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사업부의 교향악단 운영에 있어서 직무유기

시청자사업부 명의로 KBS 직원내부 통신망인 KOBIS에 올린 글을 통해서 시청자사업부는, (KBS교향악단 단원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KBS 내부통신에 글을 써서 올릴 수 없음은 이미 지적했다) “요즘 저희 교향악단 문제로 많이 시끄럽습니다. 우선 운영부서 입장에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면서, “단원들의 집단행동이 도를 넘어섰고, 왜곡된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확한 사실을 알려드릴 필요성을 느낍니다.”라고 말하면서, 시청자사업부 자신들의 소통능력 무능을 사내 전체에 공지한 바 있다.

올린 글을 보자면, 그동안 시청자사업부가 교향악단운영 실무부서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실토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다. 단원들이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는 차원이 아닌, 처음부터 운영부서로서의 자질을 의심 받는 “왜곡된” 역할을 시청자사업부가 하고 있었음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정기연주회를 볼모로 회사를 압박하지만 운영부서인 시청자사업부는 그동안 단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객원 섭외 뿐 아니라 악기 편성 등 음악적인 문제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고” (교향악단 운영부서로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을 방기했음을 스스로 자인)


“음악적인 문제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2006년부터 상임지휘자 공석, 오케스트라 기본편성에서 정원 30여명의 부족 계속방치, 이후 2010년 7월 자격미달 상임지휘자 선정으로 계속되는 파행, 작년에 들어서야 겨우 단원 7명만 새로 보충, 이런 사실들은 오케스트라 기본편성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를 위한 업무의 배임, 예산해결 노력 없는 직무유기로 KBS 김인규 사장체제에서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가치이해와 인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뜻한다)

“객원섭외는 수십 년간 단원들의 업무였다.” (운영규정 상 단원들에게는 객원연주자 섭외의 의무가 없다. 연주자 개개인은 자신의 연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혼신으로 자기가 맡은 연주에 집중한다. 이것은 오케스트라 운영의 기초다. 다만 좋은 연주를 위하여 객원섭외의 능력이 없는 운영부서를 대신, 그동안 단원들이 객원연주자를 섭외해 왔다.)

“만약 운영부서에서 객원섭외를 해야 했다면 별도의 전문 인력과 조직, 예산이 투입됐었을 것이고” (이는 시청자사업부 자신들이 “전문인력”이 아님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며, 예산의 미비 등으로 전문조직을 갖추지 못했음을 말하는 것이자, KBS 자체가 교향악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기본직무가 망실되고 있었음을 뜻한다)

“KBS교향악단은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타 교향악단에 내주었다는 것이 음악 전문가들과 애호가들의 일반적 견해입니다. 참고로 서울시향은 지난해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인 독일의 도이치 그라모폰과 음반을 냈고 영국 에딘버러 축제, 독일 브레멘 뮤직 페스티벌을 포함한 4개의 세계적인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KBS 시청자사업부 스스로가 얼마나 무능한 사업부인지를 자신들이 나서서 공개하는 수치스런 발표문 내용이다. “KBS교향악단은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명성을 날렸지만”에서, 지금 KBS교향악단 단원 구성은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그 구성원 그대로의 그 멤버들이다. 오케스트라 정원도 30여명이나 결원 상태로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6년 이상을 단원들이 객원연주자를 구하면서 연주의 질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은 상찬 받아야할 일이다. 이런 실정을 방치하다시피 한 오케스트라 경영실태에서 비전문가들이 운영사업부를 통해 들락날락하며 교향악단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현실이 바로 근본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툭하면 서울시향을 무슨 대단한 성과처럼 부풀려 비교해서 말하는 습성에 익숙한데, 이는 서울시향의 실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음반사에서 음반을 낸다는 것은 음반사가 제작비 부담을 책임지는 게 국제적인 일반 거래상식이다. 그러나 연주료·지휘료·녹음료 등 제작비 1억5000만 원 이상을 서울시향이 부담했고, 서울시향 예술자문역 마이클 파인은 1년에 서울을 4번에서 6번 들어오고 1억5000만원을 5년간 지속적으로 받았다. 그는 도이치 그라모폰사의 부사장을 지냈다.


서울시향 유럽투어에서 정명훈은 회당 4244만7000원, 4회 총 1억6978만8000원을 받았고, 전체 단원 105명의 4회 연주비 총액이 정명훈 1회 연주비 절반인 2520만원이었다. 공금의 지출로는 비상식적인 지출이다. 그리고 한국 언론에 대서특필된 유럽투어는 KBS 시청자사업부가 말하는 식인 “세계적인 행사”도 아닐뿐더러, 서울시향이 세금을 들여서-13억 투입- 경비로 나간 행사다. 서울시향 작년 한 해 관객수입은 딱 11억 원이다. KBS교향악단 관객수입과 큰 격차도 아니다. 서울시향이 법인화되고 KBS교향악단 연간 80억 원 보다 더 많은 연간 100억대, 작년에만 130억 원이 예산으로, 서울시향은 그 많은 돈을 지출하고도 회당 유료관객이나 성과가 정명훈 영입 8년 동안 지금 수준이란? 이 같은 수준의 운영이라면 이건 정상적인 운영체제라 할 수 없으며 경영평가로는 어떤 시뮬레이션을 동원해도 정상경영이라 할 수 없다.

더구나 오케스트라는 화음의 어울림을 통한 단원들의 앙상블이 핵심이다. 그러나 지금 서울시향은 단원 위촉과 해임이 전적으로 1인 정명훈의 결정에 달려있다. 단원들은 일체의 불만을 얘기할 수 없는 구조다. 내용적으로도 서울시향 전체 운영을 정명훈에게 내맡기다시피 한 특권적 지위를 부여, 의사소통이 원활할 수 없는 구조란 단원들에게는 숨 막히는 시스템이고 그런 상황에서 단원들로부터 좋은 연주가 나오기란 어렵다.

공석인 수석연주자를 오랜 시간 정하지 않고, 외국의 연주자를 필요에 따라 마치 객원지휘자 초청하듯이 경비 일체를 지불하고 들여와 연주하게 하고, 정명훈과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Roussev)는 지금 정명훈의 청으로 서울시향 악장을 같이 맡고 있다. 오케스트라 악장이 그 도시에 상주하는 연주자가 아니고, 연주 때만 잠시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는 경우란 국제적인 오케스트라 운영방식엔 없다. 악장도 그렇지만 연주 때마다 전체 오케스트라 연주자 편성에 15%나 외국인으로 연주자를 충원하는 등, 결국 정명훈 본인이 지휘하는 연주에는 외국인 연주자들을 불러들여 집중적으로 연주 예산을 들이는 식이다. 정명훈이 어느 날 외국인 연주자들과 협연자들을 데리고 서울시향을 떠나게 되면, 서울시향은 바로 절름발이 오케스트라가 된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체제의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이 이런 식으로 상임지휘자와 예술감독을 이행한다면, 결국은 교향악단 역량과 수준은 전체적으로 정체(停滯)를 맞기 마련이다. 따라서 서울시향을 발전모델로 의식하는 KBS 시청자사업부의 인식은 크게 잘못되고 그르친 것이다.)

