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난번 글에 대해 KBS 홍보실에서 ‘정정보도 요청문안’이 왔다. 필자인 내가 직접 답한다.

(관련 기사 "MB 낙하산 김인규, 청와대 청탁받고 함신익 임명했다")

2010년 3월 KBS 경영본부장의 가족이 상을 당해서 서울강남성모병원 상가에서 교향악단 단원들이 조문을 끝내고 모여 있을 때, 당시 KBS 김인규 사장이 교향악단 단원들이 있는 자리로 다가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위에서 걸려온 전화를 딱 한번 받았어”, "내가 다음엔 좋은 지휘자 구해줄게" 라고 말한 건 명백한 팩트다.

당시 KBS교향악단 단원들은 김 사장이 함신익을 상임지휘자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단원들에게 양해해 달라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했으며 “위에서”가 ‘청와대’임을 뜻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사실은 김상훈(단원 콘트라베이스), 신현석(단원 호른) 이영완(단원 팀파니) 등,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수명의 단원들이 실명을 걸고 증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S는 “상임지휘자는 선정위원회의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됐다”고 했지만 이 또한 KBS의 주장일 뿐, 56년의 국립교향악단(현 KBS 교향악단 31년) 시기동안 지휘자를 뽑기 위해 ‘선정위원회’란 있어오지 않았고 전례도 없었다.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선정위원회’란 급조된 것이다. 당시 선정위원회의 구성원 7인중 3인은 선정위원회 회의 처음부터 함신익을 상임지휘자로 추천하였고(주돈식 전 문화부장관, 이상만 전 아름누리관장, 김영미 한예종교수 성악) 선정위원 중 KBS직원 2명(김동주 전 ‘시청자센터’장 현 KBS제주방송총국장, 진종철 전 사업부장 현 네트워크 관리국장)은 음악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들이었다. 특히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시청자센터장으로 책임을 맡고 있던 김동주(현 KBS제주방송총국장)는 스스로가 “음악엔 문외한”임을 누차 강조했다. 어떻게 “음악엔 문외한”인 사람이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채점에 참여할 수 있는가? KBS는 “선정위원회의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됐다”고 주장하지만 요식적인 형식절차를 빌렸을 뿐 실재 내용은 ‘청와대 낙하산 임명’이었다.

상임지휘자가 정기연주회 지휘를 독단으로 취소한다?

3월13일, 여기 미디어오늘에 쓴 글에서 나는, 천재지변(天災地變)이나 불가피한 사태가 아니고는 변경이나 취소가 도저히 불가능한 행사가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이며 이는 전 세계 공연예술계 일반의 관행이라고 했다.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해당 상임지휘자가 일방적으로 취소시켰다함은, 그 사실만으로도 KBS는 당장 그 상임지휘자를 전격적으로 해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KBS교향악단, 국립교향악단 역사포함 56년 이래 초유의 대형사고

거듭 말한다. KBS교향악단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함신익이 내부 문제야 어떻든, 무슨 어떤 이유에서든, -함신익과 교향악단 사무실측은 정기공연을 못한 이유가 교향악단 단원들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건 살펴보건데 거짓이다. 단원 두 명의 개인적인 마찰을 핑계 삼아 정기연주회를 취소시켰다함은, 악단의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로는 한마디로 지휘력 결격(缺格)사항이다. 도대체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가 어떻게 이렇게 남루할 수 있나? 상임지휘자이자 예술감독이란 여하히 내부문제를 수습하고 정기연주회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KBS교향악단 운영규정’을 보면 제4장 인사, 제32조(징계) 편을 보면,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1. KBS공사에 대한 의무사항을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
2. KBS공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단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경우
3. 직무상의 정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한 경우
4. 직무와 관련, 부정한 수단으로 자기 또는 특정인의 이익을 도모하였을 경우,
5.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교향악단의 재산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6. 지휘감독 소홀로 연대책임에 해당되었을 경우

그리고 징계의 종류와 내용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정기공연을 약속대로 이행하지 못한 초유의 대형 사고에는 KBS교향악단이 국립교향악단 역사포함 56년 이래 초유의 사건으로, 당연히 교향악단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란 막중한 직위에 있는 자는 귀책사항이 되며, 단원의 신분을 즉각 해제 해촉시키고 교향악단에서 파면, 방출시키는 것이 원칙이고 정도다. 

 

다섯 가지 징계사항에 해당하는 상임지휘자는 파면, 방출시켜야

KBS가 함신익을 상임지휘자로 받아들였을 때는, 지휘자로 자기 역할에 충실해 달라는 주문이었으며 예술감독까지 겸직하게 한 것은 역할에 대한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함신익은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제대로 진행시켜야 할 KBS 명령과 의무를 이행 못한 사실은 징계사유 1항인 “공사에 대한 의무사항을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에 해당하며, 또 3항 “직무상의 정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저촉되기도 한다.

