한 잘못된 ‘법인화’다. 시장이 임명하는 자리인 시향대표를 정명훈 측에서 임명했단 사실이 사유화를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다.

연주의 질이 좋아졌다지만 정명훈이 지휘할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날라 온 외국인 연주자를 요소요소에 배치해 정명훈이 서울시향을 그만둔 이후엔 바로 절름발이식 오케스트라가 되는 ‘법인화’란 크게 잘못된 ‘법인화’다.     

이렇듯 조선일보의 기사는 KBS교향악단 제 666회 정기연주회 파행을 보도함에 있어서 균형 있는 시각을 빠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왜곡에 있어서 가장 결정타는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KBS 시청자사업부 일방의 입장에서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에 있다. 이는 필자가 여기 <미디어오늘>에 연재하고 있는 ‘KBS교향악단 파행실체’ 시리즈 글을 본다면 666회 정기연주회 취소파행의 내막을 알 수 있다.

조선일보 기사의 편향, 오독(誤讀)을 유발한다.

KBS교향악단 소식을 자주 다루는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는 그럼? 정확한 사실에 기초하여 교향악단 기사를 제대로 쓰고 있는가? 2010년 3월 18에 그가 쓴 기사다.

“대전시향 이끌었던 예일대 교수 7년째 공석 상임지휘자 후보에-”
“단원들 "일방적 결정" 반발 시위… 법인화 추진 신호탄으로 여긴 듯”

“회심의 승부수일까, 장고(長考) 끝의 악수(惡手)일까. 7년째 '상임지휘자 공석(空席)'으로 남아 있던 KBS 교향악단이 최근 차기 상임지휘자 선정위원회에서 대전시향 상임지휘자를 지낸 함신익 예일대 교수를 단수(單數) 후보로 추천했다. 최고 경영진의 결재만 남겨둔 상황이지만, 단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함신익씨는 건국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 대학과 이스트먼 음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으며...” (중략) “KBS는 함씨가 대전시향 재직 때 국내에서 좀처럼 연주되지 않던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힙합 세대를 위한 악기 올림픽' '퀴즈! 퀴즈! 가족 음악회' '청바지 연주회' 같은 관객 친화적 프로그램을 통해 청중 개발에 앞장선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함신익은 미국 이스트만 박사를 취득한 일도 없으면서 1992년부터 2007년(2007년 7월 26일, 27일)까지 15년 동안 있었던 19번의 KBS 연주회 지휘 때 프로그램에 ‘이스트만 박사’라고 기재했고, 1992년 6월7일 방영된 KBS '일요객석'에서는 자신의 입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라고 말했다. 그는 신정아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15년간 줄곧 자신의 프로필에 '이스트만 박사'라고 기재했다. 2003년 출판사 김영사에서 ‘다락방의 베토벤’(함신익 지음)이란 책의 저자소개란엔 이스트만 박사라고 표기했다가 신정아 사건이후 말을 바꿔 전면 개정판으로 2008년 7월에 재 출판된 ‘예일대 명물교수함토벤’ 이라는 책에서는 “나는 박사학위도 없다”고 개정판 책에 새로 페이지로 장(章)을 넣어 고쳐 썼음은 지난 글에서 이미 나는 지적했다.

이런 식인데,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는 “함신익씨는 건국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 대학과 이스트먼 음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으며...”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석·박사 과정을 밟았으며”라는 기사는 조선일보 독자들에겐 오독의 여지가 충분하다.

여기에 “대전시향 재직 때......'퀴즈! 퀴즈! 가족 음악회' '청바지 연주회' 같은 관객 친화적 프로그램을 통해 청중 개발에 앞장선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과 대전시향에서 6년간 있으면서 대전시향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그의 자취와 대전시향 전 현직 단원들의 평가와 문제제기를 줄곧 KBS교향악단 단원들도 해오고 있는 터였는데도 그는 이런 사실을 귀담아 듣고 추적하기는커녕 ‘그랬다더라’로 일관하고 있다.

