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공개했다. 장충기 문자는 한국사회 유력 인사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말한다. 문자가 노골적인 권력 유착을 담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컸다. 특히 유력 언론인들이 장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의 경우 단순 안부 차원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광고 구걸, 노골적인 삼성 칭송, 자식 취업 청탁 등 낯 뜨거운 내용이 적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25일 오전 공개된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장충기 문자’ 속 언론인들을 주목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① 조선일보 출신 강효상과 ‘골프’

한 인사가 2015년 4월3일 장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에는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장 전 사장의 골프 약속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4/4(토) 안양cc, out코스. 07:00 OOO, 강효상, 장충기, OOO”라는 문구에서 두 사람이 골프 약속을 잡았다는 걸 추정할 수 있었다.

2015년 4월27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사가 장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강효상에게 온 문자입니다. OOO 산업부 차장 데려갈게. 부산 출신 똑똑한 기업 담당 데스크” 이는 강 의원이 누군가를 통해 장 전 사장과 조선일보 기업 담당 데스크의 만남을 주선하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강 의원은 2013년 2월27일 조선일보 편집국장에 취임해 2015년 9월30일까지 재직했다. 문자를 보낸 시기는 조선일보 편집국장 재직 시절이다. 

이보다 앞서 강 의원은 2015년 4월20일 다음과 같이 직접 장 전 사장에게 음악회 티켓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보내주신 음악회 티켓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운동은 집사람이 수업이 많아 사양해서요. 한 번 더 얘기해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강효상 드림”

강 의원은 뉴스타파에 “오래돼 기억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직을 맡기 전 민간인일 때의 골프 여부를 일일이 답할 의무가 없다고 본다”며 “다만 삼성그룹 장 사장과의 관계에서 통상의 의례적 범위를 벗어나는 부정한 접대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최영범 문화일보 편집국장(현 아시아경제 사장)은 2015년 7월3일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최영범 문화일보 편집국장(현 아시아경제 사장)은 2015년 7월3일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② 장충기 문자 단골손님 ‘문화일보’

2015년 7월에는 면세점 전쟁이 치열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 법인인 HDC신라를 비롯해 대기업 7곳이 경쟁을 펼쳤다. 이와 관련해 당시 최영범 문화일보 편집국장(현 아시아경제 사장)은 2015년 7월3일 장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일요일 잘 쉬고 계신지요? 금욜 오후 전화 받고 다시 확인했는데 독과점 문제는 문제가 안 된다는 내용을 관세청이 확인했다는 내용이 주 야마였습니다. 민병두 의원이 제기했지만 별 얘기 안 된다는 것이 주제였습니다. 다만 제목이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고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날 문화일보 17면에는 “‘롯데·호텔신라, 독과점 심화’ ‘시장 커질텐데… 성급한 규제’”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문화일보는 “오는 10일 결정되는 서울·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와 관련해 막판에 불거진 독과점 논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호텔신라의 면세점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실었다. 뉴스타파는 이 문자에 대해 “삼성과 이부진 사장 심기를 건드린 것에 대해 장 사장에게 해명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최영범 전 국장 문자에는 향후 문화일보 보도 내용을 보고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금요일 전화주신 내용도 있고 해서 지난 6월5일 서울시가 문제를 제기한 주차장이 막판 쟁점이 된다는 방향으로 각 신청 기업들의 준비 상황을 다룰 예정입니다. 어느 정도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일방적으로 쓸 수는 없고 자연스럽게 부각되도록 각 신청 주체들의 입장도 반영할 예정입니다. 주차장 문제는 신라가 단연 앞서니까요. 그리고 내일자 주차장 기사를 통해 막판 분위기를 잡아보도록 하죠.”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최영범 문화일보 편집국장(현 아시아경제 사장)은 2015년 7월3일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최영범 문화일보 편집국장(현 아시아경제 사장)은 2015년 7월3일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실제 문화일보는 3일 뒤인 7월6일자 16면 “신청 기업마다 ‘부지 확보’ 총력전”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역 이면부지에 대형버스 393대의 버스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고 버스 전용 진입로까지 개설해 주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경쟁 업체들의 상황도 함께 전한 기사였으나 장 전 사장에게 자사 보도 내용을 미리 전한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 전 국장은 뉴스타파에 “삼성이 팩트까지 바꿀 수 있겠느냐”며 “무슨 기사인지 잘 기억나지 않고 잘 모르겠지만 문화일보가 팩트를 왜곡하는 신문은 절대 아니다”, “만약 그런 내용이 있다면 혹 심사 과정의 취재를 겸한 정보 교환이 아닐까 한다”고 해명했다.

