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건물 주변 CCTV 영상 속 소방대원의 역할을 파악하지 못한 채 직무를 소홀히 한 것처럼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가 사과방송을 했다.

31일 MBC 뉴스데스크는 “늦었지만 이번 보도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방관 여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MBC 뉴스데스크는 ”긴박했던 대피 초기 우왕좌왕” 리포트에서 제천 화재현장 주변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하며 “가스 마스크만 착용한 소방대원들은 사람들에게 멀리 물러나라고 하지만 직접 구조에 나서진 않는다” “4시31분쯤부터는 한 소방대원이 걸어다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대원은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걸어다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BC의 보도는 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가스 마스크를 쓴 대원들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이었기 때문에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을 하지 못한 것이며 무전기를 든 대원은 화재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뛰어다니면 안 되는 현장 지휘관이었기 때문이다.

▲ 31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31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이후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MBC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뉴스데스크는 지난 29일 소방대원의 반론을 담은 리포트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후 ‘사과’와 ‘정정’을 하지 않은 채 반론권만 보장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31일 MBC 뉴스데스크는 사과방송을 통해 “현장 대원들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취재하지 않은 채 CCTV 영상만으로 구성한 이 같은 보도로 소방관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자사 보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또한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저희는 29일 뉴스에서 현장 지휘관의 반론을 전해드렸다. 이후 저희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정정보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31일 MBC 뉴스데스크 사과방송 전문)

뉴스데스크는 26일 제천 화재현장 CCTV 영상을 보도하면서 가스 마스크를 쓴 소방대원들이 직접 구조에 나서지 않았고 다른 대원들은 10분 넘게 무전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걸어다녔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가스마스크를 쓴 대원들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이었기 때문에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무전기를 든 대원은 소방서 규칙상 화재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뛰어다니면 안 되는 현장 지휘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희 MBC는 현장 대원들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취재하지 않은 채 CCTV 영상만으로 구성한 이 같은 보도로 소방관들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저희는 29일 뉴스에서 현장 지휘관의 반론을 전해드렸습니다. 이후 저희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정정보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늦었지만 이번 보도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방관 여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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