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100여 명이 18일 회사의 계약직 기자 채용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 기자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보도국에서 검은 옷을 입고 피켓 시위와 연좌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1년 계약직 기자 채용은 사측의 입맛에 맞춘 땜질식 뉴스들을 양산할 것"이라며 회사에 채용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최형문 기자회 대변인은 "임시직이 쓴 뉴스를 프리랜서 앵커가 읽어 방송 시간만 늘리는 게 과연 MBC 뉴스가 정상화 되는 것이냐"며 "파업에 불참하는 선배들은 도대체 '임시직 채용'도 못 막고 뭐하고 있는지 참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들은 또 "임시직을 선발하려면 간부들부터 계약직으로 전환한 뒤 기자들을 뽑는 것이 마땅하다"며 "임시직 기자 채용의 폐단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는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황헌 보도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회사가 앞서 선발한 계약직 기자의 리포트는 연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FTA 편파 보도와 이자스민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 관련 뉴스의 트위터 의견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자들은 회사가 계약직 기자 선발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보도국에서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시위 도중 보도국에 남아 뉴스를 제작하고 있는 간부들은 파업 기자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는 등 고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에 따르면 박승진 정치부 차장은 조합원들이 정치부 책상에 앉아 침묵시위를 벌이자 "업무 방해니까 나가, 정치부 아닌 사람 다 나가!"라며 고함을 쳤다.

김장겸 정치부장과 문호철 부장대우도 보도국 농성을 카메라에 담던 영상기자들에게 "찍지 말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지난 17일 취재기자 20명, 뉴스진행PD 2명, 글로벌사업본부 4명, 드라마 PD 2명, 회계 1명, 제작카메라 1명 등 총 30여 명의 1년 계약직 직원을 채용한다고 공지해 파업 중 대체인력 투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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