교향악단 운영에 전문성이 없는 조직 계통 성원

KBS교향악단 운영 전반에 있어서 최종책임을 지고 있는 시청자본부 박갑진 본부장은 국회 사무총장 비서관 출신으로 한국방송공사 공주방송국 업무부장, 대전방송총국 총무국 국장, 경기북부 사업국 국장, 광고팀 광고운영담당 부주간, 라디오제작본부 라디오제작운영팀 팀장, 인적자원실 실장을 맡았다가 김인규 사장체제에서 2011년 1월 시청자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그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음악예술기구의 대표성을 지니는 KBS교향악단 운영에 있어서는 그 어떤 전문성도 그에게 찾을 수가 없다.

시청자사업부의 상급기구인 시청자권익보호국의 양원석 국장의 경우도 거의 같다. 1985년 지역국 공채(전북권)로 입사, 편성국 차장, 뉴미디어국 부주간, 위성제작국 위원, 외주제작팀 부장, 사회공헌부장 등으로 재직, 교향악단 운영의 전문성과는 아예 거리가 멀고, 2011년 7월에 시청자사업부 부장을 맡아 교향악단 업무를 실무책임 맡은 지 아직 1년도 안 된 이재숙 시청자사업부장은, 1983년 입사해 스포츠부, 경제부, 과학부, 국제부, 문화부장 등을 역임했지만 약 111회 이상의 리포트 취재기사 중 교향악단 취재경험은 없다.

경제부 기자로 일하다가 ‘교향국악팀장’을 맡은 지 이제 겨우 2개월째인 윤양균 팀장, 전혀 교향악단 운영에 있어서 전문가일 수 없다. 20년에서 30년 이상을 KBS교향악단 단원으로 연주하고 있는 음악예술가들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회사”, “조직”, “조건”, “항명” 등을 입 밖에 내면서 예술가들에게 소리치는 모습이란, 이제 겨우 두 달째 ‘교향국악 팀장’을 맡고 있는 이의 이 모습이야말로 총체적인 ‘KBS경영난맥상현실’ 바로 이것을 실증한다. 그리고 결국 KBS교향악단 운영을 총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김인규 현 사장의 KBS교향악단 파행사태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정기연주회를 강제 취소당한 KBS교향악단 단원들 현실은 ‘음악을 지키지 못하고 빼앗겼다’는 자괴감으로 괴로워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사실은 삶 자체인데, 이는 삶을 파괴당했다는 상실감에 더할 수 없는 괴로움으로 지금 지새고 있다.  

71명의 단원에게 부당징계 내린 함신익과 징계위원회는 도리어 처벌받아야 할 대상
   
교향악단 파행의 원인제공자이자 귀책자인 함신익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KBS는 단원들의 오디션 거부와 2012년 2월 7일의 기자회견을 이유로, 2012년 3월 13일 3명의 해촉(파면)을 포함한 71명의 단원을 중징계 했고, 3월 28~29일에 있을 예정이었던 제667회 정기연주회까지 단원들에겐 아무런 사전 통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시켰다. 마치 교향악단 주인이 시청자사업부이고 2년 6개월 한시적 계약으로 상임지휘자 역할을 하고 있는 함신익이 KBS교향악단 주인이라도 된 양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부임이후 시작된 3차례의 징계 등은 전적으로 부당징계이다.  모든 징계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먼저 오디션 거부는 중앙일보 2012년 3월18일 인터뷰에서 이미 함신익이 속내를 밝혔듯이, “KBS는 기강을 잡아야 한다며 나에게 오디션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글에서도 이미 필자는 얘기했지만,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오디션이란 교향악단 운영방식에서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평상시에 단원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지휘자가 그때마다 실력을 가늠하는 ‘상시평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욱이 함신익이 오디션 심사자로 데리고 온 사람은 KBS 교향악단 오디션에서도 떨어진 클라리넷 주자인데, 오디션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이 수석단원과 부수석단원을 심사하겠다고 하는 식의 오디션이란? 그런 식의 오디션으로 “기강을 잡는” 오디션이란?

이는 아예 오디션으로 성립자체가 안 된다. 이런 식의 오디션에 대한 거부는 너무나 정당한 거부다.

또한 2012년 2월 7일 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KBS교향악단 비상대책위원회’ 명의의 기자회견을 문제 삼아 징계를 한 사실도 부당하다. ‘KBS교향악단 비상대책위원회’는 KBS교향악단이 존폐의 위기에 빠진 현실에서 자구의 노력으로 마땅하게 지니는 성명권의 의사자치권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의 차원에 있다. 일반적으로 자신과 분리할 수 없는 인격적권리를 내용으로 하는 인격권은 인간의 자유로운 발현에 관한 권리로서 헌법 제10조에 근거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조항이 인격권의 근거임을 헌법재판소는 뚜렷하게 판시하고 있다.

인격권의 침해가 있으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인정된다.(750조) 아울러 KBS교향악단은 사회적 명예를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명예에 대한 침해는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게 된다.

‘KBS교향악단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은 인격권으로서의 명예의 보호와 헌법 제21조에 의한 정당한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원칙을 천명한 기자회견이었다. 따라서 기자회견을 이유로 한 징계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하고 징계권을 남발한 함신익과 징계위원회는 권한남용으로 도리어 처벌대상이 된다. 

KBS는 아직도 함신익을 싸고 돌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사업부는 모든 문제의 원인제공자인 함신익을 끝까지 옹호하며 진실을 왜곡하는 ‘보도자료’를 각 신문사에 뿌려 여론을 왜곡형성하고, 국내 최고 연주자 단체인 교향악단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언론인의 양심을 아예 포기한 사장과 임원들은 그렇다 치자. 그러나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지키고 가꿔가야 할 직원들, 특히 기자나 PD들은 최근의 교향악단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교향악단은 국가의 문화자산이자 KBS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자산을 ‘지원’하고 존중해야할 직접적인 역할을 맡은 이들이 도리어 KBS 자산을 파괴하고 있다. 특히 KBS교향악단의 음악예술인들을 캠코더로 ‘채증’한 상임지휘자 함신익과 시청자사업부 부장 이재숙, 팀장 윤양균, 그리고 시청자사업부 감독책임을 맡은 시청자권익보호국 국장 양원석, 교향악단 운영 전체책임을 진 시청자본부장 박갑진, 그리고 총체적 책임을 진 김인규 사장은 KBS교향악단 역사에 영원한 오점(汚點)으로 기록될 것이며 사법적 책임을 피할 도리가 없다. 

