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가 자기 인사를 물어보는 곳이 바로 삼성 미래전략실이다. 이런 내용이 담긴 삼성 ‘장충기 문자’는 제가 공개했는데, 삼성언론상에 지원해놨다.”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지난 10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장충기 문자’ 특종을 삼성언론상에 출품했다고 밝혔다.

장충기 문자 보도는 지난해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문자를 입수해 보도한 것으로 삼성그룹 앞에 고개 숙이는 각계 유력 인사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동냥하듯 광고·협찬을 받아내거나 아들의 삼성전자 취업을 구걸하는 언론인들의 모습은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언론상은 이 보도를 외면했다. 삼성언론재단은 지난 2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제22회 삼성언론상 수상작 6편을 확정했다. 

▲ 장충기 문자 보도는 지난해 주진우 시사IN 기자(사진)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문자를 입수해 보도한 것으로 삼성그룹 앞에 고개 숙이는 각계 유력 인사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장충기 문자 보도는 지난해 주진우 시사IN 기자(사진)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문자를 입수해 보도한 것으로 삼성그룹 앞에 고개 숙이는 각계 유력 인사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수상작은 채널A “청년 일자리 기획 시리즈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어젠다상), 매일경제 “4차 산업혁명 듣보잡(job) 시대”(취재보도상/신문), EBS “대학입시의 진실”(취재보도상/방송),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위원(논평비평상),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전문기자상), 국제신문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지역언론상) 등이다.

삼성언론재단은 “언론단체장과 언론학 교수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최근 한달여 동안 면밀한 심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시사IN은 장충기 문자 보도 외에도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수첩 보도도 출품했으나 이 역시 ‘탈락’했다.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난 5일 석방한 항소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 업무수첩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시사IN의 안종범 업무수첩 보도는 관훈언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은지 시사IN 기자는 13일 통화에서 “시사IN은 ‘장충기 문자’와 ‘안종범 업무수첩’ 두 보도를 삼성언론상에 출품했는데 떨어졌다”며 “이번에 삼성언론상 수상작들을 보니 작년과 비교해 권력 감시 보도들이 적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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