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을 아주 완파(完破) 시키겠다는 것인가? 

KBS교향악단 단원 93%가 투표로 함신익 상임지휘자 부임을 반대했지만, 함신익은 막무가내 ‘청와대권력’을 ‘백’으로 KBS교향악단으로 밀고 들어왔다. 단원들의 결사반대에 김인규 KBS 사장은 2010년 2월 단원대표들과 사장실 옆 임원 회의실에서 얘기하는 자리에서, 함신익의 상임지휘자 위촉기간을 2년으로 언급하면서, 일단 함신익을 받아들일 것을 압박 종용했다. “2년 후 다른 상임지휘자를 구해주겠다”는 김인규 사장의 약속을 믿고, 단원들은 KBS 사측의 입장을 고려해 어쩔 수없이 일단 함신익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게 바로 화근(禍根)이었다.

이후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를 5년이나 하겠다는 주장을 하자, 김인규 사장은 최종적으로 2년 6개월로 기간조정을 했고, 2010년 7월부터 현재까지 함신익은 상임지휘자로 그 자리에 앉아있다. 부임이후 함신익은 상임지휘자이자 예술감독으로의 리더십과 자질을 크게 의심받고 있으며 KBS교향악단 역사 초유의 대형사고인 정기연주회 공연취소라는 대형 사고까지 저질렀다.

결국 KBS와 ‘청와대 낙하산 지휘자’ 함신익 간의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맺은 계약은 지금 KBS 자체까지 큰 곤경에 빠트리면서, KBS는 불공정보도 편파방송 논란에 더하여 문화예술 자산인 KBS교향악단을 파괴하려한다는 시민들의 질타까지 받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서 유의할 사실은, 청와대 ‘낙하산 지휘자’의 파행적 무소불위(無所不爲) 독주(獨走)는 단순히 단원과의 불화차원의 문제이거나 단원들이 ‘철밥통’으로 자기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것으로 호도할 것이 아닌, 나라의 대표적인 음악기구인 전 국립교향악단이자 현 KBS교향악단을 완파시킬지도 모른다는 경각의 위기에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함신익, 교향악단 연습실에 CCTV 설치 요구, 캠코더 촬영으로 단원들 겁박

필자가 함신익의 행태 중에 충격을 받은 여러 사실 중에 하나는,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오자마자 KBS내 교향악단 운영부서인 ‘시청자사업부’를 통해 연습실 내 CCTV를 설치할 것을 요구, 단원들의 동태를 감시하고자 시도했고, 사무실 직원들로 하여금 캠코더를 들고 연습실에 들어오게 해 연습중인 단원들을 촬영하게 하는 기상천외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도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공연운영팀 직원들은 ‘위에서 시키니까’ 차마 할 짓 못할 짓, 그 경계도 희미해져 함신익이 캠코더를 들고 연습장에 들어가라면 직원들은 연습중인 단원들을 ‘채증’하는 식으로 반인권적인 행위까지 저지른 것이다.

도대체? 함신익은 연습중인 단원들을 ‘감시’하고 ‘채증’해서 무엇에 사용(邪用)하겠다는 것인지? 이는 반인권의 중대문제다. 이는 반드시 의도가 규명되어야 하고, 반인권차원에서 이런 처사는 KBS교향악단 파행사태에 따르는 국회 해당 상임위 조사에 김인규 사장 이하 관련자들을 출석시켜 그 동기를 밝히고 사법적 판단도 검토해야만 한다. 아무리 무지(無知)하기로서니 어떻게 혼(魂)을 쏟아내는 음악예술가들을 ‘감시구조의 체체’로 속박하고자 시도했단 말인가. 일당 받는 노무자 취급도 이제 이런 식은 안 된다.

