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만 있고, 정책은 없다. 여도 야도 서로를 ‘거악’으로 상정하고 심판하겠다고 난리다. 성평등 정책은 어느 선거에서건 논외로 취급됐기 때문에 놀랄 것도 없지만, 이토록 공약 얘기가 드문 선거전은 처음이다. 이쯤 하면 22대 총선은 ‘정책 선거’가 아니라 ‘심판 선거’로 불릴 만 하다.그러나 중요한 국면마다 젠더 이슈가 터져 나오며, 우리 사회에 성평등이 필요함을 이렇게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도 드물다 싶다. 2020년 총선에 비해서도 5% 가량 쪼그라든 지역구 후보의 여성 비율(14.2%)은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후퇴시켰다. 성범
4·10 총선 투표 마감을 전후해 진행된 주요 방송사의 해설 코너 중에서 KBS가 유일하게 출연진 전원을 남성으로 채웠다.10일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후부터 메인 뉴스 편성 시간대인 오후 8시 사이 지상파 3사·종편 4사의 토론 출연진은 총 30명이다. 여성은 9명, 남성은 21명으로 3대7의 성비를 보였다. MBN은 동시간대 방영된 뉴스 판세분석 코너를 반영했다.진행자 기준으로는 전체 7명 중 2명이 여성, 5명이 남성으로 이 역시 약 3대7의 성비로 나타났다. 여성 진행자를 둔 곳은 SBS(정유미)·MBN(김주하), 남성 진행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서구갑 후보가 대전판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대전 지체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학생을 변호한 사실이 드러나 장애인단체와 여성단체가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수진 전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의 성폭행범 변호 이력을 강하게 비판했으나 자신도 그런 변호사를 후보로 공천했다. 조수연 후보는 일제강점기가 더 살기 좋았을수도 있다는 망언을 했다가 사죄하기도 했다.이 사건은 지난 2010년 5월 만 지체장애가 있는 13세 여중생을 남자 고등학생 16명이 끔찍하게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문제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가 2년 전 김활란 여사가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정 고위인사들에 성상납시켰다고 한 발언이 파문이다. 이화여대와 총동창회까지 법적 대응 방침과 함께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결국 사과했지만 사과 당일까지 자신의 발언이 학문적 근거가 있다고 항변했다. 실제 그가 제시한 근거 논문을 보면 성상납을 시켰다는 증거기록이나 명백한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김준혁 후보는 학자시절인 지난 2022년 8월14일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고 김활란 여사의 친일 행적을 강조하면서 돌연 “(김활란 여사가) 미군정 시기에
개신교계 독립언론 뉴스앤조이 새 대표로 지난 11일 뉴스앤조이 기자 출신 이용필이 취임했다. 2012년 7월 뉴스앤조이에 입사해 취재기자 8년, 편집국장 3년을 지냈고 지난해 전임 대표 강도현의 빈자리를 대신해 대표직무대행을 맡다가 올해 정식 대표가 됐다. 흔히 기자가 취재원들의 정보와 시간을 빌어와 먹고산다면 언론사 대표는 타인의 돈을 끌어와야 하는, 전혀 다른 업무 영역으로의 ‘전직(轉職)’이다. 뉴스앤조이는 성차별 관행, 특히 성소수자 혐오가 대세로 자리잡은 보수적인 교계에서 유일하게 성평등 목소리를 담는 언론이다. 한국 주류
여성신문 신임 편집국장에 이경숙 경제에디터가 선임됐다. 이하나 전 편집국장은 젠더폴리틱스소장을 맡게됐다.이경숙 신임 편집국장은 기자협회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월간 말, 한겨레이코노미21, 머니투데이에서 주요 부서를 거쳤다. 이로운넷 창업자 겸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기후에너지부장을 역임한 후 지난 25일 여성신문 편집국장에 선임됐다.이하나 젠더폴리틱스연구소장 겸 정치에디터는 2009년 8월 여성신문에 입사해 2022년부터 편집국장을 맡았다.이경숙 국장은 27일 미디어오늘에 “”라고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강북을 후보 공천을 따낸 조수진 변호사가 다수의 성폭력, 미성년자 추행 등 성범죄자들의 변호를 맡은 전력이 드러나 파문이다. 조 변호사는 특히 성폭력 피의자들이 감형을 받을 수 있는 조언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여성단체들이 즉각 사퇴하라는 반발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조선일보는 지난 18일 0시 송고한 온라인 에서 조 변호사가 다수의 성폭력, 미성년자 추행 사건에서 가해자 측 변호를 맡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고 보
SBS 스포츠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 우리에게 남긴 건 ‘성평등’ 이상이다. 여성의 스포츠를 다룬 프로그램이 처음은 아니지만 골때녀는 ‘성장과 연대’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기존 예능과 차별된 지점을 보였다. 여기서 전해지는 진정성과 즐거움은 성별에 관계없이 축구뿐 아니라 일상 스포츠의 장벽을 낮췄다. 골때녀는 축구를 ‘누가 잘하냐 못하냐’가 아닌 ‘누구나 신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동안 쉽게 변화하지 않았던 사회적 인식이 골때녀를 통해 바뀔 수 있었던 이유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KBS가 혁신과 변화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여성들을 지우고 있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운 고 송해 MC 후임으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던 김신영씨가 1년5개월 만에 하차 당한 사건은, 최근 KBS의 성평등·다양성 구현 의지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에 쐐기를 박았다. 공영방송 KBS가 여느 방송사보다도 시대변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KBS에선 박민 사장 취임 첫날인 지난해 11월13일부터 ‘윗선’에 의한 시사·보도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와 하차가 잇따랐다. 그중에서도 KBS ‘뉴스9
‘우리 편’과 ‘남의 편’만 있는 스포츠가 아닌, ‘두 팀 다 내 팀 같은’ 스포츠 경기가 있다. 각 분야의 여성들이 축구 경기를 펼치는 SBS 스포츠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속 이야기다. 골때녀 속 축구는 경쟁적이고 거친 스포츠만이 아니다. 여성 선수들이 보여주는 진정성과 유대감은 축구가 ‘끈끈한 연대를 가져올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을 알렸다. 골때녀로 인해 여성의 출입이 봉쇄됐던 ‘스포츠’라는 영역이 개척됐다. 미디어오늘은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지난 9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골때녀의 김화정 메인PD를