KBS교향악단 비상대책위원회 최봉락 위원장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김인규 사장은 단원들에게 함신익이 ‘임기가 남았으니 조금 기다려보자’고 이야기 하는 태도는 틀렸다. KBS에 정말 화가 나는 게, 수신료 인상 거론할 때 우리를 그렇게 활용해 놓고 이 문제에는 나 몰라라 한다. 우리가 KBS 수신료 홍보단으로 전국 곳곳을 돌면서 연주회를 했다. 필요할 때는 그렇게 내세우더니…. 지금은 지휘자와 한통속으로 사안을 왜곡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문화관광위원회위원으로 일했던 손봉숙 전국회의원의 진술은 유용하다. 여기에 인용한다. 

“KBS가 수신료 인상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면서 내세운 '공익적 역할' 중의 하나로 '국내 최고 수준의 교향악단 운영'을 꼽았다. 이 대목을 보면서 2006년 국정감사 때 내가 지적했던 'KBS 교향악단의 법인화' 문제가 불현듯 떠올라 KBS 경영진의 진정성이 의심될 지경이었다.

KBS는 2005년부터 경영혁신을 단행하면서 '법인화'를 통해 교향악단을 퇴출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1981년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키우자는 명목으로 국립극장으로부터 교향악단을 이관 받았지만, 적극적 투자는커녕 시간이 흐를수록 교향악단은 KBS 내의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해 갔다.

KBS는 교향악단에 매년 8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데 비해 수익이 낮아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재단법인으로 독립시키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교향악단에 대한 투자 대비 수익이 낮은 이유는 교향악단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운영 주체인 KBS측에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향악단의 수익구조를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이 부재했다. 제대로 된 마케팅 전문가도 없이 시청자사업팀의 일부가 교향악단의 사무를 지원하는 등 주먹구구식 운영이 지속되었다. 단원들의 급여는 KBS 직원의 2/3 수준으로 동결하고, 수년 째 상임지휘자는 공석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교향악단의 수익구조가 나아질 리는 만무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사가 시청자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송을 통해 교향악단의 연주를 들을 기회조차 봉쇄당했다. 2000년 이후 지상파 KBS 채널을 통해 교향악단의 연주가 방영된 적은 단 한건에 불과했던 것이다.

KBS는 국내 최고 수준의 교향악단이라는 문화적 재원을 갖고도 시청자를 위한 문화적 서비스는 커녕 오히려 교향악단의 질을 저하시키는 등 부실운영을 해왔으면서도 법인화를 통해 그 책임을 모면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나는 KBS가 추진하는 교향악단의 법인화 작업은 두 가지 점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나는 KBS교향악단은 국민의 재산이라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국민의 재산을 공익적 차원에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지금이라도 교향악단이라는 문화적 재원이 시청자의 문화 향유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상파 채널에 정규프로그램을 개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청자를 위한 공적 서비스로 교향악단을 활용하는 동시에 수익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하고, 교향악단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최고의 재원을 갖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교향악단에 대한 경영진의 마인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는 하지 않고 수익만 노리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미 이런 점을 지적한 바 있던 나로서는 KBS가 수신료 인상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교향악단에서 찾고 있는 것이 이율배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해왔던 교향악단을 수신료 인상을 위한 설익은 미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이 대목을 지적했을 때 KBS 사장 역시 교향악단의 퇴출을 모색하다 마치 속내를 들킨 기분이었을까? 이번만 덮어주면 다음에는 잘 하겠다는 식의 정서적 구걸로는 수신료 인상이라는 과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KBS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자, 누가 과연 666회 정기연주회를 파행시켰는가?

아래는 한 단원이 ‘3월7일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연습, 연습실 당시 오후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을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올린다.    

3월 7일 오후 연습실 상황, H 단원의 요약 

1.지휘자가 오전에 연습을 못했으므로 연습이 밤까지 계속 되도 되겠냐고 물어봤고 단원들은 밤12시까지도 얼마든지 연습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다만, 밤늦게까지 남아있을 수 없는 객원연주자가 있으므로 협연자의 양해를 얻어 편성이 작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나중에 하고, 바르톡을 먼저 하기로 했는데 (오후 2시), 그때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가 갑자기 점심 먹은 것이 체해서 의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베토벤 연주에는 베이스 트럼본이 필요 없었기에)
 
2. 갑자기 연습곡이 바뀌고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가 연주를 해야 할 상황이 되자, 한 단원(A)이 의무실로 급히 내려가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를 데리러 갔는데, 그때 시청자 사업부 윤양균 팀장이 의무실로 내려와서 급하게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를 KBS관용차로 병원 응급실 (여의도 성모병원) 로 데려가 버렸다.
(그때 그 병원 응급실에는 우리 단원들이 먼저 가서 누워 있었는데, 그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의 상태가 응급실에 올 만큼 위중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윤양균 팀장이 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음)
 
3. 그러자 지휘자는 이번엔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가 없다고 또다시 연습을 못하겠다며 연습실에서 나가 버렸다. 급체를 했다고 사내 의무실에서 쉬고 있던 베이스 트럼본 객원연주자를 연습 순서를 바꾸어 필요하다고 해놓고서는 병원 응급실로 빼돌리고, 그 객원연주자가 없다고 또 연습을 못하겠다는 지휘자를 단원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고.  
 
4. 어찌되었던 오전의 연습파행에 이어 시청자사업부 팀장이 거의 의도적으로 객원을 빼돌려서 연습을 또다시 파행으로 이끌자, 사무실과 지휘자를 대신해 객원섭외를 하느라 애를 썼던 단원(A)이 사실상 객원섭외의 의무가 있는 총무(원래는 악보관리를 하던 인물이나 기존의 총무를 직위 해제시키고 함신익과 시청자사업부에서 총무로 발령을 낸)에게 ‘폭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 ‘폭언’은 이후 KBS 시청자사업부에 의해서 KBS 직원내부 사내게시판Kpbis와 ‘보도자료’, KBS 이사회 소명자료로까지 제출된다. 
 
그러나 이 일은 연주파행과 전혀 상관이 없는 연습장 밖에서의 단원 2인간의 일로-총무 B는 악보를 정리하는 악보계로 연주를 하는 연주단원이 아니기 때문-
 
5. 진짜 연주파행의 빌미가 된 사건은 그 이후에 일어났는데 (저녁 6시경 휴식시간) 여성선배단원 L은 오후의 연습동안 울면서 연습을 했다. 3월 7일 오후 연습 때는 울면서 연습한 단원들이 다수 있었는데, 그동안 지휘자에 의한 연습파행으로 다들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어찌했든 그 여성단원이 종이컵 반 컵 분량의 물을 남자후배단원 K의 뒷머리에 뿌린 일은 6시경에 일어났고, 그 이후 1시간 30분 동안은 별일 없이 연습이 진행되었다.
저는 그런 사건이 일어난 지도 몰랐고 대부분의 단원들도 몰랐다.
 
