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심상정 통합진보당 대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부인 인재근 여사 등이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또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 등도 민주통합당과의 경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3월 19일 오전 8시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관리위원회에서 발표한 ‘야권단일후보 경선 결과’를 살펴보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강세 지역에서 각 당의 후보들이 승리했다는 특징을 보인다. 뚜렷한 이변은 발생하지 않은 셈이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정희 대표와 현역 의원인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과의 서울 관악을 경선에서는 이정희 대표가 승리를 거뒀다. 재선 관악구청장과 관악구 국회의원을 경험한 김희철 의원은 탄탄한 조직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트위터 등 SNS 여론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이정희 대표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서울에서 통합진보당의 강세지역으로 평가받던 노회찬 대변인의 서울 노원병과 천호선 대변인의 서울 은평을 모두 통합진보당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통합진보당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적이었던 전략지역들을 경선 지역으로 돌리는 대신 다른 후보들의 경선 지역을 늘리는 선택을 했는데, 유력 후보들마저 민주당 후보에게 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없지 않았지만 그런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새누리당 쪽의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 경기도 고양시 덕양갑에 출마하는 심상정 통합진보당 대표도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를 거두는 등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이 손해를 본 경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의 경우 이정희 노회찬 천호선 후보 지역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 모두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김근태의 ‘바깥사람’으로 불리는 인재근 여사는 참여정부 대통령 홍보수석을 지낸 통합진보당 이백만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통합진보당 신언직 후보를 꺾고 서울 강남을 단일후보로 확정됐고,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은 ‘촛불후보’로 불리던 김원열 통합진보당 후보를 꺾고 종로구 야권 단일후보로 선정됐다.

조순용 민주통합당 후보는 서울 용산구에서 만만찮은 조직기반을 갖췄던 김종민 통합진보당 후보를 꺾고 후보로 확정됐고, 이용선 전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서울 양천구을 경선에서 승리했다. 서울 금천구의 이목희 민주통합당 후보, 성북구갑의 유승희 민주통합당 후보도 각각 지역에서 조직기반을 갖췄던 통합진보당 후보를 꺾고 승리를 거뒀다.

경기도에서는 고양시 덕양갑 심상정 후보, 이천시 엄태준 후보, 여주·양평·가평 이병은 후보 등을 제외한 다른 지역 모두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경쟁 후보를 꺾었다. 이찬열 의원은 수원 장안에서 안동섭 통합진보당 후보를 꺾었고, YMCA 사무총장 출신인 이학영 후보는 통합진보당 송재영 후보를 꺾었다. 그러나 안산 단원갑 백혜련 후보의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와 경선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은 당의 간판급 인사들이 민주당과의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울산의 경우 남구갑에서 출마한 진보신당 출신 조승수 후보가 민주당 심규명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하면서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넘겨줬다. 현역 의원이 패한 셈이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전략지역으로 꼽히는 창원갑에서는 문성현 후보가 승리했고, 진주을 역시 강병기 후보가 승리하면서 새누리당과의 맞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의 경우 김해갑, 김해을 모두 민주통합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는 전략지역으로 여겨지는 경남 거제에서 민주당 통합진보당과의 3자 경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단일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야권 단일후보 경선의 큰 줄기가 마무리되면서 19대 총선은 새누리당 대 야권 단일후보 1대 1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오는 22~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이 끝나면 본격적인 19대 총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적인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 민주노동당이 10석의 승리를 거뒀지만, 당시는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이 갈라져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섰다.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지금의 야권 후보들은 표가 분산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19대 총선의 경우 처음으로 진보·개혁 성향의 지지표가 하나로 뭉쳐서 선거를 치르게 된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만만찮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대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게 되면 ‘MB심판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한국정치는 새로운 지형으로 들어섰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내세운 목표는 민주당과 연합해서 압도적인 여소야대를 이루는 것"이라며 "진보는 분열롤 망한다는 속설은 완전히 무너졌다. 단결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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