함신익은 그의 ‘청와대 낙하산’을 배경으로 KBS의 내부행정력을 동원케 하여 교향악단 단원들을 ‘징계’의 방식으로 길들이겠다는 식으로 나왔다. 지금 교향악단 단원 중 함신익 앞에 줄서지 않는 단원은 전부 내쫓겠다는 식으로 단원들을 겁박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태가 국립교향악단 포함 KBS교향악단 56년 역사 동안 처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2년 6개월짜리 한시적 지휘계약자가 20년 30년 이상의 거의 전 단원들을 쫓아내려 하고

KBS가 임기 2년 6개월 계약으로 함신익에게 교향악단 지휘를 맡겼는데, 20년에서 30년 이상을 KBS교향악단의 일원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이면서 연주에 몰두한 단원들을 ‘2년 6개월짜리’ 한시적 지휘계약자이자 지휘능력 자체를 대내외적으로 크게 의심받고 있는 지휘자 함신익이, 상임지휘자 부임이후 지난 19개월간 갖가지 모욕을 단원에게 가하면서 단원들의 평생 일터이자 음악연주의 장(場)인 KBS교향악단을 아수라(阿修羅)에 빠트리고 있다.

함신익 KBS 부임이후 19개월여 지금, KBS교향악단 80여 명 중 71명의 단원은 한밤중에 깨어나 급하게 숨을 몰아쉬고 내쉬면서 불면의 밤을 보낸다고 했다. 속수무책인 채로 분노에 몸을 떨고, 손을 떨고, 한밤중에도 허공에 팔을 흔들고 소리를 지른단다.

평생 음악만 해온 이들인데, 정치권력을 엎고 음악을 지휘하겠다는 함신익으로부터 더할 수 없이 모욕을 당하고 가위눌려, 몸도 마음도 크게 병들었다. 갑상선암, 위암, 탈장 등 아픈 단원들이 속출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이들도 있다.

이 사태를 냉정하게 봐야할 KBS 경영진은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청와대낙하산 지휘자’ 함신익 편을 들고 있다.

원래는 교향악단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은 시청자본부 내, 시청자권익보호국 시청자사업부 교향악단 운영팀 윤양균 팀장은 교향악단 내부의 문제를 글로 써서 KBS 내부 통신망인 KOBIS에-KBS교향악단 단원들은 유감스럽게도 Kobis에 글을 볼 수는 있으나 글을 쓸 수는 없다-올려 KBS교향악단 단원들을 비난하고, 교향악단 단원들을 일방으로 모함하는 내용을 '조중동' 등에 보도 자료로 뿌렸다.

드디어 지난 3월 15일, KBS교향악단 거의 전 단원인 71명은 예술가적 자존심을 걸고, 인정할 수 없는 “부적격 지휘능력 미달의 지휘자”인 함신익 앞에는 절대 줄서지 않겠다는 결심과 이유 때문에 단원들은 해촉(파면) 정직 등 징계를 통고 받았다.

80여명의 단원 중에 외국인 단원과 함신익을 편드는 극소수단원을 제외한 전 단원 71명을 해촉(파면) 3명, 직위해제 1명, 6개월 출연정지 1명, 5개월 출연정지 2명, 4개월 출연정지 10명, 3개월 출연정지 6명, 2개월 출연정지 7명, 1개월 출연정지 38명, 견책 2명, 경고 1명 식으로 전체단원을 ‘징계’라는 명목으로 ‘보복성 징계’로 줄 세우기하겠다는 작태를 보였다. 기가 막힌 얘기다. 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단원들의 동의하에 뽑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일반적인 국제관례에 비추어도 이는 크게 뒤집힌 사태이자 갑과 을이 뒤바뀐 경우다.

‘징계’란 함신익의 교향악단 단원들을 향한 보복의 수단, 이에 동조한 KBS
 
함신익 부임이후 그간, 단원 중에는 함신익의 이해 못할 여러 가지 상식에 반하는 처사에 강하게 항의하는 단원들한텐 ‘해촉’이란 강제파면으로 답한 것이고, 항의의 정도에 따라서 줄줄이 ‘징계’를 통고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국립교향악단 시절과 현 KBS교향악단 시절을 통틀어 56년 역사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최초의 사건이다.
 
