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을 파괴했다는 이른바 1번어뢰에 처음부터 엉켜있던 ‘의문’의 철사뭉치를 합조단이 제거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국방부가 법정에 제출한 어뢰추진체 인양시부터 합조단으로 옮겨졌을 때까지의 사진(CD)에 이 모습이 들어있었다.

국방부는 19일 서울고법 형사 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위원(서프라이즈 대표)의 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공판에 어뢰추진체 인양시부터 합조단 이송까지의 장면을 담은 사실조회 CD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날 국방부가 제출한 CD 속에 들어있는 사진을 법정에서 피고인측과 검사측, 방청객이 참여한 가운데 공개했다.

이날 사진에는 국방부가 쌍끌이어선 대평11호에서 인양했다고 주장하는 어뢰추진동력장치와 어뢰 모터, 백색물질이 붙어있는 어뢰 스크루, 파란 매직으로 1번이라 쓰인 디스크후면 등이 들었다. 특히 철사뭉치가 어뢰 추진축부터 프로펠러 사이에까지 깊숙이 엉켜있는 모습과 함께 합조단 조사관이 이 어뢰추진축에 엉킨 철사뭉치를 펜치로 제거하는 사진 2~3장도 포함돼 있었다.

어뢰추진체가 철사뭉치가 깊이 엉켜져 있는 채로 인양됐다면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합조단이 철사뭉치를 임의로 제거한 사실이 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5년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어뢰 발견 직후의 쌍끌이어선 동영상을 보면 1번 어뢰의 추진축과 프로펠러 사이마다 철사뭉치가 엉켜있었다. 이 때문에 폭발한 어뢰잔해에 어떻게 철사뭉치가 저렇게 깊이 엉켜있을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낳았다. ([단독] 천안함 어뢰추진체에 감겨있던 의문의 철사뭉치 참조)

▲ 지난 2010년 5월15일 천안함 사고해역에서 건져올렸다는 이른바 1번어뢰를 합조단 관계자가 측정하고 있다. 사진=법정 제출 동영상 갈무리
▲ 지난 2010년 5월15일 천안함 사고해역에서 건져올렸다는 이른바 1번어뢰를 합조단 관계자가 측정하고 있다. 사진=법정 제출 동영상 갈무리
▲ 지난 2010년 5월15일 쌍끌이어선 위에 놓인 어뢰추진축에 철사뭉치와 금속밴드가 함께 엉켜있다. 사진=법정 제출 동영상 갈무리
▲ 지난 2010년 5월15일 쌍끌이어선 위에 놓인 어뢰추진축에 철사뭉치와 금속밴드가 함께 엉켜있다. 사진=법정 제출 동영상 갈무리
그러나 국방부가 지난 2010년 5월20일 천안함 침몰원인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처음 이 어뢰추진체를 공개했을 때엔 철사뭉치가 제거돼 있었다. 결국 1번 어뢰 뿐만 아니라 함께 엉켜 붙어있던 철사뭉치 역시 증거물의 하나임에도 합조단이 임의로 제거한 채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다가 이번 재판에서야 스스로 제거한 장면이 드러나게 됐다.

이날 공개된 어뢰 모터와 추진축의 사진을 보면, 물에서 바로 건져올렸는데도 부식의 정도가 심해보였다.

이밖에도 이날 공개된 국방부의 CD 안에는 현재 1번 어뢰를 어떤 과정을 거쳐 보존처리 작업을 했는지를 보여준 사진도 있었다. 이 사진에는 1번 어뢰가 어떤 약품과 함께 비닐에 싸여 있었다. 김형두 재판장은 이 사진을 두고 “우리문화재 연구소에서 1번어뢰 보존처리작업했다고 하고, 보존처리에 사용한 약품 이름이 다 기재돼 있다. 첨부돼있는 CD는 1번 어뢰의 현재 보존상태에 대한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사측은 진술인 이름을 지웠던 천안함 생존장병의 진술서 원본에 다시 진술인 이름을 기재해 변호인측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오는 9월13일 천안함 후타실 CCTV와 선체, 1번어뢰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당일 전문가 뿐 아니라 취재진의 동행취재 허용여부를 묻자 재판장은 기본적으로 공개재판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국방부(해군제2함대) 측이 거부하지 않는한 서울고법 공보판사와 협의해서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아래는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1번 어뢰 동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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