여러 번 얘기하지만,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란 KBS교향악단의 근거(根據)이기도 하다. 이를 상임지휘자 일방으로 취소시킨 사실은, 함신익의 중대한 월권으로 공영방송기구의 신용을 추락시켰을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명예를 훼손시킨 2항에 해당되며, 돈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입장권 환불에 따른 KBS재산상의 손실도 끼쳤으니 징계사항 5항,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교향악단의 재산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와 리더십 부재와 사태수습의 역량 부족으로 인한 귀책사항으로 6항 “지휘감독 소홀로 연대책임에 해당되었을 경우”이다. 모두 5개의 징계사항이란 과중한 귀책(歸責) 사항이며 지휘자가 나서서 먼저 대형 사고를 친 것이기 때문에 귀책사실을 모면코자 단원들에게 책임을 지우면서 어떤 변명이나 모면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KBS는 즉각 함신익을 해고 파면할 뿐 아니라 일체의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결정적인 결격사항이 된다. 

 

신뢰할 수 없는 지휘자의 학위위조, 경력위조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함신익은 상황에 따라 미국의 이스트만 대학(Eastman University Eastman School of Music)에서 ‘이스트만 박사’, ‘이스트만 수료’로 기재사실을 바꿨다. 함신익은 자신의 책 ‘다락방의 베토벤’의 초판 저자 소개란에 ‘박사로 잘못 인쇄된 것’을 2판 인쇄부터 바로 잡았다‘고 했다. 뭔 얘긴지? 왜? 출판사는 ‘박사’가 아닌데, ‘박사’라고 표기했는지? 책을 낸 출판사가 자기 마음대로 표기했을 리는 없고, 저자인 함신익이 프로필을 출판사에 건넸거나 어떻게든 ‘박사’라고 말했기에 그런 줄 알고 출판사는 표기했을 것이다. 

함신익은 1992년 5월 KBS교향악단 사무국에서 정기연주회 객원지휘자로 불러들여 연주지휘를 처음 하고, 2007년 7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까지 단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간간이 사무국에서 불러들여 객원 연주지휘를 시켰던 무려 15년이 넘는 동안, 자신의 프로필 란에 ‘이스트만 박사’라고 기재되어 오던 것을 왜 신정아 사건 직후부터는 표기를 바꿨을까? 이렇듯 그의 프로필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무중이고 명료하지 못하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상황에 따라, 학위와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고 말을 바꾸어 온 사실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함은 물론,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는 이 사실만으로도 일체의 사회적 활동은 제약된다. 기실 훌륭한 지휘자에게는 반드시 명문대학 학위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박사’를 계속 기재해야 했던 이유란 뭘까?

함신익은 경력 또한 위조했다.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스위스 제네바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고 허위로 기재 했다가 들통이 나자, ‘제네바 콘서바토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으며 ‘콘서바토리(음악원)’라는 단어가 길어서 생략했다고 변명했다. ‘제네바 콘서바토리 오케스트라’는 음악원의 학생 오케스트라로, 이는 서울의 어느 음대 교향악단을 지휘하고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는 자기 경력을 정직하게 정확하게 기재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인으로의 일차적인 사회적 조건에 반한 것이며, 명백한 경력위조로 의심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허위 경력이다.

KBS는 함신익을 비호하기 위해서 교향악단 홈페이지에 있는 함신익의 프로필을 바꿨다. 설령 학위위조 경력위조 사실을 KBS 수뇌부가 몰랐다 하더라도, 이는 공영방송 KBS교향악단 지휘자를 철저히 검증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KBS가 저버린 과오다. 따라서 함신익의 학력, 경력 허위를 묵인했거나 허술한 검증으로 직무유기를 한 운영부장, 국장, 시청자센터 본부장은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하고 사장은 이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공영방송 KBS가 어쩌다가 자사의 중요한 직책인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선정과정에서 해당인의 이력조차 이렇게 허술하게 체크하는지? KBS는 한 특정인에게 우롱을 당할 만큼 한심한 처지가 됐는가?

