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9월 26일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곳으로, 애초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아들이 계열사에 다닌다거나, 이 지사 측근이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이 지사 연루설이 제기됐는데요. 이후 국민의힘이 ‘50억 수수’를 알고도 숨겼고, 박영수 특별검사 등도 관련됐다는 게 드러나며 야권을 포함한 고위층 비리 의혹으로
“불쌍해서 어떡해…” 목놓아 울었다는 증언이 잇달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변사 사건이지만, 가려진 이면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타인의 죽음을 함부로 단정 짓지 않겠다는 마음을 무게추 삼아,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그렇게 화곡동 재건축 현장을 갔다.매매가 10억. 그나마 있는 매물도 없음. 부감을 찍기 위해 촬영 기자와 올라간 재건축 단지 5m 옆 이른바 ‘메이커’ 아파트 단지 부동산 현황이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금액을 머릿속으로 되뇌며, 사건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린 이삿짐이 즐비한 골목에는 재건축 단지 지역임을 알리며,
기자는 9월 홍콩에 머물렀다. 특히 청년들과 함께했다. 지금 홍콩 시위는 청년이 주도하고 있다. 10대 청소년이 시위 선봉에 나서는가 하면, 각 학교 앞에서도 다양한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이 홍콩 청년을 거리로 부른 걸까. 청년이 주도하는 시위에 어떤 사회적 배경이 있던 걸까. 기자가 만난 홍콩 청년들은 지금 시위가 ‘미래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은 완전고용률을 보이지만, 일자리 92만 개는 열악하다. 홍콩 최저임금은 한화로 6천 원 미만, 빈곤 인구는 137만7천
8월23일. 이른 아침부터 삼청동에서 청와대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날은 국가정보원의 프락치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 공작 자료를 청와대에 넘겼다. 1주일 전 어렵게 전화를 걸어온 대학 동창의 프락치 고백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며 4년간의 사찰 자료, 국정원 직원과의 대화 녹취파일, 국정원이 지급한 장비를 줬다.문제는 제보자가 “나를 놔주지 않으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국정원에 미리 통보한 점이었다. 국정원은 제보자의 거주지와 생활 동선을 모두 알고 있었다. 결국 기사를 내기 전 제보자 신변보호와 국정원의 증거인멸
“40만대 중반이라는데요.” “뭐 그게 대수라고.”‘2019년 8월 고용동향’이 나오기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기획재정부 기자실의 분위기는 심드렁했다. 핵심인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이 40만명대 중반 정도라는 이야기가 퍼져나갔지만, ‘딱히 새로운 게 있겠나’는 반응을 보인 이들이 여럿이었다. 45만2000명이라는 수치는 2017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는데 말이다. 다음날 통계청 발표와 그에 대한 보도는 몇 가지 숫자를 제외하곤, 사실상 이전 달과 별 차이가 없었다. 청와대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황덕순 일
지난 7월부터 사회2팀에서 영등포라인 2진을 맡게 됐다. 경찰기자들은 담당 경찰서를 나눌 때 인근 경찰서들을 묶어 ‘라인’이란 명칭으로 부른다. 영등포라인은 영등포경찰서와 양천경찰서, 강서경찰서, 구로경찰서 등을 담당한다. 필자는 입사 1년이 채 안 된 신입기자다. 요령은 없고 의욕은 넘친다. 배치 2주 만에 영등포역 근처로 이사를 왔다. 몸이 라인과 가까워지면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될 것 같았다. 집을 옮긴 뒤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영등포역 뒤편은 유명한 성매매 집결지다. 역사가 60년이 넘는다고 했다. 유구한 전통을 자랑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조금입니까” 15년 넘게 국내에서 전기 이륜차 생산을 위해 올인(all in) 해왔다는 A업체 사장.