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25일 뉴스타파의 장충기 문자보도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뉴스타파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뉴스타파는 4월25일 “[장충기문자 대공개] 기사 보고, 합병 축하…‘장충기문자’ 속 언론인들” 리포트를 통해 한겨레 측 인사들이 장충기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 등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온라인에선 “한겨레는 진보가 아니다”, “한겨레나 조선일보나 거기서 거기다”와 같은 비판이 등장하며 지금까지 삼성과 관련한 한겨레 보도의 진위까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타파는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2015년 8월28일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도하면서 “(한겨레) 김○○ ○○국장이 재 선임된 뒤 기업들의 비판기사가 있으면 칭찬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사가 아쉽다는 지적과 실례로 삼성백혈병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는데 삼성 측의 전향적인 자세도 봐야한다는 둥 당부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해당 문자메시지는 김 국장이 보낸 것이 아니다. 이 문자는 장 전 사장에게 누군가 보고한 것으로 추정만 될 뿐 보낸 사람이 누군지도 알 수 없고, ‘당부했다’는 주체가 누군지도 불분명한 문자메시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다”며 “(뉴스타파) 기사에 당사자의 반론도 담겼지만 마치 해당 국장이 ‘장 사장과 문자를 나눈 언론인’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타파가 2015년 9월10일 정석구 한겨레 전 편집인이 장충기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언급하며 “그동안 보내온 명절 선물을 사양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라고 보도한 대목에 대해서도 한겨레는 “당시 문자메시지는 윤리위원장이 선물을 일절 받지 않겠다는 사내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통보하기 위한 내용이다”며 “장충기 사장의 문자메시지를 문제 삼으려면 단순히 문자가 오고 갔다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적절한지 부적절한 것인지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황충연 이사가 삼성 관계자에게 한겨레신문 편집국 인사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전달했으며, 한겨레 인사 과정에서 삼성 백혈병 관련 기사를 다뤄온 사회정책부를 사회정책팀으로 축소했다”는 내용을 뉴스타파가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삼성 백혈병 관련 보도와 아무 관련이 없는 조직개편이었다. 개편 이후에도 사회정책팀은 넉 달 동안 모두 8건에 이르는 삼성 백혈병 관련 기사를 썼다”고 밝히면서 한겨레가 삼성 직업병 보도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에 반박했다.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한겨레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사시로 삼고 있는 한겨레신문사는 언론사 가운데에서도 삼성과 관련한 보도를 가장 비판적으로 해왔다. 삼성 비자금 의혹 보도와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보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계기로 한 ‘법정 위에 선 삼성’ 시리즈, 삼성물산 합병 문제에 대한 끈질긴 보도에 따른 각종 기자상 수상 등은 그동안 한겨레가 해온 노력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겨레의 해명은 뉴스타파 보도에도 담겼지만 한겨레는 25일 이례적으로 장문의 입장을 내고 뉴스타파 보도에 공개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이는 지금껏 한겨레가 쌓아온 브랜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이날 입장문에서 “한겨레의 끈질긴 보도가 이어지자 삼성은 현재 광고 집행 대부분을 끊은 상태다. 하지만 한겨레는 이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창간 이후 30년 동안 한겨레는 자본의 압력에 절대 굴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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