③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 한겨레·경향

뉴스타파 보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진보 언론도 문자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2015년 10월2일 장 전 사장은 삼성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를 받았다.

“사장님, 아래는 한겨레 황충연 이사가 보내온 문자입니다../선배님~ 오늘자로 편집국 인사가 있습니다. 이번 인사는 디지털 강화와 경영 혁신을 이행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부문장과 경제 에디터·사회 에디터의 교체가 핵심입니다. 사회 부문은 백혈병 보상에 객관적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참고바랍니다. 바람처럼 빨리 변화할 수 없는 저희 조직의 특성 이해되시길 희망합니다. 황충연 드림“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한겨레 황충연 이사가 전한 메시지를 누군가가 장충기 전 사장에게 전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문자.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한겨레 황충연 이사가 전한 메시지를 누군가가 장충기 전 사장에게 전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문자.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한겨레에서 단행된 사회 부문 조직 개편이 마치 삼성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삼성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또 다른 문자는 다음과 같다.

“사장님, 한겨레 인사 아래와 같이 났습니다. 모두 온건하고 합리적이며 저희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입니다. 아래는 황충연 이사가 보내온 문자입니다./ 정OO 실장 온라인 부문장, 경제에디터 안OO, 사회에디터 김OO, 사회정책부는 사회정책팀으로 축소(백혈병 기사 쓰던 넘들)”

한겨레에서 광고 영업을 담당했던 황충연씨가 삼성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장 전 사장이 전달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황씨는 지난해 한겨레를 퇴사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한겨레 황충연 이사가 전한 메시지를 누군가가 장충기 전 사장에게 전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문자.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한겨레 황충연 이사가 전한 메시지를 누군가가 장충기 전 사장에게 전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문자.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한겨레는 당시 인사에 대해 뉴스타파에 “당시 인사발령은 일부 조직 개편과 함께 이뤄졌다”며 “스포츠부, 여론매체부, 사회정책부 등을 팀으로 개편하며 에디터제를 강화하는 차원이었다. 사회정책팀만 삼성과 관련돼 조직이 바뀐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당시 인사 발령 이후 삼성 백혈병 기사는 4달 동안 8건 쓴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직 개편 이후에도 한겨레는 삼성 백혈병 기사를 꾸준히 써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한겨레신문사 직원으로서 개인적인 일탈 행위가 있었다면 회사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2015년 8월28일 장 전 사장이 받은 문자에도 한겨레 인사가 등장한다. “김OO OO국장 오늘 아침 재선임됨. 이 자리에서 기업들의 비판 기사가 있으면 칭찬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사가 아쉽다는 지적과 실례로 삼성 백혈병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데 삼성 측의 전향적인 자세도 봐야 한다는 둥 당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자에 등장하는 한겨레 인사는 뉴스타파에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며 “저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취지로 누군가 작성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정석구 전 한겨레 편집인도 재직 시절인 2015년 9월10일 선물과 관련해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정석구 전 한겨레 편집인도 재직 시절인 2015년 9월10일 선물과 관련해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정석구 전 한겨레 편집인도 재직 시절인 2015년 9월10일 선물과 관련해 장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는 선물에 대한 ‘감사’ 표시가 아닌 ‘사양’ 의사라는 점에서 여타 언론인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가을 날씨가 아주 쾌청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다름이 아니오라 양해를 구할 일이 있어서요. 최근 저희 회사 후배들이 외부 추석 선물을 받지 말자는 제안을 회사 방침으로 이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윤리위원장이어서 제 명의로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도 보냈구요. 그래서 이번부터는 보내주시는 선물을 사양코자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한겨레신문이다보니 여러 가지 걸리는 문제가 많습니다. 거듭 죄송하고 늘 건승하시길 빕니다. 정석구 드림”

정 전 편집인은 뉴스타파에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나서는 그런 걸(명절 선물) 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였기 때문에 아예 보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후 장 전 사장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장님 합병 성공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국수 잘 받았습니다. 덕분에 올 복더위도 무사히 건널 수 있겠습니다. 언제나 받기만 하니 송구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장 사장님도 항상 건승하십시오! 이동현 올림“

