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기자가 최근 불거진 민간인 댓글조작사건 핵심인물인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운영하던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에 무단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연합뉴스는 23일 보도에서 느릅나무출판사에 무단침입 해 절도행각을 벌인 A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힌 뒤 A씨와 함께 사무실에 무단침입 한 기자 B씨가 태블릿PC 등을 가져간 것으로 파악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B씨는 TV조선 기자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건물 3층 입주자인 A씨는 지난 18일 오전 0시께 처음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한 뒤 절도를 한 지난 21일까지 총 3차례 무단 침입한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의 18일 최초 침입 당시 기자 B씨가 출판사 사무실에 같이 들어가 일부 물건을 가져간 정황도 드러났는데 경찰은 B씨가 태블릿PC와 USB를 가져간 것으로 파악하고 B씨측에 출석을 요구한 상태이며 조만간 B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 TV조선. ⓒTV조선
▲ TV조선. ⓒTV조선
이 사건과 관련해 TV조선 보도본부 관계자는 “해당 기자가 경찰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절도 논란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두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은 이 관계자에게 지금도 태블릿PC와 USB를 TV조선이 갖고 있는지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 TV조선 기자는 주거침입죄 또는 절도죄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1998년 국민일보 기자는 서울지검 동부지청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에 들어있던 참고인 진술 조서를 출력하다 검사에게 들켜 절도 미수와 건조물 침임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불구속 기소된 뒤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선고를 받았다. 2012년에는 중앙일보 기자가 서울중앙지검 저축은행 합동수사단 사무실에 들어가 수사관련 문건을 훔친 혐의가 드러나 건조물 침입 및 절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번 사건은 2년 전 JTBC의 태블릿PC입수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JTBC는 더블루K 건물관리인의 승낙을 받아 들어갔으며, 당시 더블루K 사무실은 퇴거한 이후였다. 또한 JTBC는 보도 직후 태블릿PC를 검찰에 제출했다. 반면 TV조선은 경찰수사가 이뤄지기까지 수사기관에 태블릿PC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근 박근혜 국정농단 1심 판결문에서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가 공무상 비밀누설 유력 증거로서 공익 실현의 목적이 컸다고 밝혔지만 TV조선이 입수한 태블릿PC는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될 만큼 공익 실현의 목적이 컸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