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전기 이륜차 시장에 문이 열리면서 기대를 높였다. 정부는 보조금을 대폭 늘리며 전기 이륜차 판매 촉진을 돕겠다고 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보조금에 있었다.환경부는 올해 초 전기 이륜차 보조금으로 1만대에 25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대상은 1회 충전 거리와 최고속도, 배터리 종류 등의 기준을 통과한 9개사 10개 차종이었다. 그러나 이 중 3개 제품은 중국 현지에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만 궁금했던 것이 아니다. 뉴닉을 읽는 구독자 ‘뉴니커’도, 창업자들 부모님까지도 애정과 우려 섞인 목소리로 뉴닉에 묻던 질문은 “그래서 어떻게 먹고 살건데?”였다. 기쁜 소식이 있다. 뉴닉은 미디어 스타트업으로서는 흔치 않게 6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돈 대신 시간을 벌었다. 뉴닉에 돌아오는 질문이 조금 달라졌다. 뉴닉은 무엇을 증명해서 투자를 유치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할지, 그리고 여전히, 어떻게 먹고 살 건지. 뉴닉이 투자를 유치한 비결은 빠르게 도전해 만든 성과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다. 뉴닉은 지
1만6173명 중 484명. 지난해 전체 난민신청자 수 중 예멘인의 숫자다. 0.03%가 한국사회에 만든 파급효과는 꽤 컸다. 무려 71만4875명이 난민법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했다. 당시에는 거리에 예멘인이 여러 명 모여 있기만 해도 기사가 됐다. 불안감과 공포는 커졌다. 서울과 제주 등지에서 난민 반대 집회도 열리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타고 와서,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어서, 대부분 젊은 남성이라서, 무슬림이라서 ‘가짜 난민’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그만큼 ‘난민’은 우리에게 낯선 질문이었다. 1년이 지났
케이블 노동자들이 직접 나와 현재 IPTV의 케이블방송 인수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이주민과 중국동포들이 차별받는 이야기를 하는 방송이 있다. 구의회와 구청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재개발의 문제를 토로하지만 주민들이 사는 이야기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tbs교통방송의 ‘우리동네라디오’라는 프로그램이다. 이름만 들으면 기존의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우리동네라디오’는 tbs교통방송 라디오를 통해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 8시 43
지난 20여년 간 할머니들이 일본의 역사 지우기에 맞서 전 세계를 누비며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고 역사 알리기 활동을 전개한 과정은 일본의 방해로 순탄치 않았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도 심층 보도할 정도로 일본의 로비력은 워싱턴 정계에 입소문 나 있다. 일본이 대미 로비로 전쟁 범죄의 역사를 지우는 노력을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전개했는지 상세히 보여준 기사는 많지 않았다. 지난 18일 보도한 “일본의 집요한 ‘위안부’ 대미 로비… 이슈마다 대응, 천만 달러 투입” 기사는 우리 모두 짐작했지만 정확히 몰랐던 일본 정부의 대미 로비 전모를 보여줄 데이터를 전수조사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마침 미국 정부 문서를 활용해 지난해 6월 워싱턴DC 미 연방의회 방문자센터에서 한인들이 주최한 ‘평화의 소녀상’ 특별전시가 일본 정부 로비로 축소된 내막을 취재하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단비뉴스’와 함께 협업했다.
세 달 전 은행 담당 기자로 발령 받고 처음 은행 관계자를 만났을 때다. ‘올해 은행권의 가장 큰 이슈가 뭐냐’고 묻자 ‘코픽스’(COFIX) 금리라고 했다. 16일부터 시행된 대출의 기준이 되는 새 코픽스 금리 얘기였다. 도입을 몇달 앞두지 않아 금융 당국과 은행권은 분주했다. 당국은 금리가 약 0.3%P 떨어질 걸로 기대했다.
