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대표적인 특혜 논란이 제기됐던 ‘제2롯데월드 인허가’ 관련 문건이 최근 청와대 캐비닛에서 추가 발견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과제에 대한 국민 요구가 이제 이명박 정부로 향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에 걸쳐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이명박 정부 당시 제2롯데월드 인허가 관련 문건에 대해 ‘불법 정경유착 의혹이 있으므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71.5%로 나왔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법 위반과 정치보복이라는 지적이 있으므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률은 25.1%였다(잘 모르겠다 3.3%). 전 연령대와 지역에서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지지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만 공개 반대 의견이 77.7%로 찬성(19.1%) 의견보다 많았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공개 찬성 여론은 정의당 지지층에서 96.1%로 가장 높게 나왔다. 더불어민주당(91.6%)과 바른정당(65.4%), 국민의당(59.1%)에서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이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웃음을 보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이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웃음을 보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5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보실에서 발견한 문건 중 MB정부 때 작성된 문건도 포함돼 있다”며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와 ‘STX’ 관련 문건 등인데 상당히 눈길이 가는 내용이 있다. 롯데 관련 문건은 롯데월드타워 인·허가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국내 최고층 건물인 제2롯데월드는 롯데그룹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음에도 성남 서울공항 이·착륙 전투기의 안전 문제 등으로 공군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왔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2008년 3월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제2롯데월드 신축 방안을 모색할 것을 지시했고, 이듬해 2009년 이상희 당시 국방부 장관의 반대에도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조건으로 롯데월드타워 신축 허가를 내주면서 ‘특혜 사업’ 논란이 일었다.

아울러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7월 월례조사에선 최근 대법원이 공적 이익이 크다고 재판장이 판단할 경우 선거 공판에 대한 중계방송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씨 선고 재판을 생중계 하는 것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71%로 ‘반대한다’는 응답(25.1%)보다 높았다(잘 모르겠다 4%).

박재익 에스티아이 연구원은 “박근혜씨 선고 재판 생중계에 대해서도 전 연령대와 지역에서 찬성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지만 한국당 지지층에서만 반대(78.6%) 여론이 앞섰다”고 분석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며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를 공개했다. ⓒ 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며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를 공개했다. ⓒ 연합뉴스
한편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협치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야당으로 자유한국당(31.4%)을 꼽았다. 이어 국민의당(26.6%)과 바른정당(14.2%), 정의당(12.4%)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놓고 보면 정부·여당이 가장 우선적으로 협력해야 할 야당은 국민의당이라는 응답이 3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바른정당, 정의당이라는 응답이 각각 17.6%였고, 자유한국당이라는 응답은 17.1%로 원내 정당 중에선 가장 낮았다.

박재익 연구원은 “정부·여당의 우선적 협치 야당으로 국민의당이라는 응답은 호남지역 민주당 지지층(47.1%)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며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는 국민의당(45.9%)과 자유한국당(26.3%), 바른정당(15.8%)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73%로 지난 6월 조사(75.8%) 대비 2.8%p 하락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4%p 오른 23%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53.0%)·자유한국당(17.8%)·바른정당(5.9%)·국민의당 (5.6%)·정의당(4.7%) 순이었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하다’와 ‘낮다’는 응답이 각각 50.4%, 18.6%로 나와 다수 국민은 최저임금을 이번 결정 수준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이 ‘높다’는 전체 응답률은 26.7%를 보였는데, 특히 자유한국당(60.9%)과 국민의당(46.7%), 바른정당(44.9%) 지지층에서 ‘높다’는 응답이 ‘적절하다’는 응답보다 많이 나왔다.

또 연소득 2000억 원 초과 기업과 3억 원 초과 소득자에 대해 세율을 인상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증세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75.2%였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16.1%였다(잘 모르겠다 8.7%).

이와 함께 최근 학교급식노동자 파업, 아르바이트 임금 체불 등에 대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사과·해명한 이언주 의원에 대해서는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 51.5%)이 ‘사퇴까지 할 일은 아니다’는 응답(37.8%)보다 높았다(잘 모르겠다 10.7%).

저서 등에서 여성관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선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43.7%, ‘사퇴까지 할 일은 아니다’라는 응답이 39.6%로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잘 모르겠다 16.7%).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조사 개요]

■ 조사 제목 : 미디어오늘-(주)에스티아이 7월 월례조사

■ 조사 기간 : 2017년 7월28일-7월29일

■ 조사 대상 :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 조사 방식 :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

■ 표본 추출 방법 :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해 추출

■ 가중값 산출 및 적용 방법 :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 부여 (2017년 6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 표본 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p

■ 응답률 :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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