6. 제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저녁 8시 30분의 연습을 위해서 연습실로 들어오고 있는데, 시청자사업부 팀장이 그 후배남자단원 K를 동영상카메라로 인터뷰하고 있었고, 캠코더로 시청자사업부 다른 직원이 그 인터뷰를 촬영하고 있었다. (이후 이 동영상도 Kobis에 게시된다) 그때 그 남자단원은 ‘목숨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그 말은 너무 어처구니없는 말로, 목뒤에 물을 뿌리고 “좋냐?”하고 한 말이 어떻게 목숨의 위협까지 느낄 수 있었는지? 근처에 있던 단원 2명은 K의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7. KBS도 그 인터뷰가 너무 과장이 심하다고 느꼈는지 그 인터뷰 대신에 이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폭언녹음’을 사용해서 연주파행을 정당화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P단원)

2012년 3월 7일 666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실 상황, 녹취록-2

이 녹취록은 3월 7일 오후 12시 22분부터 다음 날 0시 30분까지의 연습실 상황을 단원이 채록한 녹취록으로, 정기연주회를 일방적으로 취소시킨 책임은 지휘자 함신익에게 있음을 명확하게 하는 자료이자 KBS 시청자사업부가 파행을 방조한 책임의 근거이기도 하다.  

김인규(KBS 사장)전정치부기자-이명박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방송전략실장, 부임 2009.11.
박갑진(KBS 시청지본부본부장)-전국회사무총장비서관, 부임 2011.01-     
양원석(관리직급)전PD-KBS시청자권익보호국장, 부서발령일  2011.12. 5
이재숙(1직급)전문화부기자-KBS시청자권익보호국시청자사업부장, 부서발령일  2011.7.11
윤양균(2직급갑)전경제부기자-시청자사업부팀장(교향악단운영), 부서발령일  2012.2.13
 
2012년 3월 7일 (수요일) 연습 3일째 녹취록 이어짐-
<12:22>
총무 안성원과 시청자사업부 부장, 팀장 함께 등장-
<총무> “유감스럽게도 우리 장세나단원이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또 불상사가 일어나서 지휘자님도 (안 들림) 보고를 받으시고는 뭐라 하시나하면 양현단원과 같이 이틀째 어려운 상황이니까 편성제외해서 집에서 휴식을 취하시고 치료를 받는 게 낫지 않느냐고 결정하시고, 죄송스럽지만...,그전에 얘기하셨듯이 장세나씨를 대신 할 수 있는 객원을 빨리 찾아 주십사하고 연락을 받았거든요.(지휘자로부터) 장세나씨는 지금 중요한파트를 맡고 있는데, 그것을 빨리 대체할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지휘자가 말했습니다.”
<단원> “왜 우리가 구해야 되는 거야? 안성원이 (총무) 구해야 되는 거 아냐?”
<총무> “아, 저는 구할 도리가 없습니다.”
<단원> “앞으로 객원들, 우리가 구하는 거야? 전부 다?”
<총무> “그거는 저도 저기...”
<사업부장 이재숙> (안성원 총무 말을 가로막으며)  “객원 문제는 해당파트, 총무님,음악감독 이렇게..합의해서 이루어지는 거에요.” (객원연주자를 구하는 문제의 책임전가, -필자 주)
<단원> “장세나씨가 할거야! 지금은 구급대원 얘기가 잠깐 쉬어야 한데. 장세나씨 연습한다고! 장세나씨가 리허설하다가보면 아파서 잠깐 쉴 수도 있어요. 근데 이틀 연습한 사람을 빼고선 어디서 구해온다고 하는 것은 그 의도가 의심스럽고... (팀장이 말을 가로막음. 그러나 팀장의 말은 들리지 않음) 장세나씨 만큼 마림바를 치는 사람이 없어요. 장세나씨는 불러 올 수 있어요!”
<총무>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게 전하고요”
<팀장> (안성원의 말을 가로막으며)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답변하겠습니다.”
<단원> “장세나씨 불러 올 수 있어!”
<단원> “환자야. 인도적 차원(단원전체의 소속감과 책임감)에서, 두세 시간이든 서너 시간이든 쉬고 연주할 수 있어요.”
<팀장> “근데 그거는 저희들이 (안 들림).. 어제도 쓰러지고 오늘도 쓰러진 분을 계속 연습시켜서 연주에 내보낸다는 것은 회사에서 안....” (안 들림)
<단원들> (웅성웅성)

이 대목에서 단원들은 시청자사업부의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갑자기 연주단원들의 건강을 염려한다는 식이지만, 어제 3월 6일 오후 연습실 게시판에 “7일 오전까지 공석인 객원연주자 자리를 단원들이 채우지 않을 경우, 연주 파행의 책임은 교향악단 단원들에게 있다”는 공고문을 시청자사업부는 일방적으로 게시했고, 단원들은 압박을 느껴 밤새 객원연주자들을 백방으로 섭외하여 간신히 연주자 전원을 채웠고, 몸이 아파 병가중인 타악기 수석까지 정기연주회 파행을 막고자 연습실에 나왔지만, 막상 7일 오전 10시 연습시간이 시작되자 지휘자는 나타나지 않고, 총무(함신익 편에 선 전악보계)의 입을 통해 타악기 부수석Y씨가 6일 연습에서 단원에 위협을 느껴 안 나오고 있으며, 병가중인 타악기 수석은 지휘자가 연주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총무의 말을 듣고 있던 타악기 마림바 주자 장세나씨는 억지스런 시청자사업부 처사에 분을 못 이겨 쓰러지고 119에 실려 나갔다. 단원들은 이후 초조하게 병원 응급실로 연락을 취했고, 다행히 장세나씨는 정기연주회 파행은 결사적으로 막아야한다는 일념으로 연습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자, 이번엔 시청자사업부 부장 팀장이 장세나씨는 건강 때문에 연주연습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온 것이다.-필자 주.        

