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짝짓기 프로그램은 일찍이 가 있었고, 때로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러브하우스, 신장개업), 때로는 보고 배울만한 이웃이(이경규가 간다)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하지만 결혼, 이혼, 연애가 예능의 대세 장르가 되면서 일반인 출연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러 계약 관계에 얽혀 있는 연예인의 경우 발언과 행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에 반해 일반인들은 행동에 제약이 자유로워 리얼리티 장르적 재미를 더 잘 충족시켜 줬기 때문이다.일반인이 주인공
스스로 예언자라고 주장한 네 명의 메시아,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열풍이 거세다.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넷플릭스 한국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고, 홍콩을 비롯한 해외 반응도 뜨겁다.공개 후 대중의 공분을 사며 이례적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사실 가 다룬 사건 중 상당수는 등 여러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바 있다. 새로운 것 없는 이야기가 새로운
일본 유흥업소 호스트였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자 한국으로 와 유튜버로 전향한 다나카 유키오. 간짜장에 탕수육 소스를 붓고, 쫄병스낵을 라면으로 착각해 끓여 먹고, 술국이라며 술을 끓여 맛소금을 타 먹는 기상천외한 한식 먹방 ‘다나카의 머끄방그’가 화제를 모으면서 인기를 끌게 됐다는 설정의 캐릭터다. 출신 개그맨 김경욱이 2018년부터 무려 4년이나 밀었다는 ‘부캐’ 다나카는 지난해 웹 예능 출연 이후 급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상파 출연, 유명 패션잡지 화보 촬영에 광고까지 찍더니 최근에는 단독 콘
의 부활 소식이 들려왔다. 3년 전 ‘종영’ 대신 ‘휴식기’라는 표현을 쓰며 떠나기는 했지만, 정말 돌아올 줄 그 누가 상상했을까. (KBS의 현재 공식 입장은 '확정된 바 없다'다.) 잠정 제작 중단 소식이 전해졌던 2020년, 여러 희극인과 방송 관계자들은 저마다 이유를 분석했더랬다.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 여러 이유가 언급됐는데, 당시 개그맨들은 입을 모아 엄격한 심의와 개그를 개그로 보지 않는 대중의 시선이 개그의 소재를 제한하고 개그를 위축시켰다
‘크런치 모드’란 말이 있다.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신제품 출시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몰아 일하고 쉬면 되지. 늘 그렇게 일하는 건 아니잖아? 이럴 때도 있는 거지. 돈으로 다 보상해줄게. 노동자를 회유하는 여러 달콤한 말들로 비상식적인 과노동은 업계의 상식이 됐다. ‘크런치 모드’는 소프트웨어 업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촉박한 제작 일정, 빠듯한 제작비, 들쭉날쭉한 스타의 스케줄까지. 제작 현장에서 스태프 노동권보다 중요한
태극마크를 달고 ‘2022 국제실용사격연맹(IPSC) 핸드건 월드슛 대회’에 출전했던 코미디언 김민경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총점 663점으로 345명 중 106등. 여성부 기준 52명 중 19등을 기록했다. 사격을 접한 지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더니, 처음 나간 세계 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실용사격은 야외에서 코스에 맞춰 이동하며 표적 명중시키는 것으로, 소위 ‘올림픽 사격’과는 다르다. 오히려 ‘전투사격’, ‘실전 사격’에 가까운데, 때문에 IPSC 대회에는 전·현직 특수부대원도 자주 출전한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로 대한민국이 또 한 번 슬픔에 잠겼다. ‘또 한 번’이 중요하다. 1980년대생들은 이태원 참사를 보며 H.O.T.의 ‘아이야’를, 1990년대생은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떠올렸다고 한다. 여전히 “피우지도 못한 아이들의 불꽃을 꺼버리”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반복”하는 세상(아이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다”(봄날)고 믿으며 달라진 세상을 기대해봤지만, 그 기대를 다시 배신한 세상. 그저 10대 시절 좋아했던 노래를 반갑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세상
김신영표 ‘전국노래자랑’이 드디어 첫 전파를 탔다. 무려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온 고(故) 송해의 후임. 기대만큼 우려도 컸지만,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은 일단 화제성과 신선함이라는 항목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00만 장씩 음반을 판다는 아이돌들이 여럿 출연하는 ‘인기가요’, ‘뮤직뱅크’, ‘음악중심’도 시청률 1%를 넘기 힘든 이 시대에, ‘전국노래자랑’은 10%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채널 충성도가 높은 KBS 1TV 편성이라서’라는 분석도 있겠지만, 그보다 ‘송해’라는 진행자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요인으
“진실과 국익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요?”“진실이 우선이죠. 궁극적으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2014년 개봉한 영화 대사 중 일부다. 영화는 2000년대 초, 줄기세포 연구 성과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과 불법 난자 채취 행위를 고발한 MBC 의 취재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당시 MBC는 ‘국가적 인재의 연구를 방해했다’, ‘국익에 저해되는 보도를 했다’며 융단 폭격을 맞았다.그리고 2022년. MBC의 ‘윤석열 대통령 막말’ 보도가 다시금 국익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 공연장이 끊임없는 우려와 논란 끝에 결국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변경됐다. 기존에 공지됐던 기장군 옛 한국유리 부지는 진출입로가 한 곳뿐인데다 그나마도 매우 협소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또, 배차 간격이 긴 도시철도와 몇 개의 버스노선만 있어 교통편이 부족하고, 공연장 인근에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어떻게 생각해도 10만 관객 방문이 예상된 대규모
