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부른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오는 28일 ‘2018 장한 고대언론인상’을 받는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실장은 2015년 6월 ‘로비스트’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통해 자신의 딸을 자동차 회사인 한국GM 인턴에 채용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28일 박 전 대표와 이 실장이 주고받은 문자 등을 공개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를 보면 박 전 대표는 2015년 6월 황지나 GM 부사장에게 “부사장님 한국경제 이학영 편집국장님 딸 인턴 가능하세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황 부사장도 “어떤 방법이 가능할지 찾아볼게요”라고 답문을 보냈다. 

▲ 자녀의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부른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오는 28일 ‘2018 장한 고대언론인상’을 받는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28일 이 실장의 자녀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보도했다. 사진=뉴스타파
▲ 자녀의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부른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오는 28일 ‘2018 장한 고대언론인상’을 받는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28일 이 실장의 자녀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보도했다. 사진=뉴스타파
황 부사장은 또 “인턴은 인사부 공식 채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진행할게요”라고 박 전 대표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GM은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인턴을 채용하는데 이 실장 딸 이력서는 채용 절차가 모두 끝난 뒤 한국GM에 접수됐다.

이 실장은 딸 인턴 채용이 확정되자 박 전 대표에게 “열렬 감사드린다”, “부끄&쑥쓰”라는 문자를 보냈고, 딸 첫 출근날에도 박 전 대표에게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뜻 깊이 새기겠다. 박 사장님&뉴스컴 화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고려대 언론인교우회는 지난해 말 ‘2018 장한 고대언론인상’ 수상자로 이 실장과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조백근 CBS 감사실장을 선정했다. 이번 수상자 선정은 뉴스타파 보도 전에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선정 시점과 무관하게 이 실장이 수상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한국경제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국경제의 한 기자는 “우리 기자협회나 내부는 이 실장의 부적절 청탁 의혹에 침묵하고 있다. 다들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문제다. 윗사람에게 민원 받아 출입처에 요청한 사례가 없는 기자, 자기 민원을 출입처에 요청해보지 않은 기자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의문”이라고 편집국 내부의 침묵을 비판한 뒤 “이번 언론상 수상도 부적절하다. 그러나 안에서는 ‘별 문제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실장은 21일 통화에서 “나는 청탁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표에게 문자 보낸 걸 유추해서 자꾸 청탁이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상은 내가 먼저 신청한 것이 아니다. 모교가 전통대로 주는 상이다. (청탁 의혹은) 사실과 다른데 이를 이유로 모교가 주는 상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건 상 자체를 우습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대 언론인교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민배 TV조선 대표는 통화에서 이 실장의 자녀 인사 청탁 의혹에 “수상자를 선정한 이후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일”이라며 “현재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책인지 심사위원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고대언론인상 시상식은 28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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