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동자 22번째 사망, 언론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쌍용차 노동자 22번째 사망, 언론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경제뉴스톺아읽기] 삼성전자 하청업체 점거농성에도 침묵

삼성전자가 1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 공모채를 1.827%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 삼성전자가 달러채권을 발행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자 한국물 사상 최저 금리로 달러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 채권금리보다 가산금리가 낮은 것을 두고, 경제지들은 <삼성전자의 힘!>(서경 1면 기사)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에 납품하다가 부도가 난 중소기업의 채권단(주식회사 엔텍 중소기업 피해배상 촉구 채권단)이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대화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서울 신라호텔 객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여태순 엔텍 전 회장은 “2000년 삼성쪽이 냉장고 부품을 납품하라고 해 고아주에 공장을 세웠는데, 삼성이 2001년부터 삼성 임원 출신이 만든 회사로 물량을 몰아줘 회사가 부도났다”며 203억6000만 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 기사는 한겨레 11면 기사 <삼성전자 납품하다 도산한 중소기업 채권단 신라호텔 점거농성…경찰대치> 등으로 일부 일간지에만 보도됐다. 한국경제는 <14명에 불법 점거 당한 신라호텔>이라고 한겨레와 대조적인 제목을 뽑았다. 나머지 경제지들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이아무개씨(36)가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009년 쌍용차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된 이후 22번째 희생자다. 이날 경제지들은 쌍용차 등이 4월에 대대적인 판촉 경쟁에 나선다는 뉴스를 보도했지만, 쌍용차 해고자에 대한 뉴스는 보도하지 않았다.

다음은 4일자 경제신문 머리기사다.

매일경제 <전기료 40%인하·반값등록금 “뭔 돈으로”>
머니투데이 <‘공무원·연금천국’이 만든 그리스 ‘표퓰리즘’의 지옥>
서울경제 <기업실적 회복세로 턴어라운드>
아주경제 <“고맙다! 스마트폰” 삼성전자 ‘스마일’>
파이낸셜뉴스 <코스닥 ‘톱10’도 대기업이 잠식>
한국경제 <고용의 힘…1명이 508만원 ‘재정 기여’>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항의와 노동자의 죽음에 침묵한 경제지들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총선을 앞두고 경제지들은 대대적으로 ‘포퓰리즘’ 경계령에 나섰다. 매경은 1면 기사<전기료 40%인하·반값등록금 “뭔 돈으로”>에서 포퓰리즘 정책감시단 소속 대학생들과 성남 중원구, 충남 당진시 등 선거 현장 두 곳을 방문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파악한 기사를 실었다. 매경은 “무상 복지나 부자 증세 등 중앙정치에서나 볼 수 있는 선심성 복지 공약이 지역구 선거에서도 대거 난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머투는 1면 기사 <‘공무원·연금천국’이 만든 그리스 ‘표퓰리즘’의 지옥>에서 ‘유로존의 극과 극, 그리스·독일을 가다’라는 기획 기사에서 그리스 현지 실태를 보도했다. 머투는 “성인 5명당 1명이 안정적인 공무원, 퇴직해도 월급의 50%를 받는 나라, 그리스는 침몰 직전까지만해도 유럽 최고의 복지 수준을 자랑했다”며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세금은 깎아주고 복지는 늘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머투는 “그리스 국민들은 복지확대 정책에 환호했지만 나라 살림은 거덜났다”고 밝혔다.

머투는 5면 기사<‘퍼주기 복지’ 열광한 국민…20년집권에 중산층은 죽었다>에서 “경제학자들은 그리스의 사회복지시스템이 자신의 실력을 넘어선 무리한 수준까지 커졌으며 부패로 얼룩졌다고 지적한다”며 “돈봉투가 오가는 행위는 그리스의 관행으로 굳어졌고, 이 부패한 시스템은 사회 전반에 파고들어 일반 가정에까지 뿌리를 내렸다”고 밝혔다.

경제지들이 이같은 기사를 주요하게 보도하는 것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공약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경은 6면 기사<출총제 부활 등 마구잡이로 쏟아내 “선거 앞두고 표 얻으려…” 시큰둥>에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대기업과 대주주만 배부르고 중속기업·자영업자는 죽어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팽배했다”고 보도했다.

