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은 광주의 5·18민중항쟁 15주년이 되는 ‘역사’의 날이었고 또 한주내내 울산(현대자동차)과 한국통신은 공권력 투입이라는 ‘현실’에 부닥쳐야 했다. 그간 국회청문회등을 통해 명백히 가려진 5·18의 잘잘못에 대해서는 15년씩이나 묵비권을 행사해왔던 당국. 그러나 노조의 투쟁이라는 현실에서만은 확실하게 큰 칼을 빼들었다. 정부의 역사인식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난 한주였다.

18일자 한겨레 그림판은 그간 정권이 바뀔때마다 ‘나몰라라’하며 방관해 왔던 5·18이 어떻게 일그러진 모습으로 변형됐나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민족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댔던 말단 소총수. 그리고 이들에게 사격을 강요했던 사람. 이들은 지금도 한 하늘아래서 산다.

같은날 경향신문의 만평은 이를 더욱 구체화한다. 5공의 이심전심(李心全心) 이 “오래 건강하게 살자”며 다정하게 산행을 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무더기로 연행돼 사법처리를 받을 위기에 처한 한통 노조원들에게는 국가전복을 기도한다는 죄명이 옭아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전(李全)부부의 죄명은 무엇이 합당할까.

20일자 한국일보의 4컷만화는 현대자동차노조의 공권력 투입을 ‘두루뭉실’풍자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 더욱이 풍자의 유형이 80년대부터 자주 등장했던 진부한 소재로 보여진다. 20일자 중앙일보의 4컷만화의 경우는 만화스토리가 우선 이해가 잘가지 않는다. 시장출마를 선언한 여성후보를 ‘간큰여자’로 풍자한 것이 과연 얼마만큼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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