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가 국민일보에 대해 2년 시한의 조건부 폐간 결정을 던진 것과 관련, 실제 순복음교단이 국민일보를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

88년 창간 이후 9백억원이 넘는 적자(공개된 부분)를 감수하면서도 국민일보를 끌어 온 이유가 반드시 언론사업을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보자고 했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분외에도 선교에 유용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순복음교회가 이 시점에서 조건부 폐간결의를 하고 나온 것은 이대로 교회에서 돈을 끌어다 무한정 투자만 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그 첫째 원인으로 파악된다. 한마디로 신문사간 무한경쟁의 와중에서 앞으로 출혈에 가까운 투자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현재 경영상태로는 그만한 비용투자를 해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내부 판단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그런점에서 순복음교회가 ‘결의’라는 강한 의사표시를 하면서 개혁을 들고나온 것은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아야 한다는 역설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내부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순복음재단은 국민일보 창간이후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보자 지난해 말 조용기목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여의도 순복음교회 홍보국장 출신의 이건영씨를 사장으로 앉혔다.

이사장은 취임이후 ‘자립경영’과 ‘제2창간’을 모토로 편집국장 경질, 과감한 기구개편, 편집국의 팀제도입, 능력에 따른 인사관행 정착, 사장 직속기구의 강화 등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사장의 개혁이 진행될수록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져갔다. 지난 3월 기구개편과정에서 인원감축에 대한 사원들의 위기감이 높아져 광고국, 제작국 등 그간 노조에 가입하지 않던 사원들 2백여명이 대거 노조에 참여했다.

최근엔 이사장이 편집권까지 침해하고 있다면서 편집국 소속 부장들이 사장에게 질의서를 보내는 등 언론사 초유의 ‘부장단 집단행동’이 있었다. 이사장 취임이후 16명의 기자들이 신문사를 떠나기도 했다. 노조 또한 비상총회와 대의원대회를 잇따라 열고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결의문을 채택, 이사장의 개혁정책에 정면 반발하기에 이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순복음재단측의 조건부 폐간 선언이 이사장의 개혁에 대한 집단반발을 사전에 봉쇄해보겠다는 의도라는 점을 ‘당회 결의문’중에서 찾기도 한다. “어떤 집단적인 강압행동이나 집단이기주의에는 절대 굴하지 않는다”고 한 결의문에 대해 재단측도 이 결의내용이 노조와 관련된 것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순복음교회의 이번 결의안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든 아니면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 한 것이든 국민일보를 둘러싼 난기류는 근원적으로 신문사간 경쟁의 파장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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