기사는 ‘작문’ 돼서는 안 된다.

작년 2011년 10월 21자 조선일보 김경은 기자의 기사도 보자, “KBS교향악단, 경쟁기피 공기업 행태 빼닮다” “단원들, 새 지휘자와 갈등… 한때 공연 보이콧 움직임. 60세 정년 보장된 단원들” "오디션은 통제수단" “바이올린 포지션 바꿔도 "새 테크닉 연습 싫다" 꺼려”

위 기사는 “정년 보장된 단원들”이 정작 몇%나 정년을 채우고 나갔는지에 대한 사전조사가 전혀 없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년 보장”됐지만 60세가 아닌 61세이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연주자 특성상 “정년”을 채운 경우는 “1981년 국립교향악단에서 KBS로 이관된 후 191명의 퇴사자 가운데 단 19명만이 정년퇴임했다.”고 나는 이미 지난 글에서 썼다. 그리고 나는 “차라리 KBS교향악단은 단 한번도 '철밥통'이었던 적이 없다. 오케스트라 화음을 내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마가 필수다. 신체적인 이상이나 화음을 못 맞추는 현상이 생기면 연주단원 스스로가 물러나는 것이 오케스트라 단원구성 생리(生理)다.” 딱 10%만 “정년 보장”을 받았다. “그래서 KBS교향악단을 두고 '철밥통'이란 말은 성립 자체가 안 된다.”고 했다.

‘철밥통’이라지만 그 ‘철밥통’을 끼고 살기엔 음악연주자는 연주상황이 허락되지도 않는다. 연주 때마다 최선의 기량을 보여야 화음을 만드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도 “정년 보장”은 법적으론 보장되지만 현실에선 꿈이다.

이런 현실인데 김은경 기자가 쓴 “KBS교향악단, 경쟁기피 공기업 행태 빼닮다”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바이올린 포지션 바꿔도" “새 테크닉 연습 싫다" 꺼려”라는 기사는 오케스트라 편성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기사오류며 KBS교향악단 그 누구도 “새 테크닉 연습 싫다"는 식으로 말한 사실 없다. 누가 전한 일방의 얘기를 들은 ‘작문’이다. 

조선일보는 “KBS교향 정기회 취소 이면엔… 객원 섭외로 갈등 빚던 단원, 직원에 '죽여버린다' 폭언 음성파일 나와 KBS 감사 착수”라는 부제를 달고 “본지가 입수한 KBS 교향악단 단원들의 대화 음성 파일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5층 연습실 내 사무실에서...” (중략) “외부 객원 단원이 불참 의사를 밝히자 책임 소재를 놓고 두 사람이 언쟁을 벌이던 중에 폭언이 나왔다. 말다툼으로 사태는 악화됐고, 7일 밤 상임지휘자 함신익(55)씨는 연주회 취소를 선언했다는 게 KBS 측 설명이다. 이 녹음을 들은 KBS 이사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나오는 폭력배의 말 같았다"고 말했다.”라고 기사로 썼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는 시청자사업부 측의 코멘트, ”KBS 교향악단 운영진은 "악단이 일부 강성 단원들의 사유물로 전락했으며, 언어폭력이 만연해있는 증거"라고 말했다.”로 마감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자는 가장 큰 팩트를 놓치고 있었다. 바로 지휘자 함신익과 시청자사업부가 저지른 카메라를 동원한 단원을 향한 폭력, 그것 말이다. 

KBS 시청자사업부와 조선일보

KBS교향악단 운영 실무를 맡고 있는 시청자사업부가 KBS 사내 게시판인 Kobis에 음성 파일과 동영상 파일을 올려 KBS 사내 전체 직원들에게 KBS교향악단 단원들의 이미지를 공공연하게 실추시키고, KBS 이사회 회의 중에서까지 음성 파일과 동영상을 돌리고, 심지어 ‘보도자료’로까지 만들어 전 미디어에 교향악단 이미지를 파괴시키려한 악의적인 결정을 한 내막적인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이었을까? 더군다나 자사의 자산이자 국가음악예술의 대표기구이자 문화예술자산인 KBS교향악단의 사회적 가치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충분한 정도의 구체성이 있는 불법 획득 영상물을 공공연하게 공표한 이유는(대법원 2003. 1. 24. 선고 판결참조) 대체 뭘까?