수백억이 투입된 대작들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극장가에 흉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8월 14일 기준 ‘외계+인’인 152만 관객(개봉 26일 차), ‘비상선언’은 188만 관객(개봉 12일 차)을 동원하는데 그쳤는데, ‘외계+인’의 손익분기점은 700만, ‘비상선언’의 손익분기점은 520만으로 알려졌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성공으로 K-콘텐츠의 마켓은 더 넓어졌고, OTT 등 2차 콘텐츠 판매 경로도 다양해지면서 과거처럼 한국 관객 손익분기점이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둑들’ ‘암살’을 만든 히트
지난달 23일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일반인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유튜브발 뉴스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유튜버는 ‘친한 동생의 아는 후배’가 ‘언니만 알고 있으라’며 RM과의 결혼 소식을 알렸다는 한 커뮤니티 글을 근거로 제시했는데, 동생과 후배가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 대화 캡처가 내용의 전부였다. 믿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영상이었지만, 이튿날 온라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캔들을 제기한 유튜버가 유명 사이버렉카 ‘탈덕수용소’였기 때문이다.탈덕수용소는 아이돌, 인플루언서 등을 주 타깃으로 삼는
“우리가 나이가 들수록 인생에 목표가 없어지잖아요. 근데 여정 언니가 보여줬죠. 무언가를 이루기에 우리가 결코 늙지 않았다는 걸요.”지난 5일 종영한 tvN 에 출연한 김정자 씨는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인생의 모멘텀을 만들어낸 윤여정을 통해 별 볼 일 없고 따분할 거라고 여겼던 노년의 삶에도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이다. 속 윤여정은 세계적인 배우들 앞에서 “내 이름을 똑바로 발음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는 제2의 누구도 아닌
데뷔 전부터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르세라핌 멤버 김가람이 데뷔 18일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르세라핌 소속사인 하이브 측이 김가람 활동 중단 이유를 “김가람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하이브 측은 김가람이 중학교 1학년이던 2018년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5호 처분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김가람을 학교 폭력의 일방적 가해자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왜곡된 주장’이며, 해당 사건을 “먼저 큰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가 학폭위를 요청하면서 되려 피해를 입은 친구를 위해
요즘 가장 뜨거운 패션 키워드는 단연 ‘언더붑’이다. ‘언더붑’은 극단적으로 짧은 상의를 입어 밑가슴을 드러내는 패션을 말하는데, 해외에서는 벨라 하디드, 카일리 제너, 줄리아 폭스 등 내로라하는 패셔니스타들에 의해 이미 수년 전부터 유행했다. 그러다 최근 제니, 공민지, 비비, 최근 데뷔한 르세라핌 김채원 등이 잇따라 언더붑 의상을 선보이면서 국내에도 유행에 불을 지피는 중이다.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브래지어는 악세사리일 뿐’이라며 SNS에 노브라 사진을 게재했다 대중의 뭇매를 맞은 고 설리, 그저 노브라로 귀국했을 뿐인데 ‘노
윌 스미스가 향후 10년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27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탈모를 소재로 농담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결과다. 이번 아카데미의 조치는 윌 스미스가 받은 오스카 트로피를 박탈한다거나, 앞으로 후보로 지명될 권리까지 빼앗은 것은 아니다. 시상식 직후 윌 스미스의 트로피를 박탈해야 한다며 들끓었던 미국 내 여론을 생각해본다면, 비교적 유한 조치가 내려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 대중의 반응은 분명하다. 미국 연예 매체인 TMZ가 진행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BL(Boy’s Love)이 대세 장르로 떠올랐다. 그 유명한 김수현 작가마저 작중 동성 커플을 등장시켰다가 기독교 단체의 거센 항의에 대본이 일부 편집되는 굴욕을 겪어야 했던 때를 기억한다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개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OTT 시대가 오면서 음지에서 소비되던 BL은 양지로 끌어올려졌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과 같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OTT에 밀려 고전하던 왓챠에게, 적은 제작비로도 신선함과 화제성을
드라마나 영화에서 범죄는 매력적인 소재다. 끔찍한 범죄 상황이 만들어내는 미칠듯한 긴장감, 천재적인 플랜과 압도적인 분위기로 수사망을 흔드는 잔악무도한 범죄자. 범죄 수사물이 TV드라마의 인기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싶을 만큼 범죄묘사는 더 리얼해졌고, 모태구로 대표되는 섹시하고 매력적인 살인마까지 등장했다.선정성 시비나 범죄자 미화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으로 접하는 실제 범죄는 극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더 잔혹하고, 드라마는 시청자가 극을 보며 느끼는 공포와 분노를
최근 범죄를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그중 대표 주자다. ‘꼬꼬무’는 과거 현대사를 뒤흔든 굵직한 사건들을 이야기꾼(진행자)과 이야기친구(게스트)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소개한다. 이야기꾼은 유려한 말솜씨로 사건을 마치 어제 본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설명해주듯 이야기하고, 시청자는 이야기꾼과 이야기친구의 친밀도에서 나오는 사적이고 친밀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대화를 함께 들으며 높은 몰입감으로 사건에 빠져든다.누군가 지어낸 것이 아닌 실제 발생한 사건에
KBS 드라마 이 2주째 결방 중이다. 방송 5주 만에 평균 시청률 10%를 넘어섰고, 온라인에서는 각종 밈 콘텐츠가 쏟아지며 정통 사극의 확장성을 보여준 . 하지만 촬영장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 사건이 알려지고, 학대당한 말이 촬영 일주일 뒤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가 시작됐다.KBS는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이번 일을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 마련 등 생명존중, 동물권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뿐 아니라 1997년 방송된 부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