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사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르면 3월 초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날로 모두 종료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 소환 일정을 조율하며 막판 ‘다지기’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찰은 소환 조사보다는 그 이후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에 고심이 컸지만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 26일 한국일보 12면
▲ 26일 한국일보 12면

지난 25일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다스 전무인 이시형씨가 검찰에 비공개 소환된 것을 두고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날 이씨의 소환은 이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다만 이날 조사를 받은 시형씨와 조사가 예정된 이상은 다스 회장이 검찰이 확보한 다스 관련 증거자료 앞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가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이들이 혐의를 인정하나 이 전 대통령이 부인할 때 영장 청구는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을 수회 보고받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26일 조선일보 10면
▲ 26일 조선일보 10면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이 확보한 ‘VIP 보고’ 문건엔 2009년 중반 미국에서 진행 중인 다스 투자금 반환 소송 진행 과정이 보고 형식으로 적혀 있다. 문건엔 다스 소송 비용 월 12만5천달러가 삼성 계좌에서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지난달 말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사무실이 있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했다. 조선일보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수차례 소송 진행 상황에 대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라며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문건이 청와대 밖 이 전 대통령 사무실 인근에서 발견된 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의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도 있다. 조선일보는 “국가 최고 안보 기밀이 다뤄지는 국가위기관리센터와 민정수석실, 국정원 등에서 생산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대통령실에서 접수한 문건들이 발견됐다”며 “이 전 대통령의 이삿짐에서 나온 문건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이 몰랐을 수 없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종교계 #미투, “올 것이 왔다”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의 신자 성폭행 시도가 폭로되면서 성폭력 피해 사실 고발 운동인 ‘미투운동’(MeToo·나는 고발한다)이 종교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 26일 경향신문 8면
▲ 26일 경향신문 8면

가해자 신부가 소속된 수원교구는 지난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로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성폭력 등)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사죄했다.

경향신문은 “내부적으로 성폭력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개신교, 불교계도 긴장한 모습”이라며 “개신교의 경우 교회개혁운동을 이끌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 피해 제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다음달 2일 교회 내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실천연대는 오는 7월엔 ‘기독교 반(反)성폭력센터’ 개소를 준비 중이다.

경향은 “불교계도 ‘성평등불교연대’ 등 연합단체나 재가불자모임 등을 중심으로 교계 내 미투운동 확산 방안 등을 통한 교단 자정노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종교계 성폭력 실태는 경찰청 등 공식 수사기관이 조사한 통계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지난 2016년 1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성직자 ‘2010~2016년 전문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인원 수’ 통계를 보면 전체 5261명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향신문은 “성직자의 권위가 절대적이고 종교 내 의사구조가 폐쇄적인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일어나는 성폭력은 공식 통계보다 ‘적어도 2~3배’ ‘많게는 10배 이상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라며 “이미 각 종교계 내에서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단체나 모임 등이 활동하는 점도 종교계 성폭력이 얼마나 만연됐는지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 26일 중앙일보 8면
▲ 26일 중앙일보 8면

한편 연극계 미투운동은 관객들의 보이콧 운동까지 이끌어내는 등 비연극계 종사자들의 미투운동 동참으로 확대됐다.

문화예술계의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시민 500여 명(경찰 추산 300명)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연극계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WithYou·당신과 지지한다)’ 집회를 열었다.

가해자의 사과와 반성이 뒤따르는 것에 대해선 “미투 운동이 거둔 가시적인 성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조재현씨는 현재 출연 중인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조기하차하고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직 처리를 앞두고 있다.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측은 논란 후 배우 조민기씨를 이재용씨로 교체했다.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는 다음 달 15일부터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었으나 현재 공연 연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뮤지컬계의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며 다음 달 6일부터 개연 예정이었던 뮤직컬 ‘명성황후’도 개막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26일 한겨레 13면
▲ 26일 한겨레 13면

한겨레는 연극계 내 성폭력 문제가 이제야 폭로된 것과 관련, “‘왜 그때는 가만있었느냐’는 발언은 미투 피해자들을 향한 2차 폭력이다. ‘너도 잘못이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며 그들을 더 숨게 한다”며 “미투 운동 이전에도 ‘작은 용기’들은 곳곳에서 솟았지만, 내부자들의 외면으로 성폭력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 대화 물꼬’ 말할 때 조선일보 “천안함 주범에 군사도로 열어주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지난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등을 참여하기 위해 방남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의 ‘과잉의전’을 지적했다.

▲ 26일 조선일보 1면
▲ 26일 조선일보 1면
▲ 26일 조선일보 4면
▲ 26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천안함 주범에 군사도로 열어주고… KTX 안서는 역에 특별정차’ 기사에서 “김영철 일행이 통일부 천해성 차관의 영접을 받으며 우리 군의 작전 도로를 넘어왔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의 성명서 발언을 인용했다. “북한 도발 총책임자에게 어떻게 우리의 비밀 군사도로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고속열차 KTX가 덕소역에 정차한 것을 두고도 과잉 의전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철 대표단은 이날 숙소인 워커힐 호텔을 나와 경의중앙선역인 덕소역에서 KTX를 타고 평창까지 이동했다.

조선일보는 “덕소역은 본래 KTX가 정차하지 않는 역이다. 김영철 일행을 위해 정규 편성에 포함되지 않았던 특별열차편을 운영한 것”이라며 “이 특별열차 편성으로 평창행(行) 일반열차는 10여 분씩 연착됐다. 특별열차 한 대 편성하는 데에는 1000만원 안팎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난 25일 한시간 여 가량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간 대화를 두고 ‘탐색적 대화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 26일 한겨레 4면
▲ 26일 한겨레 4면
▲ 26일 경향신문 1면
▲ 26일 경향신문 1면

김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겨레는 이와 관련 “북·미가 지금처럼 최악의 대결 구도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관계의 질적인 도약도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가 대화에 나선다면 북핵·미사일 문제가 의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비춰,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북이 핵·미사일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이어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쪽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라며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실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뉴욕 채널을 통해서 말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북-미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26일 아침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평창 올림픽]평화의 불 지피고 성화 꺼지다"
국민일보 "[‘평화의 평창’ 결산 <2>] 우려를 찬사로… 원더풀 평창!"
동아일보 "美 최강제재속… 北 “美와 대화 용의있다”"
서울신문 "北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있다”"
세계일보 "文대통령 “北·美 대화 열려야”… 北대표단 “충분한 용의 있다”"
조선일보 "평창의 남북, '비핵화·천안함' 한마디 없었다"
중앙일보 "김영철, 문 대통령 만나 “북·미 대화 용의”"
한겨레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
한국일보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북미대화 충분한 용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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