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 1TV 심야시간대 편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기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에 새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안이 검토되는 과정에서 구성원 반발이 이어진 것이다.

KBS 1TV는 오는 9월 개편을 통해 내달 10일부터 월~목 오후 11시30분 시사 데일리 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을 편성했다. 평일 오후 11시 ‘뉴스라인’은 기존 40분 분량에서 30분으로 축소 편성됐다.

한때 KBS 내부에서는 뉴스라인 시간대인 평일 오후 11시에 새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기자협회는 지난달 31일 운영위원회에서 뉴스라인 ‘정시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오후 11시 뉴스를 기다리는 시청층이 있고, 해당 시간대 편성은 시청자들과의 약속이라는 취지였다.

이후 보도국 내부에서 뉴스라인도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보도국 ‘뉴스개선TF’ 차원의 논의 결과 KBS 메인 뉴스인 ‘뉴스9’ 이후 시간대에 약 20분 분량으로 새로운 포맷의 뉴스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하지만 오후 9시 뉴스 이후 방송되고 있는 ‘시사기획 창’, ‘가요무대’ 등 기존 프로그램 편성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뉴스라인을 기존 시간대에 방영하되 분량을 일부 축소하고 신규 프로그램은 최초 알려졌던 안보다 늦은 시간대인 오후 11시30분에 편성하는 안이 확정됐다.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일부 KBS PD들은 이번 편성 논의와 관련해 불만을 나타냈다. 기사화 등으로 여러 개편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정작 개편안으로 영향을 받게 될 구성원들에게는 명확한 논의 내용이나 편성 계획이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KBS 보도국 한 구성원도 “협의를 통해 결과가 도출되긴 했는데 뒷맛이 씁쓸한 부분이 있다”며 “주체적으로 뉴스라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청사진을 갖고, 편성안에 앞서 보도본부가 개혁을 주도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자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공영노조) 성명으로 본질과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는 비판도 있다. 공영노조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거론된 김제동씨를 ‘KBS 뉴스앵커’로 기용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일부 언론이 이를 기사화해 쟁점화한 바 있다.

이 구성원은 “직종 간 갈등으로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안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왜곡된 이념지향적 프레임에 얽매이는 바람에 초반 논의가 이상하게 꼬였고 이용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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