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2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이른바 ‘성체훼손’ 논란을 두고 여성 폭력을 해결하려는 다수 여성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젠더·난민 등 각종 현안에 집권여당과 견해 차를 보였다.

이 대표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와 이른바 ‘성체훼손’ 사건을 놓고 “소수의 행위로 다수 여성의 목소리로 치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일어난 사태는 공감과 연대를 통해 자기 삶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여성을 고립시키고, 오히려 타격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몰카 등 성폭력을 사회적으로 해결해 달라는 다수 여성의 목소리가 몇몇 소수의 행위로 다 치환돼선 안 된다”고 했다.

6·13 지방선거 등 정의당이 여성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지금 여성 이슈는 얘기를 해도 해도 부족하다. 정의당이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민중의소리
▲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이정미 대표는 민주당 일부 의원이 제출한 난민법 개정안에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달 29일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난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골자는 △안전 또는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 △거짓서류 제출 등을 들며 난민인정 심사를 못 받도록 하는 추가규정이다. 이 대표는 난민보호에 반대하는 입법 움직임을 두고 “우리는 국제사회 난민협약에 가입돼 있고 난민에 대한 국내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당혹스런 감정을 (의회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국제협약과 배치되는 법을 만들어 악순환이 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는데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난민이) 자국에서 사회적 약자로, 피해자로 생존권을 위해 탈출했음을 국민이 더 정확히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의당 중앙당은 난민 이슈가 불거진 이후 공식 당론을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성소수자 권익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평등한 사회,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번주 토요일 열리는 퀴어문화축제에 당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안전하게 주장하도록 당국은 안정적 개최에 노력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외해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동성애 찬반 여부를 묻자 “반대한다”고 답해 격렬한 논쟁이 일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 혜화역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다녀와 지지를 표한 뒤 온라인 해임 국민청원이 잇따랐다.

이 대표는 이날 “구시대적 패러다임과 완벽히 다른 길로 걸어가며 집권 여당을 견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의당은 지난달 28일 창당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지지율을 돌파한 뒤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2일 공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정의당은 12.4%를 기록했다. 역대선거에서 진보정당 최고지지율은 2004년 총선 때 13.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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