이번 사건을 결과적으로 지휘 독려한 함신익과 KBS 김인규 현 사장은 전 국립교향악단의 현신인 KBS교향악단 역사에 악행의 당사자들로 반드시 기록될 것이다.

함신익과 ‘상임지휘자 선정위원회’ 위원 이상만

음악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휘자로의 함신익의 “자질미달과 자격”을 문제 삼았고, 정작 음악을 연주하는 당사자들인 교향악단 단원들이 지휘자로 함신익을 전혀 신뢰하지 않았는데, 불협화음으로 오케스트라 화음(和音)이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왜? KBS 사측은 진작 내다보지 못했을까?

급조된 ‘상임지휘자 선정위원회’(주돈식 전 문화부장관, 이상만 전 아름누리관장, 김영미 한예종교수 성악, 김동주 전 ‘시청자센터’장 현 KBS제주방송총국장, 진종철 전 사업부장 현 네트워크 관리국장)를 만들어, ‘청와대낙하산 지휘자’를 그 중요한 상임지휘자 자리에 앉힐 수밖에 없었던 KBS 회사 측의 강박은 역시 이명박 부부의 언질 때문인가?

어제 (3월 18일) 중앙일보는 “오디션 제대로 하면 단원 중 20명도 못 살아남을 것”이란 제목으로, 단원들 입장에선 지독하게 모욕적인 인터뷰를 통해 함신익은, “나는 20년간 KBS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했다. 실력이 없으면 그게 가능한가”라고 말했다. 상임지휘자 선정위원’ 중에서 필자와 전화통화를 3명 중 1명인 이상만 음악평론가이자 전 아름누리관장도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9년간 KBS교향악단이 그를 초청해 객원지휘로 지휘 실력을 인정했는데, 왜 상임지휘자로 오니까 건국대학교 나왔다고 단원들이 내 모는가”라고 함신익과 거의 비슷한 어조로 함신익을 적극적으로 강변 옹호한다. ‘상임지휘자 선정위원’ 당시 함신익을 강력하게 추천했고, 그 이전부터 각별한 관계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차후 다시 살핀다.

함신익과 이상만의 착각

함신익은 말하기를 20년간, 이상만도 말하기를 19년간 KBS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했단 이 말은 정확하지 않을뿐더러 틀렸다. 그 기간 동안 KBS교향악단 단원들은 그를 객원지휘자로 지휘를 해달라고 한 사실이 전혀 없다. 그가 지휘는 했지만, 20년 그 기간 동안 1800회에 이르는 연주회 중에 함신익은 딱 13차례 지휘를 했는데, 이 13차례 지휘한 회수는 한국인 지휘자를 격려하겠다는 교향악단 운영사무실 의도였으며, 그나마 한국인출신 지휘자들 중에서 19년에서 20년 간, 겨우 13번만 지휘한 지휘회수는 한국인 객원지휘자 축에서는 제대로 끼지도 못할 만큼 적은 지휘회수다. 함신익이 KBS교향악단 단원들이 아닌, 운영사무실이 객원지휘자로 불러들여 지휘를 한 년도와 일자, 회수는 아래와 같이 총 13회다.

