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29일 3차 경선후보자 및 단수후보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전현직 중진과 ‘신진’ 인사들을 경선에서 맞붙게 하는 한편 5명의 여성 단수후보자를 선정했다.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5선·중랑을)과 한광옥 상임고문(4선·관악갑) 등 관심을 모았던 ‘호남 중진’들은 탈락했다.

브리핑에 나선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백원우 간사는 “(여러 비판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고 당원과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는 말부터 꺼냈다. 앞서 두 차례 발표된 공천심사 결과에서 ‘쇄신’은 커녕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걸 의식한 대목이었다. 당 일각에서는 ‘3차 결과를 보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발표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던 이유다.

일단 관심을 모았던 일부 ‘호남 중진’은 경선후보자 명단에서도 제외되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백 간사는 “구민주계라고 부르는 게 어떤 분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이 19대 국회를 구성해주길 원하는 민심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과 기록이 있거나 유죄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몇몇 후보들과 비교해도 ‘정상 참작’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반면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으로부터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던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서울 강동구갑에서 송기정 전 청와대 행정관, ‘나꼼수’ 변호인으로 알려진 황희석 변호사와 승부를 겨루게 됐다. 백원우 간사는 “개인적으로 돈을 횡령하거나 착복한 게 아니라 (장준하)기념사업회 돈을 모으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의 공천 문제는 공심위 내에서도 찬반이 갈려 결국 표결까지 진행했다고 백 간사는 밝혔다.

민주당은 △중진과 신진의 대결 △정당정치와 시민정치의 대결 △격전지 △현역과의 대결 등으로 이날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차이’를 부각하려 애썼다. 이에 따르면 현역 의원들 중 김진애(서울 마포갑) 의원이 노웅래 전 의원과 맞붙고 김영환(경기 안산상록을) 의원이 임종인 전 의원과, 우제창(경기 용인갑) 의원이 조재헌 경기도당 정책개발특별위원장과, 이석현(경기 안양동안갑) 의원이 민병덕 변호사와, 오제세(충북 청주흥덕갑) 의원이 손현준 충북대 교수와 각각 격돌하게 됐다.

또 서울 동작을에서는 이계안 전 의원이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과 경선을 펼치게 됐다. 허 후보는 세 차례나 당의 전략공천으로 출마 기회를 양보해야 했던 아픔을 갖고 있다. 또 4선에 도전하는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서울 강서갑에서 김영근 한국NGO학회 사무총장과,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서울 강동갑에서 경선을 펼치게 됐다. 3선에 도전하는 설훈 전 의원도 경기 부천원미을에서 한병환 후보와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홍근 후보와 서울 중랑을에서 만났다. 박인환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조순용 전 KBS 앵커와 서울 용산에서 ‘언론인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안영근 전 의원은 인천 남동갑에서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과 자웅을 겨루고, 한국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윤승용 후보는 경기 용인을에서 김민기 경기도당 대변인과 격돌한다. 3인 경선지역으로 결정된 강원도 춘천에서는 안봉진 변호사와 손학규 전 대표 정책특보를 지낸 윤택구 후보, 해양수산부장관 정책보좌관을 거친 황환식 후보가 다투게 됐다.

한편 서울 관악갑에서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과 유기홍 전 의원이 경선후보자로 선정됐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는 김창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박광순 분당갑 지역위원장이 경선을 치르고, 경기 화성갑에서는 권혁운 전 하남시 부시장과 오일용 민주당 인권법률국장이 맞붙게 됐다. 경기 김포에서는 김기운 민주당 총무국장과 김창집 김포시 지역위원장이 경선을 치른다.

한편 다섯 명의 단수후보자는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서울에서는 유승희(서울 성북갑)전 의원과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전 의원, 차영(서울 양천갑) 전 대변인이 단수 후보자로 선정됐다. 인천 남구을의 안귀옥 변호사와 경기 부천소사의 김상희 현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의결한 후보자 103명 중 여성후보자는 모두 16명으로 애초 할당 목표인 15%를 넘겼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들 중 탈락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백원우 간사는 “18대에서 경쟁력 있는 현역이기에 살아남지 않았겠냐”며 “현역의원은 평가를 따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는 이번에도 제외됐다. 정동영 의원과 전현희 의원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진 서울 강남을도 지도부와의 조정을 거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경선 지역으로 발표된 지역은 서울 7곳, 인천 1곳, 경기 8곳, 강원 1곳, 충북 1곳 등 총 18곳이며, 단수후보자가 선정된 지역은 모두 다섯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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