“차별을 넘어 평등의 봄으로!” 3·8 세계 여성의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각기 다른 상황에서 다른 요구를 하는 3500여 명이 성평등 사회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여성, 남성, 논바이너리(여성과 남성 중 하나에 속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이들)와 같은 성소수자, 노년과 중년, 청년 등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부수자”고 외쳤다.8일 낮 12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파업을 조직한 ‘2024 3·8 여성파업’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였다. 연차, 휴가, 조퇴를 통해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최근 지역신문들도 관련 기사와 칼럼을 보도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보도를 모아봤다. 강원도민일보는 1934년 3월8일 ‘국제무산부인의 날’에 강원 지역에서 있었던 일을 다뤘다. 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은 지난 6일자 칼럼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세계 여성의 날이 아닌 국제무산부인데이(국제무산부인의 날)로 불렸다면서 1934년 3월6일부터 강원도 삼척에서의 일을 소개했다. 박 논설실장에 따르면 조선 독립과 신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항일단체에서 활동한 변소봉과 김덕수는 3월6일 만나 3월8일 기념 강좌를
세계 여성의날 3월8일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온상이자 공범이라며 성평등 걸림돌에 X(옛 트위터), 성평등 디딤돌에 성소수자 차별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에 맞서 변화를 이끌고자 한 이동환 목사 등을 선정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주인공은 여성장애인인권활동가 고숙희씨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매년 여성의 날, 지난 한해 한국사회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 성평등에 걸림돌 역할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성평등 걸림돌’을 지정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X가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갑 청년전략지구 공개오디션을 앞두고 오디션 면접 경선 후보자로 오른 인물이 성폭력 2차 가해자라며 경선 후보 선정을 중단하고 사과하라는 요구가 나왔다.민주당은 7일 중앙당사에서 “서대문갑 청년전략지구 공개오디션”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서대문갑 지역에 청년 정치인의 공개 공모를 받아 슈퍼스타K 형식의 선발 과정을 통해 국회의원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권지웅, 김규현, 김동아, 성치훈, 전수미 후보가 경선 후보로 선정됐고 이날 공개오디션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5인 후보 중 성치훈
제주 지역언론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협업에 나섰다. 후보자 중심의 중계식 보도에서 벗어나 후보자들을 감시하고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신문, 종이신문, 방송, 라디오 등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4개 언론사는 지난 4일 4·10 총선 ‘10대 어젠다와 35대 세부과제’를 확정했다. 제주 지역언론사들은 지난달 19일 선거보도자문단이 참여하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해 주요 어젠다와 세부과제를 추렸다. 이들은 제20
여성 언론노동자 10명 중 3명(27.5%)이 최근 3년 내 직장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동조합이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프리랜서, 계약직 등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할 수 있는 신고센터 역할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윤창현)이 지난 19일 조합원 1만5701명(2023년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평등 조직문화 실태조사 결과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언론노조가 민주노총 법률원 부설 노동자권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7월~9월 조사를 진행한 조사에, 조합원 2974명이
모처럼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여당도 야당도 인구부를 신설하자는 총선 공약을 동시에 발표했다. 문제는 여야가 싸운다고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여야가 합의했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란데 있다. 저출산 관련된 기사는 거의 매일 언론에 나온다. 그러나 홍수가 나면 가장 부족한 것은 깨끗한 물이라고 한다. 저출산 관련 기사가 넘칠수록 오히려 저출산 관련 오해가 더 쌓인다. 저출산 관련된 대표적 신화와 진실을 따져보자.첫째, 우리나라는 저출산 관련 예산을 많이 쓴다? 언론에서 저출산 예산을 꾸미는 수식어는 ‘천문학’이다. 천문학적 예
광주CBS 본부장(광주CBS 대표)이 성희롱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CBS 본사에서 감사를 받던 중 대기발령을 받았다. CBS는 지난달부터 김삼헌 당시 광주CBS 본부장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고 지난 1일 그에게 대기발령 인사를 내렸다. 광주CBS의 한 보직간부가 김 전 본부장의 부적절한 언행을 본사 감사실에 신고를 하면서 감사를 진행했다. 구체적인 감사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최근 CBS의 한 지역국에 대한 글이 여러 편 올라왔는데 이는 김 전 본부장을 비판하는 글로 파악됐다. 김 전 본부장이
“66명의 여성 선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66명 각자가 스스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색깔을 찾아가는 게 우리 프로그램 성격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세상 사람들이 봐왔던 정형화된 여성 직업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있다면, 여기는 그냥 나를 만나는 공간 인거다. 이를 악물고 인상을 찌푸리고 뛰는 것도 보여줄 수 있고, 가끔은 분해서 울기도 하고, 경기하다가 든 멍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도 있고. 그런 다양한 모습 말이다.” (SBS 장정희 작가)2021년 시작한 SBS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현직 기자의 석사학위 논문에 뉴스통신사에 젠더 데스크가 필수적으로 신설돼야 한다는 젠더 담당 기자들의 의견이 담겼다. 대다수의 언론사가 계약을 맺은 통신사 기사를 재가공해 보도하는 구조에서 통신사 보도가 독자, 타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