   
 
 

다시, 어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함신익이 말하기를 “예일대가 어떤 곳인데 실력 없으면 어떻게 버티나. 예일대 지휘과 정교수는 나 하나다. 외국 오케스트라를 끊임없이 지휘하고 있고, 재 초청받고 음악감독으로 오케스트라에 10년간 계속 있다. 또 나는 20년간 KBS 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했다. 실력이 없으면 그게 가능한가”라고 했으며, 그는 또 인터뷰 말미에 중앙일보 최상연 기자가 묻기를, “왜 KBS에 발탁됐나.”라고 묻자, 함신익은 대답하기를, “대전 시향을 6년 만에 최상급으로 올린 게 평가받았다고 본다. 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자, 함신익이 중앙일보에 인터뷰한 말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자

함신익이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년간 KBS 교향악단을 객원 지휘” 했다는 주장은 ‘20년 동안 있었던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포함 1800회 연주회 중에서 KBS교향악단 운영사무실에서 불러 20년 동안 13차례 객원지휘를 한’ 것으로 바로 고쳐져야 하며, 예일대 홈페이지에도 “1992년부터 해마다 KBS심포니와 연주를 해 왔으며”의 문장은/ Since 1992, he has made annual appearances with the Korean Radio and Television Symphony Orchestra,/ 함신익의 주장과는 달리, 그는 ‘년간, 해마다’는 KBS연주를 지휘하지 않았고, 특히 2001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은 KBS 공연사무실의 ‘부름’을 받지도 못했다.
 
http://www.yale.edu/opa/arc-ybc/v32.n32/story26.html
 
June 25, 2004|Volume 32, Number 32|Four-Week Issue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있었던 전 대전시향 단원들의 증언
 
어제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를 본, 전 대전시향 단원들이 증언을 하겠다고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있었던 전 대전시향 단원들의 증언들은 하나같이 놀라웠다.

클라리넷을 연주했던 M씨는 크게 격앙되어 있었다.

“중앙일보 기사에 난 함신익 인터뷰는 전부 거짓말이다. 그 인터뷰 기사를 보고나서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그가 기사에서 말한 ‘대전 시향을 6년 만에 최상급으로 올린 게 평가받았다고 본다’는 기사문장을 보면서 극단적인 표현인데, 솔직히 살기를 느꼈다. 그가 여기 대전에서 대전시향을 지휘하고 떠난 이후에도 후유증은 너무 크다. 단원들 중에는 암에 걸린 사람도 여럿 있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입술이 마비된 사람도 있다. 그는 한마디로 음악인도 지휘자도 아니다. 인간이 아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나는 되물었다.

M은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대전시향을 다 부셔놓고 도망갔다.”

“임기를 다 마치지 않았는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용케 그는 사다리타기 식으로 임기를 이어갔다. 2006년에 죽기 살기로 상임지휘자 교체를 단원들이 주장했지만 새로 온 시장은 그의 수단에 넘어갔다.”

"나는 음악을 연주한 게 아니라, 6년의 지옥살이를 했다"

“그가 있던 대전 시향 6년간은 지옥이었다. 아시겠지만 한국 교향악단 풍토에서 연주자는 힘이 없다. 한국에서만 유독 있는 풍조인데, 바로 오디션 제가 문제다. 그는 오디션 제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단원들을 괴롭혔다. 그리고 그는 음악을, 악단을, 자신의 출세도구로 막 이용했다. 하루는 악장이나 수석에게 미리 일러주지도 않고 아침에 새 연주자를 데리고 와서 자리배치를 바꾸게 하는 식이었다. 새 연주자는 자기를 후원하는 유력인사의 딸이었다.”
 

예일대 음악대학원 학장 칠순잔치도 단원들이

“예일대 출신 인사들을 기용하는 것도 모자라 각종 공연에 객원지휘자와 협연자들도 예일대 출신위주로 선정하는 등 교향악단의 사유화를 부추겼다. 지금도 기억한다. 예일대 음악대학원장인가, 학장이라고, 칠순잔치까지 치러줬다. 장소가 우성예술회관이었다. 예일대 교수, 대학원생 수두룩 데려와, 협연을 시키고 지휘를 시켰다. 예일대 교수? 부교수?”

E 바이올리니스트의 증언이다. 예의 한 숨부터 쉬고 흥분된 어조로 빠르게 말을 이었다. 흥분 때문에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얘기 중에 두 번이나 천천히 얘기해 줄 것을 부탁하기까지했다.
 
