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천안함 침몰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 청원이 5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유시민 작가도 “천안함 사건은 아직 해명되지 않은 의문점이 너무 많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해 당시 이명박 정부 민·군 합동조사단은 그해 9월 “천안함은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 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후 정부 조사 결과를 과학적·실증적으로 반박하는 많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제기에 굳게 입을 닫았다.

유 작가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썰전’에 출연해 “그때 (MB)정부가 다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천안함 사건 문제는 여전히 남북 사이에 분쟁이 있는 사안”이라며 “북한의 말(북한 소행이 아니다)이 맞다는 게 아니라 우리 정부의 진상조사 발표 내용 중에 합리적인 의문이 많이 제기됐고, 그 점에 대해 정부가 한 번도 제대로 해명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 지난 1일 방송된 JTBC ‘썰전’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일 방송된 JTBC ‘썰전’방송 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천안함 사고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 있었던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천안함 사건은 다 증명돼 있다. 일부러 호주와 미국 등 국제적인 조사단이 사고 원인을 다 규명한 것”이라며 “분명히 북의 잠수정에 의한 공격이라는 것이 명확한 사실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유 작가는 “뭐가 확인됐나. 지금 우리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것은 어떤 폭발, 혹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 배가 반파됐다는 것”이라며 “폭발이 있었는지, 물기둥이 있었는지 (확실치 않고), 생존한 승조원들은 언론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또 “이 사건만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아직도 자유대한민국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가 발표한 천안함 사건 원인 대해 ‘나는 납득 못 하겠다’고 얘기하면 ‘너 북한 앞잡이’라고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어 말하기 조심스러우나, 정부가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말이 되는 답을 주지 못한 게 아직도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2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2일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온 후 서명 참여자가 5만4000여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우리는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에 의한 것인가, 단 하나라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있느냐”며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이 참담한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할 때”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0년 5월20일 정부의 천안함 침몰 조사결과 발표에 합리적 의문점을 검증한다는 취지로 언론 3단체(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를 출범하기도 했다.

천안함 언론검증위는 이후 다섯 달 가까이 과학자들과 함께 검증한 결과를 10월12일 “더 이상 ‘버블제트’는 없다”라는 제목의 천안함 종합보고서로 발표했다.

언론검증위는 이 보고서에서 “이번 종합 보고서를 통해 ‘최소한 버블제트(수중에서 폭약이 터지면서 선체를 파괴하는 방식)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회 천안함 특위 위원으로부터 함체와 어뢰추진체의 흡착물질을 제공받아 독자적으로 분석을 의뢰한 결과 흡착물질은 폭발과 무관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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