이 사장은 뉴스타파에 “그냥 인사로 (문자를) 했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 “광고국장을 하다가 사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2007년 (삼성 비자금 보도) 이후에 쭉 (삼성) 광고를 못 받았기 때문에 그 이후 저희들은 굉장히 고통을 받았고 그걸 푸는 게 제 직무였다”고 해명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후 장충기 전 사장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후 장충기 전 사장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이 사장의 전임인 송영승 전 경향신문 사장도 퇴임 직후인 2015년 6월13일 “장 사장님 오랜 기간 신세 많이 졌습니다. 그간의 깊은 배려와 도움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송영승 배”라고 문자를 보냈고 6개월 뒤에는 “사장님 잘 지내시는지요. 지난 번 만났을 때 말씀하신 문제 잘 좀 부탁드립니다. 늘 면목 없습니다. 송영승 배”라는 내용으로 무언갈 요청했다.

송 전 사장이 2016년 12월 삼성언론재단 이사에 선임됐다는 점에서 뉴스타파는 청탁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삼성언론재단 비상임 이사는 무보수인데다가, 언론상과 연수생 심사 등 1년에 4~5회 회의가 열리는데 회의비 명목으로 참석자에게 수십 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문자와 ‘취업 청탁’을 바로 연결짓기 어렵지 않느냐는 반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송영승 전 경향신문 사장도 퇴임 직후인 2015년 6월 장충기 전 사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송영승 전 경향신문 사장도 퇴임 직후인 2015년 6월 장충기 전 사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송 전 사장과 관련해 박래용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도 2016년 2월22일 장 전 사장에게 “경향신문 박래용입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시간되실 때 통화 부탁드립니다. 송영승 사장 관련 답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뭐라고 말씀드리는 게 좋을는지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전했다.

박 전 국장은 보도 직후인 25일 경향신문 사내에 2016년 초께 송 전 사장 제안에 따라 식사 자리와 관련해 장 전 사장에게 메시지를 전한 적이 있었고 이후 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나 식사 자리에서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전 국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삼성과 장충기 문자에 거론된 데 대해 우리 구성원들에게 송구할 뿐”이라며 “선후배·동료들의 어떠한 질책과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④ 배인준 EBS 감사, “지도받고 싶습니다”

동아일보 출신 배인준 현 EBS 감사도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이다. 그는 동아일보 주필이던 2010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언론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일보 고문으로 재직하다가 퇴임한 후 그는 장 전 사장에게 만남과 통화를 요청했다.

“장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많이 바쁘시겠지만 둘이 식사 한번 할 수 있을까요? 배인준 드림”(2015년 9월30일)

“장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잠시 통화할 수 있을는지요? 연수와 싱크탱크 건은 독려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배인준 드림”(2015년 12월18일)

“장 사장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금명간 잠깐 뵐 수 있을는지요. 제 거취에 관해 말씀드리고 한선재단에 관해 지도 받고 싶습니다. 배인준 드림”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동아일보 출신 배인준 현 EBS 감사도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이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동아일보 출신 배인준 현 EBS 감사도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이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배인준 감사는 뉴스타파에 “거취를 부탁했다기보다 동아일보를 오래 재직하다가 나와서 여러 사람들하고 소통하면서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앙망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우리 동양적 방식 아닌가. 연구소나 싱크탱크 정보 같은 것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⑤ 연합뉴스 상무 “뉴스타파 배후 의심스러워”

‘충성 문자’로 연합뉴스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던 조복래 전 연합뉴스 콘텐츠융합담당 상무는 2016년 7월22일 장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선배님. 천박한 기사는 다루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정치적 위기 국면 때마다 뉴스타파나 디스패치가 센세이셔널한 기사를 내놓는데, 그 배후가 더 의심스럽습니다. 배후의 정보가 나중에 입수되면, 그걸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장 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구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갑니다. 연합뉴스 조복래 드림.”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충성 문자’로 연합뉴스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던 조복래 전 연합뉴스 콘텐츠융합담당 상무는 2016년 7월22일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 시사주간지 ‘시사IN’,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이어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도 장충기 문자를 추가 공개했다. ‘충성 문자’로 연합뉴스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던 조복래 전 연합뉴스 콘텐츠융합담당 상무는 2016년 7월22일 장충기 전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캡처
뉴스타파는 2016년 7월21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성매매 사실을 보도했다. 조 전 상무는 뉴스타파의 ‘배후’를 의심하며 장 전 사장에게 “배후의 정보가 나중에 입수되면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전한 것. 또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간다”며 문자를 통해 권력을 비호하고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가 있다”며 성매매 의혹을 무마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국가기간통신사 간부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연합뉴스 내부에서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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