함신익, 지휘자로 그간의 발자취

함신익이란 이름의 인물은 필자에겐 낯설었다. 그가 여기저기 자신을 소개한 프로필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기되어 혼돈스러웠다. 프로필이 명확하지 않았다. 먼저 나는 그가  내세운 예일대학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http://music.yale.edu/faculty/hahm.html, 이 사이트에는 그의 프로필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이곳에 나와 있는 함신익이 객원 지휘했다던 오케스트라의 정확한 명칭이 나와 있지 않고, 지역위주의 도시이름만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애틀란타, 로스앤젤레스, 워서우, 프라하, 빌바오, 뉴욕, 방콕, 포트워스 알라바마, 볼더 그리고 콜로라도 스프링스 등, 미국 내의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했고 프랑스, 스위스, 헝가리, 오스트리아, 스페인, 일본 멕시코의 도시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고 하면서, 그는 프로필에 ‘북미 남미 유럽 동아시아에서 많은 메이저 오케스트라들을 지휘를 했다’고만 기술되어있다. 또 최근 지휘한 곳을 예로 들며 도시이름으로 ‘스위스의 제네바, 프랑스의 부송’ 등 도시이름만 기재되어 있고 특정한 오케스트라 명칭은 없다. 다만 1992년에 KBS교향악단을 지휘한 것과 몇몇 오케스트라의 이름이 나와는 있지만 LA필과 상트페테르부르크심포니, KBS교향악단, 대전시향을 제외한 나머지 오케스트라 Green Bay Symphony, Abilene Philharmonic 등은 프로필에서 얘기하는 메이저 오케스트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LA필에 관하여 KBS교향악단 단원 측에서 조사한 결과, LA필 측은 함신익에 대한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혀왔다. 함신익은 분명히 프로필에 LA필에서 지휘를 했다고 자기소개를 여러 인쇄물에 적었는데 이상하다 생각되어 두 번째로 자료조회를 요청한 결과, 또 똑같은 답을 받았다. 연주공연을 지휘한 공식적인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함신익 측에서는 증거 자료라고 내며, 지휘한 프로그램을 교향악단에 제출했다. 교향악단 단원측은 재차 LA필 쪽에 문의하였고, 정확한 날짜를 제공하였더니 그 쪽에서 온 정보는 함신익이 한 연주들 중 하나는 어린이 음악회였으며 또 다른 공연은 장소를 빌려준 임차(賃借)공연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공식 기록에는 그런 연주기록은 남기지 않는다는 답이 왔다.

예일대학에 나온 그의 프로필에는 엘에이 필 연주가 나와 있었다. 그가 엘에이 필 연주를 강조하는 부분, reengagement with the Los 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 at Disney Hall. 이 연주는 한국일보와 기업의 후원회로 이루어진 한국교민을 위한 음악회였으며 그때 당시 관계자에 따르면 오케스트라는 몇 명의 엘에이 필 단원과 객원단원들로 이루어진 편성 공연이었다고 했으며. 장소를 빌린 임차공연이었다.

그와 2년간 연주를 한 예일 학생의 증언

구글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치고 검색을 하다보니 가장 최근의 기사로는 LA타임스 (LosAngeles Times) 2011년 10월 24일자 기사가 검색됐다.

http://latimesblogs.latimes.com/world_now/2011/10/south-korea-detroit-philadelphia-symphony-orchestra-contract-negotionations.html

미국의 오케스트라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졌고 오케스트라들이 파업에 들어간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KBS 교향악단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기사에 함신익을 언급하는 인상적인 댓글이 눈에 띠었는데 그중 한사람은 예일대 학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쟈흐 크레이머(Zach Cramer)라는 이름의 댓글이었다.

“2년동안 함신익의 지휘하에 석사과정을 했다. 학교생활 동안 보람있었고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함신익과 보낸 시간은 아니었다. 난 그의 기술 태도 음악성 때문에 너무 힘이 들었다.  난 함신익의 적절치 않은 그의 위치에 대해서 말한적이 있었다. 나는 이 기사에 나온 오케스트라멤버들의 뜻에 동의한다.  또 하나 예일은 위상이 높아져가고 많은 후원을 받는데 왜 함신익을 교수로 쓰는지 이해할 수 없고 슬프다. 나는 내 생각에 의심이 없다. 그가 학교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I spent two years playing under Hahm as a grad student at Yale. My time there was very rewarding and well spent but Hahm stands out as a major exception to that. I was very frustrated and dismayed as far as his skill, attitude and musicianship and when I had the chance was vocal about his unworthiness of his position there. I certainly would be right in step with the orchestra members in this article. On a side note, it is strange and sad that the Yale School of Music, with it's rising status and quality after the large endowment continues to employ Hahm. There is no question in my mind as to whether he's holding the school back.

미디어오늘에 KBS교향악단 사태에 대한 첫 번째 글이 나간 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함신익에 관한 제보가 나에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함신익이란 인물에 대하여 어려움에 빠진 KBS교향악단 단원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나서겠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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