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연일 남측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조중동도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부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만 대화 자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 턱 밑까지 왔다.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했는데 한겨레와 경향은 보수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철에 비핵화 제안했다

방남 이틀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틀째 서울의 한 호텔에서 남쪽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는 어땠을까. 청와대는 김 부위원장 일정 가운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의 오찬 회담 내용을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쪽은 한반도 주변정세, 특히 미중일러 4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들 4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한 시간 가량 면담을 하면서 비핵화 방법론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남쪽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미중일러 4국 설득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북한도 북미대화를 위해 좀 더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을 집중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이 인용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남측의 대화분위기 조성 노력에 대해 평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 27일 경향신문 보도.
▲ 27일 경향신문 보도.

이날 조중동은 대화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비핵화 논의의 문을 열기 위한 첫발은 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북제재 조기해제에 대해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여서도 안 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일보는 “미북대화 비핵화면 지지하고 핵 있는 가짜평화면 거부한다”제하의 사설을 냈고 중앙일보 역시 “포스트 평창 남북관계 북 비핵화와 함께 가야 한다” 사설을 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남북 대화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김영철 방남을 수용한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국군 뒤통수권자”로 칭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유독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한국당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대한민국 어깃장’” 기사를 통해 한국당의 입장을 부각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한국당 빼고 여야 4당 ‘남북 북미 대화 환영’” 기사를 통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일제히 남북, 북미간 대화가 시작된 데 대해 환영 논평을 냈다고 보도했다.

검찰수사 MB 턱밑까지 왔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또 다른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했다. 전방위적인 비리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26일 이 전 대통령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 수사를 위해 그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를 소환하고 그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08년 이 전무가 한 인사로부터 금융기관장 청탁을 받고 수억원대 금품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겨레는 “이번 자금은 기존에 알려진 국가정보원의 대북공작금 상납이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등과는 다른 경로의 뒷돈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면서 “또 다른 뇌물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다스 관련)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 전 대통령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허가 시나리오를 직접 짠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이재정 의원은 2008년 12월15일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이 작성한 ‘제2롯데월드 추진 관련 여론관리방안’ 필사본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은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건설과 허가를 위해 구체적인 일정, 반대여론 무마 방법 등의 사나리오를 작성해 제시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한겨레는 “이명박 정부의 특혜 의혹은 10년간 제기되어왔지만 청와대가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기획, 주도했다는 걸 보여주는 문건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 27일 동아일보(왼쪽)와 한겨레 보도.
▲ 27일 동아일보(왼쪽)와 한겨레 보도.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갑자기 평택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하고 이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천안함의 처참한 잔해와 산화한 용사들의 얼굴을 바라보다 천안함 폭침 주범에게 국빈대접을 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간 우리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왔느냐”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도를 냈다. 동아일보는 “당시 군 통수권자인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통한의 심정을 밝혀왔다. 정부가 김영철을 대접하는 모습을 보고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한 것 같다”는 이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검찰수사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의도’를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방남을 계기로 안보여론에 편승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며 “보수층을 결집해 자신의 사법처리 위기를 모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겨레 역시 “검찰소환이 임박하자 김영철 방남에 반발하는 보수세력을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북한 응원단, 엇갈린 평가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해체됐고 올림픽을 찾은 북한 응원단 229명도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날 북한 응원단 소식을 담은 언론의 평가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가 강조한 건 ‘시들한 반응’이다. “2002년엔 북 미녀응원단 팬클럽까지 등장, 2018년 평창선 시들해졌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북한 응원단을 향한 관심은 초반에 반짝했고 곧 시들해졌다. 16년간 한국 사회는 많이 변했는데 북한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북한 응원단은 한국 문화와 엇박자를 냈다”고 밝혔다. 중앙은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 당시 “관중 절반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북한 응원단에 호응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무덤덤했다”고 전했다.

▲ 27일 중앙일보(위)와 한겨레 보도.
▲ 27일 중앙일보(위)와 한겨레 보도.

반면 한겨레의 보도는 상반된다. 한겨레는 “19박20일 하나 된 응원 마치고 북으로... ‘또 만납시다’”기사를 내보냈다. 부제는 “시민 관심 뜨거워”다. 기사는 “하루빨리 통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민족인데...”라는 북한 응원의 소회로 시작한다. 한겨레는 “북쪽 응원단은 7차례 깜짝공연을 통해 시민들과의 접점을 만들었다”면서 “시민들이 우리의 소원을 부르기 시작하자 응원단이 함께 부르는 장면도 연출됐다”고 전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남북 단일팀의 의미를 부각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KBS 양승동 사장 후보 내정

양승동 PD가 KBS의 새 사장이 된다. KBS 이사회는 26일 양승동 PD를 새 사장에 내정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양PD가 언론장악에 맞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양PD는 2008년 정권의 정연주 전 사장 강제해임에 맞선 사원행동의 공동대표”라며 이후 “보복성 파면”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MB 방송장악에 대항”한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양 후보자는 구 여권 체제에서 가장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라고만 표현했다. 조선일보는 “2008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의 전신인 KBS 사원행동 공동대표”라고 보도하며 언론노조가 굳이 민주노총 산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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