“나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함신익의 악마성이 언젠가는 큰 사고를 치고, 세상에 알려지고 비참하게 끝날 것이란 기도까지 했다.”

“기대를 했다고?”

“아니다. 기도를 했다. 난 크리스찬이다.”

“크리스찬이 그렇게 얘기해도 돼나?”

“크리스찬이기 때문에 얘기할 수 있다. 그의 악마성이 세상에 밝혀지기를 기도한 것이다. 다시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모욕을 느끼고, 병들고 스러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사무실 직원과 단원들을 이간질 시키고, 또 사무실 직원끼리도 이간질 시키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게 하고, 분열을 일으켰다. 사람들 영혼이 썩어들어 가게 했다. 모욕을 당하고 스스로 악단을 떠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는 음악을 모른다. 지휘를 폼 나게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소리도 모르고, 리듬도 모르고, 흔들린다. 지휘를 따라가면 연주가 엉망이 된다. 그는 지휘자가 아니다. 그는 대전시향에서 모욕적이며 굴욕적인 언행으로 인한 단원들의 정신적 피해를 너무나 줬다. 지금 KBS교향악단이 그렇단 얘기를 들었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어떻게? 그 실력으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인 KBS교향악단을 맡는 단 말인가? 아무리 낙하산 시대라지만 시킨 놈도 받아들인 놈도 정신 나간 놈들이다. 나는 고상하게 얘기하자면, 단원과 지휘자와의 인간적, 음악적인 신뢰감은 제로라고 얘기하겠다.”

대전시향 도끼사건

클라리넷 M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도끼 사건을 아는가?”

“모른다.”
 
“함신익이 마지막 지휘가 끝나고 그만 두는 날이다. 단원 중에 한 연주자가 그동안 울분을 참지 못하고 때려죽이겠다고 도끼를 악기 가방에 숨겨 갔고 왔다.”
 
“정말인가?”

“사실이다. 그냥 겁주는 게 아니고 진짜로 죽여 버리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들은 음악을 하고 악단을 지휘하는 사람이 뭐 그럴까 한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면 악마에게 시달린다는 게 뭔가를 똑똑히 알게 된다. 오죽하면 도끼를 들고 죽이겠다고, 지휘 마지막 날 그러겠는가. 그날 함신익은 따라 왔던 후원회 사람 도움을 받아 차를 타고 도망갔다. 단원들도 차를 타고 뒤를 따랐다. 난 말리겠다고 뒤를 따르고. 큰 도로 중앙선을 넘으면서 추격전처럼 됐다. 그가 경찰서로 들어갔다. 자기가 미국시민이라고 여경에게 보호해달라고 했단 얘기를 나중에 경찰 H씨에게 직접 들었다.”

대전시향 전 단원 M씨의 얘기는 물론이고, E 바이올리니스트의 증언을 교차 확인하느라 이틀이나 시간이 걸렸지만 과장되거나 거짓은 없었다.

그는 어떻게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이 됐는가?

“절대 학력이 낮다고 해서 그 사람을 우습게 보는 단원은 우리 중엔 아무도 없다. 우린 연주실력으로 서로를 알아본다. 건국대 나왔다고 따돌림을 시켰다는데, 그 말을 누가 시작했는지 알고 싶다. 우리 중엔 서울대 출신이 아닌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학력을 위조하는 사람을 우리는 우습게 본다. 과대포장하지 말고, 있는 사실만 얘기하면 되는 정서가 우리 교향악단의 정서다.” KBS교향악단 오보에주자 L씨

여전히 낯설다. 함신익? 아무리 봐도 이력이나 경력이 투명하지 않다. 중앙일보, 조선일보 인터뷰, KBS TV 출연 등, 미디어를 통해 현란한 이력과 경력을 내세우고 등장했지만, 여전히 그의 정체는 확연하게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대낮의 빛 속으로 그를 끌고나와 보다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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