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날인 11일자 경향신문 1면의 편집이 화제다.

경향신문은 1면을 텅 비운 채 투표용지에 찍는 마크를 지면 중앙에 배치하는 파격 편집을 선보였다.

1면에는 아무런 기사도 없었다. 투표 마크 아래 단지 선거가 세상을 바꿔놓은 역대 사례만 적어뒀을 뿐이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여백과 짧은 문구로 이뤄진 지면은 그 어떤 기사보다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늘, 반드시 투표를 해야겠다는 메시지 말이다.

경향신문이 기사를 싣는 대신 1면에 실은 문구는 다음과 같다.

"186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버트는 35살 때 링컨에게 한 표를 던졌습니다. 노예가 해방되었습니다. 1940년 영국 런던의 제임스는 70살 때 처칠에게 한 표를 던졌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승리로 끝났습니다. 1994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제인은 20살 때 만델라에게 한 표를 던졌습니다. 인종차별이 철폐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건희 회장도, 안철수 교수도, 이효리씨도 당신과 똑같은 한 표를 갖고 있습니다. 각자 재산과 재능, 지위는 달라도 4018만 시민들은 모두 평등합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당신은 당신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역사를 바꿀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투표는 목소리 없는 다수에게 목소리를 줍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경향신문 1면 편집에 대해 '오늘자 경향신문 1면, 강렬하다(@xel004)' '비움의 미학ㅋ굿(@archipole)' '기념으로다 몇 부 사서 평생 보관해야겠다(@Sulhoo)'는 반응과 함께 1면 이미지들을 퍼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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