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의 보도참사를 사죄하며 돌아온 MBC ‘뉴스데스크’가 오보 논란에 이어 인터뷰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신년 화두를 다룬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 리포트에서 개헌에 대한 시민 인터뷰에 MBC 뉴미디어국 인턴 출신인 주모씨가 등장한 것이다.

해당 기사를 보면 “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그 국정농단을 막아내지 못했던 정치시스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라는 기자 멘트 뒤에 주씨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을 지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를 인식했는데, 그런 사건들이 헌법 정신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주씨는 지난달 29일까지 MBC 뉴미디어국 소속 인턴으로 ‘엠빅뉴스’를 제작했다. 자사 인턴 출신을 일반 시민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조작’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주씨는 지난달 7일 당시 사장 후보자로서 최종 면접을 마친 최승호 사장에게 ‘MBC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를 물어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된 인물이다.

▲ 지난달 8일 공개된 '엠빅뉴스' 한 장면. 사진=영상 갈무리
▲ 지난달 8일 공개된 '엠빅뉴스' 한 장면. 사진=영상 갈무리
▲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중 뉴미디어국 인턴 출신 주 씨의 인터뷰 장면. 사진=방송 갈무리
▲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중 뉴미디어국 인턴 출신 주 씨의 인터뷰 장면. 사진=방송 갈무리
해당 기사를 작성한 남형석 기자는 개헌에 대한 대학생 입장을 듣기 위해 주씨에게 정치학·법학 전공 대학생 등을 추천받아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를 포함한 대학생 9명에게 △개헌 찬반 여부 △기본권 관련 포함됐으면 하는 부분 △선호하는 정부 형태 △바람직한 개헌 시점 등 공통 질문을 한 뒤 일부 인터뷰를 리포트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남 기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간 주씨에게도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제 MBC취재센터장(보도국 부국장)은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보도국은 2일 오전 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한 뒤 인터뷰가 이뤄진 경위를 파악하고 인터뷰 영상 원본 등을 확인해 조작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의도에 따라 인터뷰 내용이 조작됐느냐 여부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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