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도부문 사장인 손석희 앵커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기획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정정 보도를 하며 공식 사과했다. 사과방송은 1분 51초가량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청자들이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1일 ‘뉴스룸’에서 손 앵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기획부동산 매입 의혹’ 보도와 관련해서 오늘 외교부는 정정보도를 요청했다”며 “노후 생활을 위해 구입한 것으로 투기 목적은 없었으며 실제 거주하고 있다”는 강 후보자 입장을 알렸다. 정정보도인 셈이다. 

손 앵커는 “왜 이 같은 보도를 하게 됐는가를 말씀드리고 또한 저희들의 입장도 전해드리겠다”며 보도 경위를 설명했다. 손 앵커에 따르면 ‘뉴스룸’은 주택이 완공된 이후 땅 형질이 임야에서 대지로 변경된 점에 주목했다. 손 앵커 설명대로 형질 변경은 드문 일이다.

손 앵커는 이 과정에서 △땅값이 크게 올랐는데 △땅이 쉽게 개발이 가능한 면적으로 쪼개져 거래됐다는 점과 △강 후보자 부부의 부동산이 서울에 이미 세 곳이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 면에서 의혹 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도했다는 것이었다.

▲ JTBC 뉴스룸 방송화면 갈무리
▲ JTBC 뉴스룸 방송화면 갈무리
손 앵커는 또한 “기획부동산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한 것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쓰는 의미와 달라서 혼동을 주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이 점에 대해서도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정정보도 및 사과방송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사과방송에 아쉬움이 남는다. 5월31일 보도가 나간 뒤, 많은 누리꾼들은 왜 기자가 현장에 가지 않았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 손 앵커는 “지적받은 것처럼 기자가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점은 ‘모든 기사는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앵커는 “등기부등본과 현지 부동산 등을 상대로 한 확인은 사실에 미흡하거나 왜곡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핵심에서 벗어난 해명이다. JTBC가 비판받은 점은 ‘사실에 미흡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실관계가 틀린 ‘오보’를 냈기 때문이다.  

기자가 모든 현장에 갈 수는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오보를 냈고 또 해당 기사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면 이에 대한 책임과 사과가 필요했다. JTBC는 현장에 가지 않아 5동인 컨테이너를 2동이라고 보도했고, 실 거주 목적에 가깝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앵커는 사과 대신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하나 빠진 것이 있다. 많은 이들이 “왜 기사에 반론도 없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손 앵커는 이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았다. 의혹을 제기하며 당사자 반론을 받는 것은 취재의 기본이다. 하지만 JTBC보도는 일방적이었다. 강 후보자 반론이 어려웠다면 외교부를 통한 입장이라도 받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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