KBS교향악단 단원 1인의 연습장 밖에서의 실수를 크게 부풀려 조선일보에 ‘폭언 악단’이라고 전체 악단이 매도되고 불리어져야만 KBS의 공영성 공익성에 부합한다고 시청자사업부 부장은 착각한 것은 아닌가?    

KBS 직원내부 게시판, 유독 조선일보기자는 열람이 가능한가?

그리고 KBS 외부인들, 심지어는 교향악단 단원들도 글을 올릴 수 없는 KBS 내부 게시판 KOBIS에 올라온 음성 파일을 외부인인 조선일보 기자가 어떻게 입수했을까? 조선일보 직원들 내부 통신망에 KBS기자는 임의로 파고들 수 있을까? KBS 시청자사업부 그 누군가가 그 파일을 조선일보 기자에게 건넨 건 아닐까?

조선일보 기자가 들은 음성파일은 단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교향악단 운영부서인 KBS 시청자사업부가 획득한 ‘전리품’인가?

"악단이 일부 강성 단원들의 사유물로 전락했으며, 언어폭력이 만연해있는 증거"라고 “KBS 교향악단 운영진”은 조선일보 기자에게 꼭 그 파일을 들려줘야 할 만큼 중요한 “증거”였고, 조선일보에 의해 KBS교향악단을 ‘폭언 악단’이라고 교향악단 전체를 매도하는 기사를 유도해야할 만큼 KBS 시청자사업부는 그렇게 사정이 절박했는가?

‘보도자료’를 읽으면서 나는 기이하다고 느꼈다. KBS 시청자사업부는 KBS교향악단을 흠집 내는 내용을 ‘보도자료’라고 퍼트리고, 전체 KBS 직원 사내 통신망에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자기들 내부문제를 드러내어 널리 알린 다는 것은? 정기연주회 취소라는 유사 이래 대형 사고를 교향악단 ‘단원’들 탓으로 황급하게 돌리기 위함일까? 아니면 ‘보도자료’ 내용에 썼듯이 “품격있는 시청자 서비스 목적의 공영방송 공적 책무가 차질이 빚어진 것에 대해 시청자와 관객에” 공영방송으로의 “공적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정직’하게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책무” 때문일까?

그렇다면? 이 ‘무료기사’는 정확한 사실(팩트)에 근거한 ‘정직’한 내용으로 정말 제대로 작성된 것일까? 한치 빈틈없이 사실관계에 정확하고 적확(的確)했는가?

KBS에 묻는다, 누가 KBS의 명예를 훼손했나

KBS 홍보실은 시청자사업부가 제공한 ‘보도자료’에는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정직’한 ‘자료’인가를 따져 묻지도 않고 그대로 'KBS 홍보실‘이라는 성명으로 발표해도 되는가?

그래서 가뜩이나 KBS에 대한 공정방송시비가 끊이지 않고 ‘낙하산사장’으로 국민들한테 비판받고 있는 시기인데 KBS 시청자사업부가 건네준 ‘보도자료’를 그대로 홍보해서 KBS 홍보실은 자사가 바라는 방향으로 제대로 홍보가 됐는가? 전혀 아니지 않는가? 결국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무료기사’를 배포, KBS의 명예를 훼손한 것밖에 더 있는가?  

조선일보 보도의 오류나 왜곡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럼? 왜? 이런 왜곡과 오류가 일반화 된 것일까? 또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도 KBS교향악단 기사는 왜곡과 오류가 넘친다. 다음 회에는 중앙일보를 집중해서 살피고 동아일보도 같이 보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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