<부장 > “이분이, 장세나씨가 연주하시겠다는 건 좋은 정신인데, 만약에 연주하다가 문제가 생기셔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단원> “Y씨가 (팀파니부수석 타악기 파트) 왔으면 이런 불상사가 안 생겼을 것을...조장했단 말이죠. (연습파행 주장) 어쨌든 우리는 세팅 돼있어! Y가 왔으면 장세나씨 안 넘어갔어.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세나씨가 죽어도 데리고 올 수 있어. 죽어도!”
<팀장> “그거는 성 선생님이 책임질 수 없고, 단원 여러분들이 책임질 수도 없습니다.”
<단원> “지휘자한테 말씀하세요. 장세나씨 지금 불러 올 수 있어!”
<부장> (성백준 단원에게) “선생님이, 세나씨가 죽어도 책임지신다고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Y선생님이 왜 안 오시는지, 여러분들은 모르세요? Y선생님이 객원 타악기 다섯 분을 섭외했어요. 그분들이 여기 분위기가 너무 고압적 이라서 못하겠다고...”
<단원> "여보세요! 그 얘기 하지 마! 그만하고..."
<단원> “다 구해 왔잖아 여기!”
<부장> “제가 말할 땐 좀 조용히 계세요!”
<단원> “그만 하세요”
<부장> “제가 말할 땐 좀 조용히 계세요. 선생님 가만히 계세요!”
       (단원과 부장이 서로 손가락질하며 조용하라고 말함)
<단원> “왜? 왜? 가만히 있어야 되는데요?”
<단원> (부장에게) “나가세요!” (연습실에서)
<부장> “Y선생님 때문에, Y부수석이 오늘 연습 안 나오시는 것은 회사 규정에 따라 할 거에요. 그렇지만 가장 원초적인 문제가 객원을 그분이 구해오셨는데, 여기 분위기 때문에 객원들이 다 포기하고 가셨고, Y선생님 본인도 위협을 느낀다고 말씀하셨어요.”
<단원> “잠깐만요 어제 Y씨가 구해온 객원 2명 여기 있어요. (연습실 여기에) 일어나 봐요! 여기 있잖아요!” (2명은 있고 3명은 안 왔다.)
<단원> “누가 불렀어? Y씨가 불렀어? 누가 불렀어?”
<객원> (고개 짓으로 아니라고 함)
<단원> “딴사람이 불렀대요. 아니지?. ”
<부장> “근데 왜 Y씨가 불러온 객원이라고 말씀하셨죠?”
<단원> “안 불렀다고요!”
<단원> “저 친구들 어제 왔던 객원들이예요.”

이재숙 부장은 객원연주자 5명이 단원들에게 위협을 느껴서 다 갔다고 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2명의 객원연주자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필자 주.

<부장> “Y선생이 섭외했다고 (5명 전부를) 들었고요.”
<단원> “본인들이 아니라잖아요!.” (Y는 3명만 구했고 그 3명은 나오지 않았단다.-필자 주)
<부장> “......”
<팀장>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희는 상황 전달 하러온 거니까요.”
웅성웅성..
<단원> “자기들이 잘못한 걸 왜?..”
<단원> “장세나씨가 세 시간만 링겔 맞고 쉬었다 오면 연주할 수 있다고!”
<팀장> “그건 총무하고 지휘자님이....” (잘 안 들림)
부장, 팀장 나감. 총무 안성원 함께 연습실 퇴장.
<단원들> (웅성웅성)

S 단원의 증언 “정기연주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는 의도를 저는 간파하고 전날 밤에 미리 객원 연주자들을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제가 흥분하여 본의 아니게 욕설을 한 시간은 1시 50분경, 장소는 5층 사무실 연습장 밖입니다. 그런데 그 날 오후에 객원 여성연주자(베이스 트럼본)가 갑자기 아프다며 집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연주자는 총무 안성원이 데리고 왔습니다. 안성원은 그 연주자에게 “내가 책임질 테니 집에 가라”라고 말을 하면서 그 연주자로 하여금 집에 가도록 종용하였습니다. 저는 안성원 총무의 그런 모습을 보고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습니다.

저는 오전부터 시청자사업부와 총무 안성원의 연주파행 의도를 알아차리고서 객원연주자들을 계속 보충해 오고 있던 중이었는데, 안성원이 악단의 총무임에도 연주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것을 도저히 저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날 오전에 안성원 총무를 찾아가 이 날 연습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특별히 부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객원연주자를 아프다고 병원으로 빼돌렸습니다. 저는 총무를 보는 순간, 그만 이성을 잃고 심한 욕설을 하고 말았습니다. 총무 안성원은 욕설을 녹음하여 팀장 윤양균에게 전달했고 그 다음 날 (28시간 후) 밤, 회사의 사내 통신망 Kobis에 그대로 게시됐습니다. 저는 사과를 했지만 늦어졌습니다. 며칠 후 조선일보는 ‘폭언 악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저는 단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했고 며칠 동안 뜬 눈으로 괴로워했습니다.

어떻게든 정기연주회 파행을 막으려던 저의 행동이 그만 경솔하게 저의 욕설로 인하여 ‘폭언 악단’이란 오명까지 단원들이 뒤집어 써는 억울한 처지가 됐습니다. 그만 죽고 싶다는 심정도 들었습니다. 명예로 연주하고 있는 우리 단원들에게 졸지에 누를 끼쳤습니다. 그러나 몰래 녹음하여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그걸 보도자료로 만들어 돌리는 시청자사업부, 그걸 받아 크게 보도한 조선일보. 무엇이 정말 옳고 정당한 것인지 혼란을 겪었습니다마는 지금은 차분하게 이 사태의 진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지휘자 함신익과 시청자사업부는 정기연주회 파행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14:30> 지휘자 등장.
단원모두 튜닝 함. 기다리던 타악기 부수석Y씨(함신익 편에 선 단원)가 연습장 도착, 모두 연습함.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솔리스트와 연습.

우여곡절, 모든 객원연주자들을 단원들이 다 구해오고, 드디어 함지휘자가 악보와 지휘봉을 들고 들어왔다. 협연자 김수연씨도 왔다. 베토벤 바이얼린 콘첼토 연주를 하는 동안 지휘자의 지휘는 단원들이 그 지휘를 납득하기가 도저히 어려웠지만, 어떻게든 정기연주회 파행은 막았다는 안도감에 연습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들렸다고 단원들은 진술한다.-필자 주.

<16:45> 베토벤 바이올린 콘첼토 연습이 끝났다
<17:00-18:00> 바르톡 연습
<18:00-18:10> 휴식

이 휴식 시간 중에 <단원 L>과 <함신익 편에 선 단원 K>간에 사소한 충돌이 벌어진다. 연습태도에 화가 난 여성 선배단원 L이 마시던 종이 물 반 컵을, 연습에 성의 없이 임하는, 함신익 지휘자를 따르는 후배 남성단원 K에게 뿌리는 사고가 발생. 이후 이 사소한 마찰은 함신익 지휘자와 KBS 시청자사업부에 의해 사상유례가 없는 ‘정기공연 취소’라는 최악의 ‘빌미’가 된다. 그러나 거의 많은 단원들은 휴식시간 중에 있었던 단원 2인간의 마찰을 모르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일부 마찰이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던 단원들도 그것이 ‘정기연주회 취소’라는 구실과 빌미가 될 줄은 이때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필자 주.   

