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전 MBC 앵커)가 30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방송탄압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배현진 후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조합원들이 2012년 공정방송 파업 이후 당한 부당 인사조치 등에 대해서도 “상처를 입으셨겠지만 선택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배현진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자신의 앵커직이 교체된 것에 대해서는 ‘언론탄압’이라고 표현했다. 배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저는 평생을 지키고자 소망했던 방송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고, 8년 여간 매일같이 만나왔던 정든 시청자들께 작별 인사도 못한 채 떠나야만 했다”며 “그 이유는 이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30일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30일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배 후보는 “2012년 언론노조 주도의 파업이 100일을 맞았을 때 저는 현업 복귀를 결정했고, 공공연한 적이 됐다”며 “정권이 바뀌자 마지막 인사할 틈도 없이 뉴스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개인의 자유를 집단의 이름으로 억누르는 권력 앞에서 엄청난 압박과 자유의 갈증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배 후보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방송 장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후보는 “지금 권력과 언론이 야합하여 유래를 찾기 힘든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하고 있지만 공정한 방송을 세울 힘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저 배현진이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자신을 방송탄압의 피해자로 부각한 부분이 출마선언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한 만큼 기자들의 질의응답도 관련 사안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정권에서는 언론탄압이 없었냐는 질문에 배현진 후보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히려 배 후보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오히려 반대로 질문을 드리고 싶다”며 “지금 이뤄지는 낙하산 사장, 혹은 일부 언론인에 대한 탄압들, 예를 들어 이메일 사찰이나 인사조치가 정당하다고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지난 정권 김재철 MBC 전 사장, 김장겸 MBC 전 사장의 경우에 대해서도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근거 없는 사실로 인한 사장 철회운동이었다”며 “과연 그 운동의 방향성이 정당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생각을 잘하고 계실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현진 후보는 김장겸 전 MBC 사장에 대해 말할 차례가 되자, 말을 중간에 끊고 “물 한잔 달라”며 끝내 대답을 하지 않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이 배 후보에게 MBC에서 2012년 파업 후 부당인사를 받은 PD, 기자들이 수년 이상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배 후보는 “언론노조원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겠지만 선택에 대한 결과”이며 “부당한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우환 MBC 시사교양 PD가 MBC 신사옥개발센터로 배치되고, 스케이트장 관리를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배 후보는 “이우환 PD는 스케이트장에서 일하지 않았다”며 “최승호 사장의 ‘공범자들’에서 스케이트장에서 일하는 모습은 연출이 된 것이다. 알고 계시죠?”라고 되물었다.

한편 배현진 후보는 수상내역 부풀리기와 관련해서는 “이미 말씀 드렸듯이 10여년 전 일어난 일에 대한 오해와 혼선”이라며 “변명 여지없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제가 언론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수상내역도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은 마당에 구태여 대학시절의 수상내역을 부풀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배현진 후보는 숙명여대 재학 당시 2007년 제6회 숙명 토론대회 시상식에서는 ‘은상’을, 같은 해 열린 제3회 전국 대학생 토론회에선 ‘스피커상’을 탔는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교인 숙명여자대학교 토론대회에서 ‘금상’을, 전국 대학생 토론회에선 ‘베스트 스피커상’을 받았다”고 말해 수상내역 부풀리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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