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8일째인 13일 KBS 새노조 소속 기자들이 최근 드러난 민간인사찰사건 증거인멸과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과 제보자 사이에 거액의 돈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MBC 노조의 <제대로 뉴스데스크>에 이어 KBS 새노조의 <리셋 KBS 뉴스9>까지 파업중 ‘제대로된 뉴스’ 방송 경쟁에 나서게 됐다.

KBS 새노조는 이날 밤 공개한 ‘리셋 뉴스’에서 첫 소식으로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당시 컴퓨터 등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주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청와대측이 장 전 주무관의 입을 막기 위해 거액을 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팟캐스트 <이털남>에서 공개된 녹음파일에 따르면, 최 행정관은 장 주무관이 폭로하지 못하도록 회유했다는 정황이 나타나있었다. 여기에 돈거래까지 있었다는 의혹이 KBS 저녁 메인뉴스가 아닌 파업중인 기자들이 제작한 뉴스에서 제기돼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밖에도 KBS 기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포항에서 MB의 집을 성역화하고 있으며, 그 마저도 국민 세금을 동원했다는 사실과 관련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집중 조명했다. 주변 개천을 개발하는데만 거액이 들었다는 내용도 KBS ‘리셋 뉴스9’엔 포함됐다.

KBS 기자들은 ‘리셋 뉴스9’에서 김인규 사장이 사장이 되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 충성맹세했다는 내용과 KBS 자사의 총선 보도가 편파적이었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와 관련해 KBS 보도본부의 국장, 부장, 팀장이 이날 리셋 뉴스9 방송이 공개되기 전에  발표한 성명에서 △KBS 뉴스가 자부심이며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뉴스는 모두 불공정 뉴스로 내몰 것으로 우려되고 △KBS뉴스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행위로, 파업 끝난 이후에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명예훼손을 비롯해 초상관, 저작권,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는 “반달가슴곰의 둘째 출산과 장수풍뎅이가 애완곤충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뉴스가 리포트로 방송되는 반면, 나경원의 기소청탁은 단신 몇 문장으로 처리하며, 내곡동 사저 파동 때 취재기자 1명 보내지 않고 청와대 해명만 그대로 전달하는 뉴스가 바로 KBS 9시 뉴스”라며 “이래 놓고도 KBS뉴스가 영향력-신뢰도 1위라고 떠드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뉴스를 반성하고 우리 뉴스가 다뤘어야 할 아이템을 취재해 보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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