<19:00> -바르톡 연습종료 
<19:00-20:30> 식사시간

단원들은 연습시간도 부족한데 왜? 이렇게 긴 시간을 식사시간으로 허비하는지 그 이유를 그 땐 몰랐단다. 이후 단원들의 추측에 의하면, 정기공연 파행이유를 ‘물 뿌림 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음모’를 지휘자와 사측에서 그 시간동안 준비하고 있지 않았던가, 이는 어디까지나 단원들의 추정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시청자사업부 부장이나 팀장은 정기연주회 공연을 앞둔 연습을 지원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단원들 간의 물 뿌림 마찰을 ‘사건으로 키우기 위해’ 열중했다고 단원들은 말한다.

시청자사업부 윤양균 팀장(보도국 전 경제부기자 출신)은 동영상 카메라를 동원해서 물 뿌림을 당한 K단원을 취재하듯이 인터뷰를 했고, 그 인터뷰 내용은 마치 뉴스 보도용 영상처럼 편집 자막 처리되어 이후 사내 게시판 Kobis에 올려졌다. 그리고 시청자사업부의 ‘보도자료’에는 “일부 단원들이 오디션에 참여했던 동료 단원들에게 물을 뿌리거나”라고 ‘보도자료’까지 냈지만, 그 “일부단원”은 복수가 아닌 단수, 즉 1인의 단원이 물을 뿌렸고, “고압적인 언어폭력을 가하여”는 어떤 “고압적인 언어폭력”도 물을 뿌린 단원은 가한 사실이 없었음을 본인과 물 뿌림 현장에 있던 2명의 단원이 진술하고 있다. 따라서 시청자사업부의 ‘보도자료’는 왜곡됐고 과장된 것이었다. -필자 주. 

<20:30> - 윤양균 팀장, 이재숙 부장, 함신익 지휘자, 함께 입장.
<윤양균팀장> “L단원이 K단원한테 물 뿌림을 당하고 ‘이렇게 사는 게 좋냐?’는 말을 들었답니다. 그런 사실이 있습니까?” (물 뿌린 단원 L에게)
<물 뿌린 단원 L> “안했습니다.”
<팀장> “목격하신 분이 있습니다.”
<함신익 편에 선 단원> “내가 있었어요. 내가 봤어요. 바로 요 앞에서...”
<단원> (함신익 편에 선 단원에게) “상황 설명 해보세요.”
<팀장> “폭력을 당하신 분이, 이런 상황에서 도저히....연습 안하고 돌아가시겠다고 합니다.”
<팀장> “본인은 계속 부인하시죠? 목격자가 있습니다.”
<단원> “팀장님 잠깐만요! 팀장님! 팀장님! 8시 30분에 우리 연습하기로 했어요!”

이 때 단원들은 내일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시간도 부족한데, 왜? 연습실 밖에서 있었던 단원 2인간의 마찰을 연습실에까지 와서 큰 사건인양 공개적으로 거론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바로 내일이면 정기연주회가 열리는데, 아침부터 지휘자는 이 구실 저 구실로 연습장에 나타나지도 않다가 겨우 오후 늦게부터 연습이 시작됐는데, 부족한 연습시간, 모두 연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할 운영부서인 시청자사업부가 연습을 또 중단시키는 의도란? 결과적으로는 연주파행으로 몰려고 한 의도가 보였다고 단원들은 말했다. -필자 주.
  
<이재숙부장> (단원의 연습시간 상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안했다는 겁니까? 할 말이 없다는 겁니까?”
<윤양균팀장> “사과하세요!”
<물 뿌린 단원L> “할 말 없어요.”
<윤양균팀장> “안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재숙부장> “할 말이 없다는 것은 하셨으니까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니까, 그걸 밝혀주세요!”
<물 뿌린 단원 L> “할 말 없어요.”
<윤양균팀장> “부인하시는 겁니까?”
<단원> “연습방해하지 마세요!”
<윤양균팀장> (이재숙부장에게 나가자고 권하며) “가시죠!”
<함신익 따르는 단원>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려다, 객원악장의 만류로 다시 되돌아 앉음)
<이재숙부장> “연습을 안 하고 내일 연주에 참석을 안 해서 연주회가 파행이 되면, L단원 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단원들> "기가 차서!" (웅성웅성)
<단원> “아우후! 연주가 왜? 파행이 되는 건데?”
<윤양균팀장> “마음껏 비웃으십시오. 웃으시려면 웃으십시오. (인상을 쓰며) 정말 저도 분노를 느낍니다.”
<단원들> (웅성웅성)
<단원들> “연습합시다. (웅성웅성) 연습 끝나고 얘기합시다!”
<이재숙부장>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양동이를 준비하라고 하셨다면서요?”
<단원들> “연습합시다!”
<팀장> “최소한 모든 단원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습니다. 일부 단원들의 그릇된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러분 스스로 자제를 하셔야죠. 적어도 그런 능력은 보여 주셔야죠! 같이 감싸거나 동조하는 것은요, 같은 행위를 하시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단원들> “연습할테니 나가주세요!”
<부장> “K선생님(얼굴에 물 뿌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함신익 편에 선 단원)이 연주에 참여를 안 하셔서 파행이 된다면 책임을 반드시 (물 뿌린 단원 L에게) 묻겠습니다.”
<단원들> “그렇게 하세요.”

팀장, 부장, 카메라든 직원과 함께 퇴장. 여기서 카메라는 3일 동안 줄곧 연습장의 단원들을 촬영하며 지키다가, 처음으로 별도 지시가 없는데도 연습실을 빠져나갔단다.-필자 주.  

<20:35>
<‘물 뿌린’ 단원L> “우리 연주해야 되잖아요. 제가 사과할게요. 000씨 어디 있어요?”
<객원악장> “밖에 있을 거예요. 나가보세요.”
<단원들> “데려와...”
                                 (웅성웅성)

이 시간까지 지휘자는 앉아서 이 상황을 다 보고 있음.
<단원> “L선생님 나가서 사과하고 오세요!”
<단원> “K가 사측이야”
 ‘물 뿌린 단원’L이 사과하려고 밖으로 나감.

<단원> “객원을 구해오니까 이제 또 뭔가 또 만들려고.....”
<단원들> (웅성웅성)
<단원> “어쨌든 조용히 연습을 합시다.”
<단원들> “네! 네!”

이 사이에 ‘물 뿌린 단원’L이 밖으로 나가, 단원K(함신익 편에 선 단원)에게 사과했으나 단원 K는 사과를 받지 않음.
<20:42>이 때 지휘자 함신익 잠시 연습실을 나간다. 10분간 지휘자는 연습실을 비웠다.

<20:52>
- 10분 후에 팀장, 부장, 지휘자, 카메라 함께 등장.

