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공동주최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공개하고 투명한 회계시스템을 쓰자는 최근 여론과 정부정책 방향에 ‘재산권 침해’라며 “좌파적 사고”, “북한식 전체주의”라는 식의 색깔론을 입혔다.

또한 사립유치원의 비리는 일부분이라고 계속 강조하고 억울하다는 논리를 펴면서 정부가 사립유치원 설립자들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한유총의 논리에 한국당 일부 의원들도 동의하면서 축사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아교육의 순기능도 외면당한 채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고 하고, ‘박용진 3법’은 그 정점을 보여준다”며 “공적, 사회적 책무를 다했으나 칭찬은 고사하고 비리집단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덕선 비대위원장은 “국가가 막대한 공적자금을 들인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개인이 자산 동원한 사유재산으로 여타 사립학교와 기반이 다르고, 교육기관 책임을 강조하지만 운영책임이 생기면 설립자에게 책임을 돌린다”며 “폐원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게 지금의 사립유치원인데 이대로 지속이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게됐다”고 전했다.

▲ 1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 유치원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는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사진=노컷뉴스
▲ 1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 유치원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는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사진=노컷뉴스

이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한유총에게 힘을 싣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저희 지역 유치원 연합회 회장이 저에게 이걸 알려줬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렇게 많은 박수를 받은 적이 없다”며 “자한당과 한유총은 비대위 체제라는 것부터 공통점이 있고, 이렇게 박수를 많이 받는 걸 보니 우리 회원들의 의지를 모아서 억울해하고 답답한 것을 잘 풀어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양석 의원은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한유총 관계자와 참석자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박해를 하는 건 우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동냥자루 내놓으라는 것과 같다”며 “정부 지원금을 막 썼다고 탄압 하는데 느낌이 이상하고 의도적이고 숨겨진 의도가 뭔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자 청중 사이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김 의원은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파이팅 하시고, 자유한국당이 여러분의 아픔과 고뇌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박용진 3법’을 비롯 교육부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에 ‘좌파’, ‘북한식’이라며 색깔론을 입혔다. 현 전 원장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타이틀 아래 유치원 정책이 있는 거고, 공공성 강화라고 이야기 하는데 결국 민간 규제”라며 “정부가 이렇게 주도하면 대한민국 교육이 획일화될 수 밖에 없고 북한 전체주의 국가가 가진 폐해를 그대로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정부나 언론은 ‘정부 지원금으로 사립유치원이 명품 백을 샀다’고 쓰면서 대중 분노를 만들었는데 극단적으로 말하면 히틀러 정권의 괴벨스 같은 일”이라며 “모르는 사람들은 이걸 듣고 바로 흥분하는데 지금 법원에 가면 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유총과 자유한국당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유총과 자유한국당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자유한국당은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박용진 3법’이 아닌 자유한국당 법안을 낼테니 같이 심사하자는 입장이다.

박용진 의원과 함께 사립유치원 비리 공개에 나섰던 ‘정치하는 엄마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법안은 사립유치원 전부를 비리유치원으로 매도하거나 과도하게 압박하는 내용이 아니며, 교비 회계의 사적유용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이라며 “한국당이 자신들 의견이 나온 뒤 병합심사를 하자는 것은 전형적인 시간 끌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필코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고 더 떨어질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보수야당의 지지율도 반 토막을 내겠다”고 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유피아3법(박용진 3법)이 통과돼도 유치원 부지와 건물은 여전히 설립자 개인의 소유다. 개정안 어디에도 사유재산을 박탈하고 사적 이익을 침해할 근거가 없다”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학부모들을 찾아가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국회에 한유총을 불러들여 웃고 떠들고 그들만의 정치가 무언지 확실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