한경은 김정래 부산교대 교육학 교수의 <경제민주화가 시장질서 파괴한다>칼럼을 이날 싣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칼럼에서 “경제 영역에서 그럴 듯해 보이는 ‘경제민주화’라는 기치 아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간을 해치려는 시도”라며 “더욱이 문제는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급진 좌파나 종북 세력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신문에서 주목하는 부동산 뉴스도 1면에 배치됐다. 서경은 1면 기사<“집값 하반기부터 반등”>에서 서경이 국내의 대표적 부동산 전문가와 건설업체 임원 각 25명씩 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시장 진단 및 전망’에서 응답자의 44%(22명)이 ‘집값이 저점에 근접했다’, 12%(6명)가 ‘지금이 저점’이라고 응답했다. 향후 집값에 대해 응답자의 50%(25명)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ㅤㅂㅗㅆ고 시기는 내년 상반기(48%)와 올하반기(4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서경은 4면 기사 제목을 <“집값 저점 근접” 56%…시장 회복 되겠지만 급등 없을듯>으로 뽑아, 무리한 기대에 선을 그었다.

IT 관련 뉴스로 매경은 2면 기사<‘카톡 사기’ 판친다>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물품 거래 사이트에 자신의 연락처를 남긴 A씨(39)는 판매자 B씨(20)에게서 카톡으로 물건을 팔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카톡 대화에 익숙했던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B씨가 보낸 은행 계좌로 18만 원을 입금했고, B씨는 그 돈을 가로채 잠적했다. 서울 종앙경찰서는 최근 계좌를 추적해 B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국내외에서 카카오톡 이용자는 4200만 명에 달한다.

삼성 스마트 TV가 빅 브러더 논란에 휩싸였다. 경향 21면 기사<삼성 스마트TV ‘빅브러더’ 논란>에서 영국 매체 ‘메일 온라인’ 보도를 인용해 “삼성의 신제품 스마트TV를 통해 해커 또는 삼성전자가 당신을 보고 듣는 한편 개인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내놓은 신제품 스마트TV는 동작과 음성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원거리에서도 목소리 명령으로 TV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다. 경향은 “이 기능을 위해 TV에 고정 설치된 카메라와 마이크 등 센서들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게 해외 일부 매체와 소비자들의 우려”라고 밝혔다. 미국의 한 매체인 데모크라틱 언더 그라운드는 “삼성은 개인정보가 수집되지 않도록 하는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괴담 수준의 오해”라며 “TV 신제품의 카메라와 마이크는 일체의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아 인터넷망을 통한 정보유출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NHN이 최근 전체 부서의 20~30%를 재조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매경 14면 기사<“NHN 대기업 아니다”>에 따르면, 본부장, 실장, 팀장 등의 보직자 일부 자리를 없애 중간관리자를 재배치했다. 부장, 차장, 수속 등의 인사 제도도 개편했다. 이는 이해진 NHN 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우리는 대기업이 아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직후 이뤄졌다. 매경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투데이 등 핵심 서비스가 외국산 서비스에 밀리고 있어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이라며 “최근 진출한 N샵도 기존 오픈마켓 회사들 반발로 회사 안팎에서 도전에 직면해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밝혔다.

사진을 기반으로 한 SNS 서비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경 19면 기사<문자 만은 심심해 SNS 이젠 이미지 시대>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달 선보인 SNS ‘카카오스토리’가 8일 만에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고, 해외에서 내놓은 또 다른 SNS ‘인스타그램’ 가입자는 최근 27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경은 “최근 사진 기반 SNS가 각광받고 있는 것은 SNS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며 “감성을 공유하려는 경향도 한몫하고 있다. 트위터 등에서 쏟아지는 메시지에 지친 이용자들이 아날로그적 느낌이 강한 사진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목의 차남 제임스 머독이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한 책임론에 따라 뉴스인터내셔널 회장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영국내 미디어 사업 분야 마지막 남은 직책인 브리티시스카이브로드캐스팅(B스카이B) 회장직도 사퇴했다. 국내 상황과는 대조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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