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드루킹 사건’에 ‘조건 없는 특검’을 요구하며 9일 간 단식농성을 벌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특검 요구를 관철하지 못한 채 단식농성을 공식 중단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세브란스 병원에 김성태 원내대표의 주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악화를 이유로 김성태 원내대표는 결국  9일간의 단식을 성과 없이 마무리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오후 2시에 긴급의원총회를 예정했으나 의원총회 중 김성태 원내대표를 병원에 이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의원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 11일 오후 국회 본청앞에서 단식농성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의 권유를 받고 병원으로 가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11일 오후 국회 본청앞에서 단식농성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의 권유를 받고 병원으로 가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이날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무기한 노숙단식 중단 관련 긴급 성명’을 내고 김 원내대표의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장제원 대변인은 “더 이상의 단식은 생명이 위험하다는 의료진의 권유와 의원총회에서 모아진 의원 전원의 권고를 수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장 대변인은 “9일간의 노숙단식투쟁 동안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보여 준 행태는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청와대는 민주당에 떠넘기고, 민주당은 시간을 끌었다. 검경의 눈치보기와 부실수사에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을 밝혀 줄 증거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단식기간 중 테러를 당하고, 끊임없는 가짜뉴스와 모욕을 견뎌야 했던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제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은 끝났지만 진실을 밝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됐고, 홍영표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당선 직후 김성태 원내대표를 방문하는 등 협상의 새로운 전환점이 생긴 것도 김 원내대표의 단식 중단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가 병원에 이송된 뒤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에게 “현재 한국당 의원들 다수는 ‘이제 민주당에 새 지도부가 구성됐으니까 협상도 곧 할텐데, 저런 몸 상태로는 오히려 협상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고 말했다. 윤 부대표는 “지금 새 원내지도부가 왔으니까 (특검 시기나 거부권 등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협상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관철하지 못하고 단식을 마친 이후에도 한국당은 계속해서 특검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부대표는 “대한민국 국회가 이런 사건에 특검을 관철하지 못하면 국회 존재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특검다운 특검을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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