<단원> “그런데 000씨는 (함신익 편에 선 단원) 왜 갔죠? 납득이 안가네!”
<이재숙 부장> “이런 공포 분위기에서는..........”
<단원> “우리도 공포 분위기에요! 우리 다 참고 하는 건데!”
<단원> (나가는 함신익 편에 선 단원을 향해) “잡으세요!”
    (함신익 편에 선 단원 2명이 연습실 밖으로 나감.)

<단원> “아이고! 바로 이거였어! 그래 이거야! 각본을 알겠다!”
<단원> “시나리오대로 됐네요!”
<이재숙부장>  “말씀하셨죠? 시나리오대로 라고요?”
<단원> “네,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세요!”
<단원> “뚫린 입으로 말도 제대로 못해요?”
<윤양균팀장> “지금 이 상황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단원> “제 입으로 제가 말 못해요?”
<이재숙부장> “말에 대한 책임을 지세요!”
<단원> “네.”
<단원> “부장님 공포분위기 조장하지 마세요!”
<단원> “저희도 보호해주세요.”
<단원> “부장님 너무 무서워요.”

이 때, 지휘자 일어선다.
<지휘자> “어떤 디그리degree(정도의) 폭력인지 모르겠지만, 폭력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으            로 인해서 연습에 지장 있고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없습니다. 순수하게 음악만 해도 모자란 시간에... (안 들림) 음악감독의 판단에 의해 나는 내일 연주를 할 수 없습니다. 취소합니다.” (지휘자 씩씩한 걸음걸이로 나간다.)

단원들은, 3월 5,6,7일 3일의 연습실 상황에서 항상 위축되어 보이고, 자신감이 없어 보이던 지휘자가 “연주를 취소합니다!”라는 말을 끝내고 지휘대를 내려와 연습실을 나가는 모습은 3일간의 지휘자 모습 중에서 가장 씩씩하게 보였단다.-필자 주.

‘함신익 편에 선 후배단원’에게 ‘물을 뿌린’ 당사자인 <단원 L>의 진술은 다음과 같다.


“지난 3월 7일 있었던 정기연주 전날의 상세한 내용을 진술합니다. 3월 7일 (휴식시간) 오후 6시06분 ~6시10분사이의 사고입니다. 그날 휴식시간 전, 연습시간에 극도로 심신이 피곤한 상태에서 이런 상황에서까지 연주를 하려고 연습을 하는 상황이 너무도 슬퍼서 연습시간에 소리 내지 못하고 많이 울었습니다. 제 상태를 알아차린 한 선배께서 쉬는 시간에 종이컵 반잔정도의 물을 마시라고 갖다 주셨습니다. 조금마시고 남은 물을 버리러 가던 중, 비올라하는 후배단원이 (함신익 편에 선 단원)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고 있었습니다. 우발적으로 그의 뒤 쪽에 남은 물을 뿌리면서 "좋으냐?" 작은 소리로 한마디하고 지나갔습니다. 저는 틀림없이 그가 돌아서있는 채로의 뒷부분에 물을 뿌렸고. 종이컵 물이 그의 머리 뒷부분에 뿌려진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단원 2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론 보도는 일제히 제가 “얼굴에 물을 뿌린” 것으로 “폭력적 욕설”이라고 보도 됐습니다.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도중, 연습실 앞에서 그 단원이 함신익 지휘자에게 얘기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 지휘자의 표정이 묘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옆을 지나 연습실로 들어가면서 제가 "좋겠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했습니다. 그 소리는 함지휘자도 들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조금도 과장되지 않은 사건의 전부입니다. 이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두 50분 동안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6시 40분터 8시 30분까지 긴 저녁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일은 그 시간에 꾸며졌던 것 같습니다. 저녁 식사 후 잠시 남은 시간 동안, 저희 단원들이 휴게실 큰 테이블에 모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간에, 그 단원이 악기를 들고  집에 돌아갈 태세인 것 같아 단원들이 모두 의아해했는데, 기왕할거면 “양동이로 하지” 한 선배가 말했습니다.

저는 전혀 몰랐는데, ‘함신익 편에 선 단원’들과 시청자부 부장과 팀장이 무언가 음모를 꾸미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설마 했습니다. 아무리 시청자부 부장과 팀장이 우리를 파괴하겠다고 여러 가지 어려움에 우리를 빠트리고 있지만 내일이 정기연주회인데... 정기연주회의 중요성을 모르고 부장과 팀장이 취재기자처럼 카메라를 들고 그 K후배를 인터뷰를 하면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보았다는 단원들 얘기가 저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동료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저는 그 상황을 심각하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정도의 사소한 마찰사건을 가지고 큰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고 저는 생각했기에...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8시30 분이 되자 시청자부 이재숙 부장과 윤양균 팀장이 연습실에 들어와서 제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사실여부를 강압적으로 저에게 물었습니다.

거기에서 제가 실수를 크게 했습니다. 공개석상이라 처음에는 너무 놀랐고, 두 번째는 수양이 안 된 저의 행동이 너무 창피해서 저는 종이컵 ‘물을 뿌리지’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랬더니 윤양균 팀장이 협박을 하며 연주가 파행되는 모든 책임을 저한테 지우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겁도 나고, 무조건 연주는 해야 된다는 생각에 공개사과를 하겠으니 그 후배단원을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연습시간인데도 그 후배 단원은 연습실 밖에 있었습니다.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아서 제가 나가서 팔을 잡고 사과를 했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뿌리치고 가버렸습니다. 물론 제 사과가 진심에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 강압에 못 이겨 한 사과이기 때문에 진실성은 없었습니다. 제가 연습실에서 팀장과 부장의 공개적인 압박을 당할 때 타악기부수석 Y씨는 (함신익 편에 선 단원) “내가 있었어요. 내가 봤어요. 바로 요 앞에서...”라고 내가 물을 뿌린 것을 봤다고 증언했지만, 나는 그가 그 자리에 있었던 기억이 없습니다. 저 때문에 분위기가 고압적이라 연주를 두려워서 못하겠다는 것이 K(함신익 편에 선 비올라 주자)가 내세운 이유였다고 했습니다.

이윽고 기다렸다는 듯이 함지휘자를 따르는 2명의 단원이 (바이얼린, 비올라) 같이 악기를 들고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지휘자 함신익은 이런 분위기에서 연주를 할 수 없다며 연주파행을 결정짓고 나갔습니다. 이후 운영부서에서는 저의 불리한 모습만 담은 동영상을 사내 통신망 Kobis를 통해 전 KBS직원들이 보는 게시판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폭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얼굴에 물을 뿌리고 폭언을 했다”는 사실을 왜곡한 신문기사가 돌아다니고, 연주파행의 주범으로 저를 몰고 가는 이 분위기가 견딜 수 없어서 지금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억울합니다.”  

<20:54>
<단원> “처음부터 하고 싶지 않은 연주 아니었던가요?”
<단원>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다!”

