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1년 전 이미 조카 박용철씨에 대한 살인청부를 받았다는 증언이 등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5일 방송된 JTBC ‘스포트라이트’에서 본인을 3차 육영사태(2010년) 가담자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2010년 육영재단 인근에서 재단 핵심관계자 A씨가 부탁을 했다. 박용철 저 놈을 혼냈으면 좋겠는데 혼내줄 수 있느냐고 했고 나는 사람 죽이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5일 방송된 JTBC '스포트라이트'의 한 장면.
▲ 5일 방송된 JTBC '스포트라이트'의 한 장면.
박 대통령의 5촌 조카로 한 때 박지만 EG회장의 심복이었던 박용철씨는 2011년 9월6일 무참히 살해당했다. 이날 방송된 증언에 따르면 박씨는 이미 1년 전부터 누군가로부터 제거대상이었던 셈이다. 방송에서 사실상 살인을 요청한 것으로 묘사된 A씨는 JTBC 제작진에게 “모든 언론인터뷰를 거부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박 대통령 5촌 조카인 박용수씨의 금전적 문제와 원한에 의한 단순 살인으로 결론 낸 사건이지만 재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용철씨는 박근혜-최태민-박근령-박지만 등이 얽힌 육영재단 분쟁에서 한 때 박근령 측에 있다가 쫓겨나 훗날 2차 분규에서 박지만 측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런데 박씨가 조직내부에서 밀려났고 2008년 6월 경 “(박용철씨가 내게) 양심선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게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씨 주장이다. 신씨에 따르면 박용철씨는 재단에서 자신이 위기에 몰리면 터트릴 ‘핵폭탄’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 이는 신동욱씨의 살인청부와 관련된 녹음파일로 추정되고 있다.

신동욱씨가 “박지만 측에서 날 죽이려했다”고 밝혔다가 이어진 신씨와 박지만 회장 간 명예훼손 소송에서 박용철씨는 녹음파일의 존재를 인정했으나 통화 대상과 통화내용은 함구했다. 그리고 그는 법정 증언을 20일 남기고 죽었다. 경찰이 박용철씨 살해범으로 지목한 박용수씨는 박씨를 살해한 뒤 약 3km나 어두운 산길을 걸어갔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설사약(정장제)을 먹은 것이 드러나 역시 의문을 남겼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박용철씨가 사망 일주일 전 중국에서 만난 박씨의 측근 김씨도 인터뷰했다. 김씨는 당시 박씨로부터 노트북과 핸드폰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휴대폰에 통화녹음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누군가에게 존댓말을 하며 10여 분간 통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일주일 뒤 온다고 했는데 일주일 뒤 (박씨가) 죽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현재 김씨가 가져온 노트북 내장하드를 복원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이는 휴대폰에 있던 녹음파일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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