“그 교무부장 학교에서 평이 꽤 좋았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데?” 지난해 8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이 불거진 직후 한 회사 선배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학교 관계자들의 전언이 귀에 거슬렸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일이라면 평소 자신이 지향하던 정치적 올바름이나 도덕관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내로남불’ 부모들을 익숙하게 봐왔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강남 엄마’들의 주장에도 귀가 기울여지진 않았다. 쌍둥이가 2학년 1학기 각각
기자생활 5년차 봄은 ‘청룡봉사상’과 ‘권언유착’이라는 화두에 끈질기게 매달린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CBS 사건팀은 4월15일 첫 보도 이후 한 달하고도 보름 동안 무려 20개가 넘는 기사로 청룡봉사상을 다뤘다. 결국 5월 끝자락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청룡봉사상뿐 아니라 민간과 연계한 모든 상의 인사상 특전을 폐지한다고 밝혔다.처음 취재할 때는 시민은 물론 경찰들도 청룡봉사상이 정확히 뭔지 몰랐다. 사람들은 경찰청과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 상을 받으면 경찰이 1계급 특진한다는 사실을 듣고, 요즘 세상에 그런 일이 가능
지난 5월27일, 순천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선배 약혼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이었다. 피해자가 범행을 피하려다가 아파트 6층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살해범은 범의를 멈추지 않고 변장을 하고 내려가 도망가려던 여성을 다시 끌고 올라가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었다.한 이웃 주민은 범행 당일 여성의 비명이 들렸지만 정신질환이 있는 여성이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여자의 비명은 들렸지만 남자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피해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을 다니는 동안 침착하게 아무 목소리도
18일 오전 10시30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는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지역언론발전특위 등 7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이 모였다. 네이버의 노골적인 지역언론 배제와 지역민 무시를 엄중 경고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였다.최근 상황은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강 이사는 “정말 심각하다. 최근 경남도와 부산시가 물 문제와 부산항신항과 관련해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는데, 서울지역 매체는 단 한
“비폭력, 비폭력, 비폭력” 노조원들은 팔뚝을 흔들며 구호를 뱉었다. 확성기를 든 노조원은 “절대 우리가 먼저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5월31일 새벽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리기로 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이었다. 노조원들은 주주총회를 강행하려는 사측을 저지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울산의 금속노조원들은 자신들의 ‘강성 투쟁’에 자부심을 가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비록 불법이지만, 노조원들은 노동자의 육체적인 힘으로 자본의 힘을 이겨내는 자신들의 투쟁
“대통령님, 퍼즐 놀이 하실래요?”2017년 6월에 나간 ‘문재인 공약 퍼즐 맞추기’ 첫 번째 기사 제목이다. 지금까지 49편의 기사를 썼다.문재인 대통령의 보육·아동 관련 공약 이행을 감시하는 ‘문재인 공약 퍼즐 맞추기’. 문재인 ‘후보’의 정책공약집 400여 쪽을 뒤져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공약 20개를 골랐다.육아 전문지라는 성격에 맞춰 퍼즐놀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공약의 추진 단계를 보기 위해 공약신호등도 만들었다. 추진이 시작되지 않으면 빨간불, 추진이 시작되면 노란불, 공약이 실현되면 초록불이 들
“자숙해도 모자랄 사람이 왜 저런 ‘망언’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종명 의원이 어떻게 훈장을 받았는지 한 번 살펴봐.”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로 인사발령이 난 직후인 3월 초, 당시로서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취재원이 전한 한마디였다.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스트레이트에 오자마자 방송 일정을 통보받았는데, 방송 날짜까지는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한 처지였기 때문이다.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한시바삐 착수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이종명 의원은 지뢰사고 ‘영웅담’의 주인공이다. 육군
그 음식점 사장님이 꼭 이 글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시면서 근로계약서를 쓰고, 시급도 최저임금만큼 주셨더군요. 그런데 주휴수당을 달라고 한 아이들이 괘씸하셨나봅니다. 근로계약서엔 없는 한 달 30만원의 식대를 아이들에게 요구하고, 아이들을 겁박하고자 아이들에겐 나눠주지 않고 사장님이 가지고 있던 근로계약서를 위조하셨더군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찍어뒀던 사진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월 18만원 정도의 주휴수당보다 더 큰 금액을 갈취당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