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소식을 전한 조선일보 24일자 1면에 실린 사진이 논란이다.

이날 조선일보는 1면에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우승팀인 광주동성고 선수들 사진을 배치하고 “물을 뿌리며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에 대한 상세한 기사는 스포츠면인 27면에 실렸다. 사진의 오른쪽 상단에는 ‘노회찬의 마지막 후회’라는 제목으로 노 의원 사망 소식을 편집했다.

신문 1면 사진에는 한 언론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집약된다. 남북 정상회담 다음날 주요 신문들이 1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으로 텍스트를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는 사진은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를 상징했다.

▲ 조선일보 24일자 1면.
▲ 조선일보 24일자 1면.
이번 조선일보 1면 사진 편집은 ‘기쁨’ 혹은 ‘시원함’에 맞춰져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노 의원 기사가 같은 면에 편집돼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을 떠난 정치인에 애도가 이어지고 국민적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이와 같은 편집은 논란의 요소가 적지 않다.

다만 편집자 의도를 확인하지 않는 한 해석의 영역으로 남을 뿐이다. 박두식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24일 통화에서 사진 편집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을 전하자 “마음대로 해석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노 의원이 사망하기 전인 지난 21일자 지면에 실린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라는 기사도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사 도입부엔 “‘집안에 아내 전용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면 재벌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노동자를 대변한다?’”라는 인용구가 쓰여 있다. 

▲ 조선일보 21일자 B2면.
▲ 조선일보 21일자 B2면.
노 의원 아내가 전용 운전기사가 있다는 식으로 쓰인 기사는 노 의원의 도덕성을 흠집 내는 데 목적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김종철 노회찬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이 기사를 공유하고 “노 의원 부인은 전용 운전기사가 없다”고 썼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보도를 두고 “선거 시기에 자원 봉사자가 노회찬 부인의 자원 봉사 운전을 한 것”이라며 “이런 잘못된 보도들이 (고인) 마음의 부담을 얼마나 가중시켰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쓴 이혜운 조선일보 기자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그는 묵묵부답이다.

TV조선 보도도 논란이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지난 23일 오후 ‘고 노회찬 의원 시신 이송’을 생중계하면서 보도 방식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방송은 중계차가 경찰 차량 및 구급차량을 쫓아가는 생중계 화면을 송출했다. 

▲ TV조선은 지난 23일 ‘고 노회찬 의원 시신 이송’을 생중계했다. 사진=TV조선 화면
▲ TV조선은 지난 23일 ‘고 노회찬 의원 시신 이송’을 생중계했다. 사진=TV조선 화면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이 방송에선 6분30초가량 시신 이송 장면이 생중계됐다. 생중계하는 동안 띄워진 자막도 ‘고 노회찬 의원 시신 구급차로 병원 이송 중’이었다.

TV조선은 신호 대기 중인 구급차 창문도 클로즈업해서 보여줬다. 민언련은 “구급차 창문은 짙게 선팅이 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TV조선은 고인이 있는 구급차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고인의 시신 이송을 생중계하거나 시신을 화면에 노출하는 행태는 방송심의규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미디어그룹이 노회찬을 다루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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