지휘자에 이어 부장, 팀장, 캠코더 카메라로 촬영하던 직원들까지, 마치 이젠 임무가 끝났다는 듯이 (단원들 증언), 뒤따라 일제히, 모두 퇴장.

단원들만의 긴 기다림-
<22:29> 
KBS교향악단 666회 정기연주 파행을 막고, 함신익 지휘자의 연습복귀를 요구하는 문서를 만들어 들고, 단원 5명이 사무실로 총무와 함께 가서 이재숙 부장에게 전달함.

문서-"교향 2012-2/ K B S 교 향 악 단 비 상 대 책 위 원 회/
수신자 : KBS 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 목  : KBS 교향악단 제666회 정기연주회 파행 선언에  관한 건/ KBS 교향악단 단원 일동은 제 666회 정기연주회를 하기위해 현 시간 22시25분 교향악단 연습실에서 함신익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함신익 상임지휘자가 어제 저녁 공문에서 요구했던 객원 문제는 현재 충원이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단원간의 사적, 우발적인 마찰을 빌미삼아 함신익 상임지휘자가 연주회 파행을 선언한 것은 연주파행 선언 명분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KBS 교향악단 단원 일동은 제 666회 정기연주회를 반드시 열 것입니다. KBS 교향악단 연주에 참가하는 단원, 객원단원 전원은 제 666회 정기연주회 위해 연습실에서 함신익 상임지휘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속히 함신익 상임지휘자는 연습실로의 복귀를-끝. 2012. 03. 07"

함신익 지휘자, ‘물뿌림 사건’을 구실과 이유로 ’이런 분위기에서 연주를 못하겠다고 하며 정기연주회 취소를 선언‘하고 잠적했지만, 그러나 객원연주자를 포함한(독일인 1명) 전 단원 연습 대기-

어떤 일이 있어도 정기연주회가 파행되는 대형 사고는 막아야 한다는 집념으로 전 단원들 함신익 지휘자를 기다림.
이후 20여 차례 이상 전화연락시도, 함신익 지휘자 전화 받지 않음.
객원 악장, 지휘자와의 연락 계속 실패하자 먼저 귀가.

<다음 날 오전 0시30분> 어떻게 해서든 연습을 마치고자 계속해서 대기하던 단원들은 최종적으로 해산하게 됨.  3일째 연습실 상황 끝.

“울고 싶다. 아니다. 난 울지 않겠다. 아직 울면 안 된다.”  첼로 단원

여기서, 한 단원이 (첼로 연주자) 메모한 3월 7일 8시 45분부터 다음 날 3월 8일 0:35분까지 연습실 상황을 잠깐 보자.

PM 8:45-8:51 제666회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KBS교향악단 전 단원들 마음을 모아  31년 KBS 교향악단 역사에 유래 없는 야간 연습도중. 비올라 단원 한명 (함신익 편) 연습장 밖에 휴게실에서 어느 단원이 기분 나쁜 말을 하면서 종이컵에 물을 자신에게 뿌렸다고 연주 못하겠다고 연습장 떠남.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단원행동. 뒤이어 시청자사업부 사람들을 10분간 만나고 연습장으로 들어온 지휘자. 이런 분위기에서는 연주 할 수 없음을 음악감독으로서 선언한다는 지휘자 함신익. 이 핑계를 대고 연습실을 박차고 나갔다. 어리둥절하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연주파행 시나리오가 있었단 말인가?  

PM 9:00 아침 아홉시가 아니다. 밤 아홉시다. 단원 두 명의 개인적인 말다툼 때문에 연주 못하겠다고 지휘자가 내일 연주회 취소를 선언하며 내려간 이 상황. 황당하다. 미칠 것만 같다. 도대체 누가? 우리 연주자들 전부가 그렇게 반대했던 저런 지휘자를 상임지휘자로 음악감독으로 저 자리에 앉혔나? 정기연주회를 단원 2인 개인 간의 다툼을 이유로 취소한다? 상임지휘자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한다. 지금 13시간째 연습실에 묶여있다. 단원들을 둘러본다. 어떤 연주파행이유도 다 참고 우린 연습합니다. 자존심 상하고 밤잠도 설치며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도 이를 악물고 참고 있는 동지애. 나는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정기연주회 티켓 판매 중지를 시청자사업부가 결정했단다. 너무 허무하다. 분노가 치민다.

PM 10:00 저녁 10시 이곳 KBS교향악단 연습실에 아직 모두 모여 있다. 객원연주자들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공황상태다. 낮에 협연자로 온 김수연씨의 바이올린소리가 너무 좋았는데. 잠시라도 영혼을 씻겨준 김수연씨가 고맙다. 

PM 10:07 10시가 지났다. 지휘자가 안 나타나고 있다. 객원 악장 배은환씨가 지휘자와의 연락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먼저 악기를 챙겨 떠났다. 나머지 객원연주자들도 아쉬운 얼굴로 떠났다. 하루 종일 함께하여 주신 객원연주자 분들 너무 고맙다.
 
PM 10:30 전단원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함신익 지휘자는 결국 연주를 안 하려는 건가? 백여 명의 연주자들이 허수아비인가? 초청한 솔리스트는 뭔가? 이렇게 연주를 파행시켜야 하는 이유가 뭘까? 단원들을 둘러본다. 아직도 침묵으로 기다리고 있는 단원들이 대단하다. KBS교향악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진짜 프로페셔널이다.
 
AM 12;10 자정이 넘은 시간. KBS교향악단 단원은 아직도 연습실에 모여 있다. 침묵이다. 곧 정년퇴임이신 L선생님도 B선생님도 악기를 붙잡고 앉아 계신다. 몸이 아픈 단원들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정기연주회는 절대 취소해서는 안 된다. 모두 연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함신익과 그를 따르는 단원 4명 때문에 왜 우리가 연주를 못해야 하나?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연주를 한다. 해야 한다. 

AM 12:20 자정이 넘었다. 연주를 하고자 모두 모여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KBS교향악단은 정기연주회를 한다. 있을 수 없다. 정기연주회를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AM 12:35 전단원이 새벽 12시 30분까지 연습실에서 기다렸다. 지휘자는 회사와 연락도 단절하고 잠적했단다. 1992년에 입사 이래 20년. 처음 있는 일이다.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오고 난 이후부터 이상한 일들이 너무 많이 자주 생긴다. 모두 아프다. 20년 입사이래로 16시간 동안 KBS연습실에 앉아있는 일도 처음 있는 일이다. 나는 이 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은 단원들이 고맙다. 너무 고맙다. L선생님이 눈가를 훔치고 계셨다. 흰 머리카락과 안경사이로 물기가 보였다. 나도 울고 싶다. 소리 내어 펑펑 울고 싶다. 아니다. 난 울지 않겠다. 아직 울면 안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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